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가 오프라인 유통 사업을 잇달아 매각하며 전략적 후퇴를 공식화했다. 한때 유통의 미래로 불렸던 ‘신소매(新零售·New Retail)’ 전략이 조용히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인공지능(AI)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2월 말 중국 최대 하이퍼마켓 운영사 가오신(高鑫·Sun Art Retail Group) 지분 전량을 중국 사모펀드 DCP캐피털에 최대 131억 홍콩달러(약 17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같은 달에는 백화점 체인 인타임(銀泰·Intime Retail) 지분도 의류 기업 영고(雅戈爾·Youngor Fashion)와 인타임 경영진에게 약 74억 위안(약 10억 달러)에 팔았다.
두 건의 거래는 숫자만 놓고 보면 손해다. 가오신 매각으로 13억 위안, 인타임 매각으로 93억 위안의 주주 귀속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합산하면 22억 위안이 넘는 손실을 스스로 감수한 셈이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두 오프라인 유통 사업 매각은 전자상거래 본업 집중이라는 전략 방향에 부합한다”며, 두 자산이 사실상 수익 기여도가 미미한 ‘비핵심 자산’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장 컨설팅사 바이롄(百联)의 좡솨이(庄帅) 대표는 “자산 경량화(輕資産化)를 통해서만 치열한 전자상거래 경쟁 속에서 성장 궤도로 복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매각의 배경에는 AI 전환이라는 더 큰 그림이 있다. 우융밍(吳泳銘) 최고경영자 체제에서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컴퓨팅, AI로 전략 축을 재편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에 묶여 있던 자원을 AI 인프라로 재배치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조조정의 칼날은 인력에도 향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알리바바의 임직원 수는 19만 4320명에서 12만 8197명으로 약 34% 감소했다. 가오신·인타임 매각에 따른 인력 이탈이 주된 요인이었다.
되돌아보면, 알리바바가 신소매에 베팅했던 규모는 상당했다. 2020년 10월 가오신을 36억 달러에 인수한 직후, 임직원 수는 한 분기 만에 12만 2399명에서 25만 2084명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앞세운 마윈(馬雲)의 구상은 그렇게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가오신의 매출은 3년 연속 내리막을 걸었고, 2024회계연도에는 전년 대비 13.3% 감소한 726억 위안에 16억 위안 순손실을 기록했다. 알리바바 전체 매출 기여도는 7%에 불과했지만, 인력 비중은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벌어들이는 것은 적고 유지 비용은 큰 구조가 수년째 이어진 셈이다.
신소매가 시대의 화두였던 시절, 알리바바는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실험을 주도했다. 이제 그 실험의 청산서를 쓰며 다음 판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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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래
한국과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현장 중심으로 취재하며, 최신 창업 트렌드와 기술 혁신의 흐름을 분석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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