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엘 창업자 이충곤 회장(홈페이지)
더트래커 = 김상년 기자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에스엘의 최대주주 이성엽(55)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번 정기주총에서 작년 연말결산배당안이 승인을 받으면 중견기업 오너로선 기록적인 340억원의 작년 결산배당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여기에 작년 20.55억원의 연봉까지 받은 바 있어 작년 배당 및 연봉 합계가 36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웬만한 주요 재벌총수들의 배당-연봉소득 못지 않은 수준이다.
19일 에스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엘은 올 정기주총에 상정할 주주결산배당안에서 주당 현금배당금을 2024년 1200원에서 작년 2770원으로 크게 높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주들에게 지급될 현금배당금 총액은 2024년 553억원에서 작년 1276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고, 연결현금배당성향도 같은 기간 15%에서 41%로 크게 높아진다고 밝혔다.
에스엘의 주요 배당지표
이 회사가 이렇게 배당성향을 크게 높이는 이유는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신설되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기준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고배당 기업 주주배당금에 대해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하더라도 종합과세 대신 20~30%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제도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배당성향 40% 이상 등의 조건을 맞추어야 하는데, 에스엘은 바로 이 조건을 맞추기위해 배당성향을 41%로 크게 높인다는 얘기다.
그 덕에 일반주주들은 물론 대주주들도 배당폭탄 세례를 맞게된 것이다. 지분율 26.46%로 최대주주인 이성엽 부회장의 결산배당액은 2024년 147억원에서 25년 340억원으로 2.3배나 급증했다. 이 부회장의 부친으로 창업자인 이충곤 회장(81· 지분율 14.68%)과 동생 이승훈 사장(지분율 10%)도 각각 189억원 및 129억원씩의 작년 결산배당을 받게된다. 이 회장은 또 이 회사 미등기 회장 자격으로 27.55억원의 연봉도 작년에 받았다.
아직 주요 대기업들의 작년 사업보고서가 모두 공시되지 않아 2025년 주요 재벌총수들의 배당을 비교하긴 어렵고, 24년 배당수령액과 비교해보면 이들 에스엘 오너일가가 받은 배당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뚜렷이 알 수 있다.
주요 재벌총수들 중 2024년 배당을 가장 많이 수령한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3466억원(계열사배당 합계)이었다. 다음은 정몽구 현대차명예회장(1893억원), 정의선 현대차회장(1755억원),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1320억원), 송치형 두나무의장(1042억원) 순이었다.
이재현 CJ 회장이 373억원으로 총수급 배당수령액 순위 14위 정도였다. 15위는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315억원이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159억원, 김승연 한화 회장은 148억원, 신동원 농심회장은 50억원, 조원태 한진회장은 24억원이었다.
이성엽 부회장이 올해 받을 배당액은 재계 15위 급에 해당하는 액수라고 볼 수 있다. 작년 말 에스엘의 연결기준 자산은 3조9971억원 정도다. 자산이 5조를 넘으면 공정위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선정해 정부가 공식으로 인정하는 재벌 반열에 오르게 된다.
작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은 모두 92곳이었다. 에스엘은 아직 이 92곳에 끼지 못했는데, 오너 배당은 거의 20대그룹 안으로 들어왔다고도 볼 수 있다.
에스엘 연결손익계산서
하지만 벌어놓은 순익이나 이익잉여금이 적으면 아무리 분리과세 고배당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에스엘은 국내 자동차부품사들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매년 짱짱한 이익을 내고 있어 이것이 가능했다.
작년 실적을 보면 연결 매출 5조2399억원에 4071억원의 영업이익과 3208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7.77%로, 2020년 이후 거의 매년 8%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내왔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달성하지 못한 영업이익률로, 국내 자동차부품업계 전체에서도 독보적인 영업이익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가 이렇게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은 주력 품목인 자동차 헤드램프가 현대기아차와 GM 등에서 압도적으로 채택되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와 인도 시장 현대차그룹 램프 시장점유율은 100%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만큼 이 회사의 품질력 등을 깐깐한 현대기아차가 인정해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스엘 주요 사업부문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자동차 전장과 로봇사업도 호조세라고 한다. 때마침 삼성증권은 19일 보고서에서 “에스엘은 본업인 램프와 BMS, 바디제어모듈, 로봇이 올해 모두 성장이 예상돼 한온시스템과 HL만도를 제치고 올해 자동차부품사 시가총액 2위 등극이 유력하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에스엘 이충곤 회장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인 이성엽 부회장이 2021년부터 경영권을 승계, 에스엘의 경영권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차남 이승훈씨는 계열사인 성일엔지니어링 사내이사 및 에스엘미러텍 사장 등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21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나 총괄회장 직은 아직 유지하고 있다.
0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