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한 한 시민이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가 적힌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몹쓸 짓 해놓고도…80대 노인 ‘손녀 같아 그랬다’”
“유명 배우 아내, 필리핀서 지인에 성폭행 …피해…가해자 실형”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시정 권고를 받은 언론 보도 제목들이다. 성폭력을 ‘몹쓸 짓’으로 표현하거나 피해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 제재를 받았다. 이처럼 여성폭력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를 막고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보도 기준이 처음 마련됐다.
성평등가족부는 31일 한국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1.0’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기준은 지난해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이 개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언론이 여성폭력 사건을 보도할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권고 사항을 담았다. 개정 법률은 성평등부 장관에게 권고기준을 수립할 것을 의무화했다.
권고기준에는 5가지 보도 원칙과 행동강령이 담겼다. 여성폭력의 구조적 원인을 조명하고, 보도 과정에서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한편 오보 등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사후 조치하도록 했다. 선정적·자극적인 보도를 지양하고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에 책임을 다하며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춰 보도물을 관리한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구체적인 행동강령에는 여성폭력을 개인의 일탈로만 다루지 않고 사건의 사실관계를 철저히 검증하며,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재발 방지를 위한 사후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성평등부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수습·경력 기자 대상 교육에 이번 권고기준을 반영할 계획이다. 또 여성폭력 방지 정책 유공 포상 과정에서 우수 보도를 한 기자를 포상하는 방안도 추진해 권고기준이 언론 현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여성폭력 사건 보도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권고기준이 언론 현장에서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여성폭력 사건을 보다 책임감 있게 보도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평등가족부가 31일 발표한 ‘여성폭력 사건보도 권고기준 1.0’ 내용. 제공 성평등가족부
[컨트롤+F]신상 털고 ‘이상한 사람’ 만들기… 반복되는 언론의 2차 가해 [플랫]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와 전 연구원 A씨 사이 스토킹·강제추행 등에 대한 사실관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선정적 속보경쟁이 이어지면서 A씨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상에 유포되는 등 언론 보도가 2차 피해를 유발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8일 A씨를 대리하는 박수진 변호사(법무법인 혜석)가 낸 입장문을 보면, 최근 MBC <실화탐사대>와 연예전문매체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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