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일 TV조선 '뉴스9' 갈무리.
일부 보수언론과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영화 ‘암살자(들)’과 게임 ‘콜오브 듀티’를 바라보는 진보 진영의 이중잣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일부 평론가들이 게임을 우려한 건 사실이지만 정작 정부여당에선 게임에 큰 관심을 두지 않거나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낸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최근 출시된 ‘콜오브 듀티 모던워페어4’는 북한이 기습 남침을 한 가운데 한미 연합 작전으로 이를 격퇴하는 내용을 주요 스토리로 담고 있다. ‘콜오브 듀티’ 시리즈는 1인칭 슈팅 게임으로 실제 분쟁 지역을 모티브로 한 스토리를 담는 경우가 많다. 전작 가운데는 러시아가 미국을 침공하는 내용도 있다.
해당 게임 발매 전후로 보수진영 일각에선 진보 진영이 ‘암살자(들)’ 때와 이중 잣대를 비판하고 나선 경우가 적지 않다. <北 남침 게임에 “북한군 불쌍”…“암살자들 때와 다른 내로남불” 논란>(중앙일보), <北 남침 장면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콜옵 신작 비판한 좌파 진영, 이런 반응 우려했나>(펜앤마이크) 등이다.
특히 TV조선은 이 소식을 메인뉴스에서 두 차례 다루는 등 큰 비중으로 전했다. 지난 22일 ‘뉴스9’ <가상전쟁 게임에 역사왜곡..이중잣대 논란>리포트에서 윤경호 앵커는 “진보 진영에서 전쟁을 부추긴다며 비판하고 나섰는데,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영화 ‘암살자(들)’에 대한 반응과는 자못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지난 23일 <[따져보니] 영화엔 ‘창작의 자유’…게임엔 ‘역사 문화 왜곡’?> 코너에서도 이 문제를 다뤘다. 윤경호 앵커는 “창작의 자유는 영화든 게임이든 한 가지 잣대로 판단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자신에게 유리하면은 허용하고 아니면 안 된다, 이런 식은 좀 곤란한 것 같다”고 했다.
TV조선은 두 리포트 모두 진보진영의 입장을 설명하며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발언을 전했다. 21일 포털 네이버 기준 관련 논란을 다룬 기사는 15건인데, 이들 기사는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의 우려를 ‘진보 진영의 입장’처럼 다뤘다는 공통점이 있다.
언론이 두 인사의 발언에 주목한 이유는 이들 외에는 해당 게임을 두고 직접적으로 비판한 인사를 찾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인사의 주장에 대해선 토론하고 논쟁할 수 있지만, 문제는 ‘진영’의 입장을 대표하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두 인사가 영화 ‘암살자(들)’과 관련한 정 반대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도 아니다.
정작 정부와 여당 일각에선 해당 게임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보도는 왜곡 소지가 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해당 게임에 대한 질의에 “정부는 게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사전 검열을 하고 있지 않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해당 게임에 대해 “국회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 국회에서 전쟁하는 게임을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정전 중인데 북한을 상대로 전쟁하는 게임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려는 노력을 해야겠지만, 게임의 내용 자체를 규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정치인들이 나서 영화에 직접적 압력을 가한 ‘암살자(들)’ 논란과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게임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것을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는 점도 왜곡 소지가 있다.
‘암살자(들)’ 개봉 이후 보수 진영의 행보가 문제가 됐던 건 단순히 평론 차원에서 비판을 넘어섰다는 데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현역 의원들이 영화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고, 영화 상영중단을 촉구하는 등 정치권 중심으로 표현물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비판이 일었다. 유해진 배우 집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집단행동으로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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