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은 해외 출장 중? 매출 2위에 숨은 반전 [엔터코노미]
천윤혜
기자
2026-04-10 12:03:44
에스파 홍콩 콘서트 / 제공=에스엠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이 해외 매출 면에서 다소 아쉬운 흐름을 보였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서구권과 동남아 시장 공략 기세가 매섭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엠(041510)은 지난해 1조1749억3481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 4215억2329만원, 내수 7534억1153만원으로,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이 전체의 35.9%에 해당했다.
다른 대형 엔터사들과 비교하면 수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하이브와 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비중이 각각 72.7%, 57.2%, 56.9%에 달했다. 매출 규모로만 따졌을 땐 하이브에 이어 두 번째로 컸지만, 타 엔터사와 견주어 보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에스엠은 설립 초반부터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엔터사였다. 지난 1998년 한국 가수 최초로 소속 아티스트 H.O.T.가 중국에서 앨범을 정식으로 발매했으며, 2002년에는 보아가 한국 가수 최초로 일본 오리콘 앨범차트 1위에 오른 것을 계기로 꾸준히 일본 시장을 두드렸다. 이후 동방신기가 오리콘 차트 앨범 및 싱글 부문 해외가수 역대 최다 1위 기록을 쓰면서 일본 진출은 보다 활발해졌다.
동시에 소속 아이돌에 중국인, 일본인 멤버를 포함시키면서 현지 팬덤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엔시티 드림과 엔시티 127, 에스파, 라이즈 등에는 중국인, 일본인 멤버가 포함됐다. 그러나 2016년부터 한한령(限韓令, 한국 문화 차단) 영향으로 중국 빗장이 닫히는 바람에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보지 못했다.
그 사이 서구권에서 K팝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경쟁사들이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일례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소속 블랙핑크는 아티스트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해 11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스타디움에서 매진 공연을 펼쳤다. 세븐틴(하이브 레이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스트레이 키즈, 트와이스(이상 JYP Ent.) 등도 연이어 유럽, 북미 스타디움에 입성하며 투어 규모를 확대했다.
하츠투하츠 자카르타 팬미팅, 디어앨리스 영국 콘서트 / 제공=에스엠
물론 에스엠의 아티스트들도 활발하게 월드투어를 돌고 있다. 다만 아시아 공연과 비교했을 때 북미와 유럽 공연에서의 관객 동원력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게 사실. 이는 자연스럽게 해외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회사는 서구권과 동남아 시장으로 시선을 넓히면서 확장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하츠투하츠에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멤버(카르멘)를 포함해 현지 시장 선점에 나섰다. 시작도 꽤 좋다. 하츠투하츠 데뷔 전 멤버 정보가 공개되자마자 X(구 트위터) 인도네시아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카르멘 이름이 오르는 등 관심이 쏟아진 것. 데뷔 1년 만인 지난달에는 팀이 자카르타에서 단독 팬미팅을 열고 현지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현지화 아이돌 제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엔터와 설립한 북미통합법인에서는 영국 엔터테인먼트 및 TV 프로그램 제작사 문앤백(Moon&Back)과 손잡고 영국 보이그룹 디어앨리스를 론칭했다. 지난해 2월 데뷔한 이 팀은 론칭 9개월 만에 영국 4대 주요 도시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특히 런던과 맨체스터 공연은 추가 좌석까지 매진되는 성과를 거뒀다.
에스엠 2대 주주인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사업자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이하 텐센트뮤직)를 통한 중국 시장 공략도 놓지 않는다. 한한령으로 인해 직접 현지에 진출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텐센트뮤직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전략을 짰다. 2~3년 내 데뷔를 목표로 중국 현지 아이돌을 공동 제작한다.
또한 태국에서는 대형 미디어 그룹 트루와, 일본에서는 복수의 파트너들과 논의하며 글로벌 현지 IP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탁영준 에스엠 공동대표는 "에스엠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중심으로 하되, 현지의 강력한 파트너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제작과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수익성이 보장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활동을 영위하고 있어 가치평가 할인을 받고 있다"면서도, 현지화 그룹 론칭 계획을 언급하며 "서구권 활동 또한 점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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