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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에버 타이트닝 시대...건설·내수 부담, 은행은 반사이익

방산은 2명, 반도체 등 수출 업종과 전력·인프라는 각각 1명이었다. 은행의 수혜가 예상되는 이유로는 ‘예대금리차 확대’가 꼽힌다. 김중원 애널리스트는 “고금리는 전반적으로 산업에 부정적이나 은행 업종은...

에버 타이트닝 시대...건설·내수 부담, 은행은 반사이익

금리 동결 장기화 예상하지만…

글로벌 통화 정책이 ‘금리 동결 장기화 속 긴축 경계’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경이코노미가 학계·산업계 전문가 15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주요국과 한국 모두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고 동결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동시에 국제유가, 환율, 인플레이션 등 복합 변수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 경우 건설·내수 업종의 부담은 커지는 반면, 은행업은 수혜가 예상됐다. 투자 전략으로는 배당주와 현금 비중 확대 등 방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세계 통화 정책, 동결이 기본값

금리 내리기도 올리기도 어려워

글로벌 통화 기조를 보는 전문가들 시각은 한마디로 “인하보다 동결, 동결보다 긴축 경계”로 요약된다. 설문에 응한 전문가 15명 중 6명은 현재 국면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금리 동결 장기화’로 평가했다. 6명은 ‘불확실성 확대 국면’, 3명은 ‘긴축 재개 국면 진입’으로 진단했다. 겉으로는 금리가 제자리에 머물더라도 공급 측 충격과 물가 불안, 장기금리 상승으로 금융 여건은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셈이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이란 전쟁이다. 한국경제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지 확실치 않다”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의 우선순위가 불확실해 정책 선택 방향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하반기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기준금리 방향을 묻자 15명 중 10명이 ‘동결 장기화’를 택했다. 소폭 인하는 4명, 추가 인상은 1명이었다. 단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지 못한 채 경기를 의식해 성급히 움직이기 어렵다고 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한 김흥종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은 “추가 인상이 올바른 길이지만 경기 하강 국면에서 파국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접근이 선호될 듯하다”라고 전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금리를 내리기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총평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정책 방향을 선명하게 틀기보다 현 수준을 오래 유지하며 변수의 변화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반대로 금리 소폭 인하를 예상한 의견은 4명이었다.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다른 분야로 전파되며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침체로 미국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연준은 동결 또는 1회 정도 인하로 보고 내년부터 인하 사이클 재개로 본다”고 전망했다.

인상·인하 모두 어려운 한은

유가·환율·물가가 손발 묶어

한국 기준금리에 관한 전망도 비슷한 흐름이다. 15명 중 8명은 금리 동결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인상 가능성 크다는 의견은 5명, 인하 가능성 제한적으로 있다는 의견은 2명이었다. 인하보다 동결, 동결보다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시각이 우세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경기만 보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국제유가 상승, 원화 약세, 대미 금리차, 가계부채 부담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인하가 필요하나, 물가 상승으로 인하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동결하면 한국이 금리를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물가 상승 압박이 높으며 고환율과 가계부채 등으로 금리 인하나 인상이 모두 어려운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금리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는 ‘국제유가·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플레이션 수준’이 변수라는 의견이 3명, ‘경기 둔화 여부’와 ‘글로벌 재정 확대·국채 발행 증가’가 변수라는 의견이 각각 2명, ‘환율·자본 유출입’이 핵심이라는 의견이 1명이었다. 유가가 가장 바깥에서 압박하고, 환율이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증폭시키며, 재정과 국채 공급이 장기금리를 밀어 올린다고 보는 것이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졌다”며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 가능성, 유가 상승과 그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 시장과 물가 안정을 위해 한국도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를 고려할 때, 한국의 금리 인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충격, 건설·내수에 집중

은행·배당주·현금이 방어 카드

시선은 고금리에 따른 산업별 영향으로 쏠린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을 업종으로는 건설·부동산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내수 소비가 5명, 항공·해운이 2명, 금융이 1명이었다. 건설·부동산을 꼽은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금리가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면 신규 사업성은 악화하고 기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원식 교수는 “건설·부동산업이 거액 자금 융자 여부에 영향을 받아 금리에 가장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내수 소비를 꼽은 전문가 답변도 무겁다. 고금리가 가계소비를 줄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침체로 가계부채가 누적되고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내수 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더 가중한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반대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은행주가 10명으로 압도적이었다. 방산은 2명, 반도체 등 수출 업종과 전력·인프라는 각각 1명이었다. 은행의 수혜가 예상되는 이유로는 ‘예대금리차 확대’가 꼽힌다. 김중원 애널리스트는 “고금리는 전반적으로 산업에 부정적이나 은행 업종은 고금리로 가면서 예대 마진 확대 등 수익성 개선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두 선임연구위원 역시 “불확실성 증대로 자금이 안정적인 은행으로 몰릴 개연성이 있다”며 “은행의 예대차익에 근거한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방어와 선별’이 핵심이라는 응답이 두드러졌다. 배당·가치주 중심 투자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금 비중 확대와 원자재·에너지 투자가 각각 3명, 글로벌 분산 투자가 2명이었다. 이 밖에 경기방어주와 채권 듀레이션 단기화, 추가 주식 투자 중단이 각각 1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지금을 공격적으로 베팅할 시기가 아니라 현금흐름, 가격 전가력, 재무건전성, 만기 리스크를 따져 선별해야 할 시기로 본다.

강성진 교수는 “고금리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하면 기업 성과가 양극화될 가능성이 커 성과 위주의 기업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서 교수는 “주식은 비용 전가가 가능한 경기방어 주식에 투자해야 하고, 채권은 채권의 현금흐름이 돌아오는 시점을 가중평균한 값인 듀레이션을 단기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설문에 도움 주신 분들(총 15명, 가나다순)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중원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흥종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남상욱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조교수,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이상민 플루토리서치 대표, 이정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4호(2026.04.08~04.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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