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성 기사, 생성형 AI 사용 사실 반드시 표기해야
AI기본법, 제재조치 없지만 '의무' 성격 엄중해져
오보 책임은 언론사에…정정·반론보도 청구 가능
△사진= 생성형 AI, Chat GPT 활용.
2026년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이른바 ‘AI기본법’이 시행됐다. 법률 제정 자체는 EU보다 늦었지만 전면 시행이라는 점은 사실상 세계 최초라고 볼 만하다.
‘AI기본법’ 시행으로 자율 규제의 영역에 가까웠던 AI기사의 문제가 보다 깊숙이 법적 규제의 영역으로 편입되게 되었다. 이에 따라 AI기사에 대한 기업의 대응 역시 달라져야 한다.
Q) 최근 AI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기업 관련 기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기사의 특징으로 바이라인에 기자 이름이 없고 언론사 대표 메일주소만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식의 기사는 법적·윤리적 문제가 없는 것인가? 무엇보다, 잘못된 AI기사로 인해 기업의 평판이나 신용이 훼손될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이 질문은 사실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기사 형식에 관한 문제이고, 둘째는 기사 내용에 대한 책임 문제다. 서로 성격이 다른 사안인 만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전 칼럼에서 다룬 바 있지만, 바이라인은 기사의 투명성 내지 책임성 제고를 위해 도입된 제도이나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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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규의 LAW119, ‘언론의 자해행위’ 가명·차명기사의 문제와 대처방안
이로 인해 기사의 바이라인에 가명 혹은 차명이 기재되어 있어도 이를 규제할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다. 그래서 바이라인 측면만 고려한다면 인간 기자가 관여하지 않은 AI기사에 편집국 표기를 하고 대표 메일 주소를 적는 것이 오히려 적절해 보인다.
AI 작성 기사, 작성 주체 명확히 밝혀야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적어도 2026년 1월 22일 이전까지는 AI 기사 형식에 관한 직접적인 법적 규제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자율 규제를 위한 각종 준칙과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한국기자협회 등 국내 6개 언론단체가 공동으로 만든 <언론을 위한 생성형 인공지능 준칙>이다.
이 준칙에 따르면 뉴스 생산에 AI가 활용되었으면 그 사실을 명확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이른바 ‘투명성’ 규범의 실천으로 뉴스에 AI가 만든 글이나 이미지, 영상, 오디오가 사용될 경우 그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
또 어떤 AI가 사용되었는지, 입력한 프롬프트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언론사는 필요하면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준칙에 비추어 살펴보면 질문의 대상이 된 AI기사는 준칙 위반 소지가 높다. 바이라인에 편집국 표기를 하고 대표 메일주소를 적은 것만으로는 AI기사임을 명확하게,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6년 1월 22일 이후 작성된 AI 기사라면 문제는 한층 분명해진다. 2025년 1월 21일 제정된 AI기본법이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 제31조 제2항에 따르면 언론사 등 인공지능사업자는 생성형 AI에 의해 작성된 결과물임을 표시해야 한다. 종전까지 윤리적 의무에 머물렀던 ‘표시의무’가 이제는 법적 의무로 전환된 셈이다.
위반에 따른 제재조치는 없지만 의무의 성격이 보다 엄중해진 것이다. 법적 의무 위반은 위자료 산정과 같은 법적 평가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참고로 같은 조 제3항에서는 ‘딥페이크’, ‘딥보이스’를 다루는데 표시의무를 동일하게 부여하되 보다 높은 수준의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질문의 대상이 된 AI기사는 표시의무에 관한 AI기본법 제31조 제2항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
AI가 작성한 오보 기사, 책임은 결국 언론사 몫
다음으로 AI기사 내용에 대한 책임 문제다. AI기사라 하더라도 기사 내용에 오류가 없다면 책임을 묻기도 어렵고 물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AI기사가 잘못되었다면 사람이 쓴 기사와 마찬가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허위보도라면 정정보도를 청구할 수 있고 어느 한 쪽의 입장만 대변했다면 반론보도를 요구할 수 있다.
기사로 인해 기업의 평판이 훼손되었다면 유무형의 피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고 온라인에 잘못된 기사가 여전히 게시되어 있다면 삭제 요청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의무와 책임을 언론사와 AI제조사 중 어느 쪽에 물어야 할지를 두고 약간의 혼선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오보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일차적인 책임은 기사 작성에 AI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언론사 측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 AI기사 대응 관련해서도 언론사를 상대로 하면 된다.
결국 AI 기사에 대해서도 일반 기사와 마찬가지로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정정·반론보도 청구, 손해배상 청구, 기사 삭제 요구 등 법적 대응 프로세스를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표시의무 준수 여부를 기준으로 대응 강도를 달리하는 전략적 접근도 고려해볼 만하다. 예컨대 AI 기사임에도 표시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기사에 대해서는 정정보도 요청에 그치지 않고 손해배상 청구까지 포함한 보다 강한 대응에 나서는 방식이다.
내용상 오류가 있는 데다 표시의무까지 지키지 않았다면 그 책임은 더욱 무겁게 평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재규 변호사 ∣ 언론중재위원회 조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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