[인더스트리 AI] HBM4가 발목 잡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3D익스피리언스 월드 2026’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 김문기기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Rubin)’의 출시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주력 모델인 ‘블랙웰(Blackwell)’ 시리즈가 내년까지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엔비디아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10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에 따르면, 올해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GPU 출하 구조에서 블랙웰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전망치인 61%에서 71%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반면 차세대 모델인 루빈 시리즈의 비중은 기존 29%에서 22%로 하향됐다.
루빈의 출시 지연을 초래한 결정적 요인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의 검증 병목 현상이다. 투자은행 키뱅크(KeyBanc)는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4 승인 관련 문제로 루빈의 양산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올해 루빈 생산 목표를 기존 200만 개에서 150만 개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또한, 루빈 플랫폼에 도입되는 새로운 네트워킹 기술과 액체 냉각 환경에서의 성능 최적화, 급격히 높아진 전력 소비 관리 등 기술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점도 출시 지연설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HBM 제조사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루빈에는 HBM4가 탑재되지만, 블랙웰에는 5세대인 HBM3E가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루빈의 대량 출하 시점이 늦춰질수록 SK하이닉스가 독점적 지위를 가진 HBM3E의 수요가 더 길게 유지될 것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한편, 가트너 등 분석기관들은 “메모리가 GPU의 성능과 출시 시점을 규정하는 ‘메모리 병목’ 시대가 본격화됐다”며, 엔비디아가 루빈의 지연을 블랙웰의 공급 확대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방어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