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리뉴의 폐윤활유 연속 정제 시스템 '리뉴플로우 오일(RenewFlow-Oil, RFO)' 미니어처 모델. Heating Tank에서 점도를 낮춘 폐유가 Pre Refiner → 1st Refiner → 2nd Refiner를 거쳐 Refined-Oil Tank로 정제되는 전 공정이 구현돼 있다. 이번 N-EXPO 2026에 이 B2B 미니어처 모델을 가져간다. | 촬영 – 에이빙뉴스
CES 2026에서 세계 최초 초친유성 필터 '리누바 오일(Renuva-Oil)'을 공개하며 글로벌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에코리뉴(ECORENEW, 대표 최덕현)가 이번에는 일본 철강 시장 정조준에 나선다. 오는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N-EXPO 2026(제35회 신환경전시회)에 참가해, 일본 최대 철강사 니폰 스틸(Nippon Steel)을 포함한 일본 중공업 바이어를 본격 공략한다.
N-EXPO는 아시아 최대 규모 환경 기술 B2B 박람회로, 폐기물·리사이클링·수처리·대기오염·탄소저감 등 전 분야가 통합 전시된다. 일본 환경성과 국토교통성이 후원하며, 올해는 도쿄 빅사이트 동관 및 야외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니폰 스틸, '2050 탄소중립' 선언했지만… 현장의 폐윤활유는 여전히 '사각지대'
니폰 스틸은 2021년 '카본 뉴트럴 비전 205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CO₂ 배출량을 2013년 대비 30%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소환원제철(Super COURSE50), 대형 전기로(EAF) 전환에만 약 8,687억 엔(약 6조 원)을 투자하는 파격적 로드맵을 제시했고, 2024년에는 테스트 고로에서 CO₂ 43% 감축이라는 세계 최초 기록도 달성했다.
자원순환 측면에서도 니폰 스틸은 부산물 재활용률 99%를 유지하며, 전국 7개 제철소에서 연간 20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등 순환경제의 글로벌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일본 환경성과 경제산업성이 후원하는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시적 탈탄소 전략과 별개로, 제철·단조·압연 공정에서 매일 수 톤씩 발생하는 폐윤활유 처리는 여전히 전통적 방식에 머물러 있다. 고온·고압 가열 정제이거나 외부 위탁 처리가 주류다. 수소환원로와 전기로에는 수조 원이 투입되지만, 현장 윤활유 정제에는 혁신 기술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와 탄소 배출은 '넷제로' 로드맵의 미세하지만 분명한 빈틈이 된다.
에코리뉴의 리누바 필터(Renuva Filter) 3D Depth 시리즈. 왼쪽은 산업용수 정제용 초친수성 필터(Superhydrophilic), 오른쪽은 폐윤활유 정제용 초소수성 필터(Superhydrophobic)로, 같은 하우징에 필터 교체만으로 물·기름 정제가 전환되는 모듈형 구조다. | 촬영 – 에이빙뉴스
"기름 속의 물만 골라낸다"… 에코리뉴의 역발상이 빈틈을 파고든다
에코리뉴의 무기는 명확하다. 물은 통과시키지 않고, 기름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초친유성 나노코팅 필터 '리누바 오일(Renuva-Oil, RO)'이다. 기존 유수분리 기술이 '물 속의 기름'을 걸러내는 방식이었다면, 리누바 오일은 정반대다. 기름 속에 에멀전 형태로 미세하게 섞인 수분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업계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역이다.
최덕현 대표는 "단조·절삭 공정에서 윤활유는 냉각수와 함께 사용되기 때문에 수분 오염이 불가피하다"며 "60도 이하 저온·저압 필터링만으로 현장 정제가 가능해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동시에 줄인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온·고압 방식 대비 공정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셈이다.
기술은 이미 현장에서 증명됐다. 2025년 12월 말 국내 금속가공(단조) 업체에 1호기를 납품하며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고, 현장에서 2~3시간 내 연속 정제가 가능하다. 정제유 품질은 한국석유관리원 분석 체계에서 재사용 적합 평가를 확보했으며, 공식 인증 절차는 2026년 상반기 내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에코리뉴 연구진이 N-EXPO 2026 출품을 앞두고 B2B용 미니어처 정제 장비의 필터 모듈을 점검하고 있다. 이 장비는 일본 철강·단조 현장 도입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 촬영 – 에이빙뉴스
미니어처 B2B 장비로 도쿄 현장 공략… "1.5평짜리 장비 하나면 월 10톤"
이번 N-EXPO에는 CES 출품작 대신, B2B 현장 도입에 초점을 맞춘 미니어처 모델을 가져간다. 핵심은 처리 용량이다. 가장 작은 장비는 불과 1.5평 규모지만, 하루 두 드럼(약 400리터)을 생산해 한 달 기준 약 10톤의 폐윤활유를 정제할 수 있다. 철강·단조 업체의 일반적인 현장 수요를 이 한 대로 커버하는 셈이다.
멀티 하우징 모듈형 설계 덕분에 스케일업도 단순하다. 필터 개수와 길이를 늘리면 처리 용량이 10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확장되며, 월 100톤급 대형 라인도 15평 이내 공간이면 설치가 완료된다. 니폰 스틸처럼 전국 7개 제철소를 운영하는 대형 고객이라면 소규모 파일럿으로 시작해 공정별로 확장하는 단계적 도입이 가능한 구조다.
같은 하우징에 초친수성 필터를 장착하면 산업용수 정제용 '리뉴플로우 워터(RenewFlow-Water)'로 즉시 전환된다. 필터 교체만으로 기름 정제와 물 정제가 갈리는 유연성은, 윤활유와 냉각수를 동시에 대량 사용하는 철강 공정에 정확히 들어맞는 설계다. 일본 현장 담당자 입장에서는 한 번의 장비 도입으로 두 가지 정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셈이다.
에코리뉴 최덕현 대표가 연구소에서 초친유성 나노코팅 필터의 작동 원리와 일본 철강 시장 공략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촬영 – 에이빙뉴스
에코리뉴가 N-EXPO를 통해 겨냥하는 일차 타깃은 니폰 스틸, 미쓰비시제강, 미네베아 등 일본 철강·베어링 대기업이다. 최덕현 대표는 "일본에는 니폰 스틸, 미쓰비시제강처럼 우리나라 포스코에 견줄 만한 종합 제철사가 포진해 있고, 미네베아 같은 베어링 철강 업체도 규모가 크다"며 "특히 니폰 스틸이 2050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상황에서, 신유 대비 정제유 재사용 시 CO₂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직접적인 공략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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