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반구천의 암각화'와 주변 문화·자연유산을 대상으로 QR 음성해설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세계유산의 가치를 시민과 관광객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다. 세계유산은 지정과 등재만으로 그 가치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현장에서 유산의 의미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살아 있는 문화자산이 된다. 그런 점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해설 서비스는 관람 편의와 접근성을 높이는 실용적인 방법이다.
반구천 일원은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비롯해 집청정, 반구서원, 반고서원 유허비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모여 있는 곳이다. 반구대와 공룡발자국, 동매산 습지 같은 자연유산도 함께 자리한다. 그러나 유산의 배경과 의미를 충분히 알지 못하면 방문객에게는 단순한 바위나 옛 건축물, 자연경관으로만 비칠 수 있다. 특히 암각화는 시간대와 햇빛의 방향에 따라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현장 관람만으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QR 해설 서비스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문객이 현장에 설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전문 음성해설과 사진, 도면, 시 등 다양한 자료를 함께 볼 수 있다. 15개 장소, 30개 항목으로 구성된 콘텐츠에는 암각화뿐 아니라 포은 정몽주와 반구대의 인연, 자생식물 이야기, 반구 명칭의 유래, 암각화 관람 요령 등 인문·자연 분야의 내용도 담겼다. 유산을 개별 유물로만 설명하지 않고 주변 역사와 자연환경까지 연결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세계유산 관람 환경에 걸맞은 조치다. 다만 반구천의 암각화가 국제적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내 방문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불편 없이 해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방문객 구성과 수요를 살펴 지원 언어를 확대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장애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별도의 해설 콘텐츠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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