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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에어컨 없는 40도 폭염…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버틸까

한반도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냉방시설과 전력 공급이 부족한 북한 주민들의 여름나기가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세계적인 관광공원으로 일떠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지금 전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찾아오는 근로자들로 흥성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반도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냉방시설과 전력 공급이 부족한 북한 주민들의 여름나기가 주목된다.

북한은 이달 초 평양과 평안북도, 자강도 등에서 낮 기온이 35~40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온주의경보’를 내렸다. 이후에도 평양과 황해남·북도, 남포, 개성 등을 중심으로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BBC는 최근 평양과 양강도 혜산, 함경북도 청진, 황해남도 해주 출신 북한이탈주민 4명의 경험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폭염 대처 실태를 전했다.

하루 전기 4시간…에어컨은 ‘그림의 떡’

북한의 에어컨 보급률을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없지만 탈북민들은 가정은 물론 학교와 공공기관에서도 에어컨을 보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전력이다. 통일부가 탈북민 6000여명을 조사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가정에 하루 평균 전기가 공급되는 시간은 4.1시간에 불과했다.

2016~2020년 탈북한 응답자의 53.9%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를 자체적으로 마련했다고 답했다.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등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2023년까지 황해남도 해주에서 살았던 김일혁 씨는 비교적 형편이 넉넉해 각 방에서 태양광 전력을 이용한 선풍기를 사용했지만 에어컨은 없었다고 전했다.

평양에서는 일부 부유층이 에어컨을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평양 출신 김금혁 씨는 집에서 에어컨을 사용했지만 “매우 드문 일이었다”며 학교에는 냉방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찬물로 몸을 식혔다고 설명했다.

피서객들로 북적이는 북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연합뉴스

얼음·부채로 버티고 집 밖에서 잠 청해

일반 주민들이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얼음과 선풍기, 부채, 양산 등이었다.

혜산 출신 이해연 씨는 전기가 들어올 때 냉동고에 얼음을 얼려뒀다가 정전되면 지하 김치 저장고인 ‘김치움’에 보관해 얼음물을 만들어 마셨다고 했다. 전기가 오래 끊기면 거리에서 얼음을 사기도 했다.

집 안에서는 문과 창문을 열어 바람이 통하게 하고 부채를 사용했다. 남성들은 찬물로 몸을 씻고 여성들은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이용했다.

밤에도 정전으로 선풍기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위가 심하면 옥상이나 집 밖 그늘에 잠자리를 만들어 자는 주민도 있었다. 장작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가정에서는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아예 밖에서 음식을 만들기도 했다.

강이나 바다도 주요 피서 장소였다. 압록강과 가까운 혜산에서는 아이들이 강에서 수영했고, 청진에서는 주민들이 바닷가를 찾았다.

다만 다른 지역의 계곡이나 해수욕장을 찾아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역을 이동하려면 여행증명서가 필요한 데다 교통수단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폭염을 피하기 어려운 주민들의 건강 위험도 문제다.

탈북민들은 학생들의 농촌 동원이나 야외 노동 과정에서 더위로 쓰러지는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냉방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장시간 야외 작업을 해야 하는 농민과 노동자들의 위험은 더 크다.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장은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어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북한의 의료 환경이 폭염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한 탈수나 어지럼증이 발생해도 병원을 찾기보다 집에서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도 최근 주민들에게 한낮 야외 활동을 줄이고 건강관리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냉방시설 부족에 불안정한 전력과 의료 여건까지 겹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폭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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