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안희철의 M&A 나침반]① 플립을 위한 9가지 방법론과 성공전략

스타트업 해외진출을 위한 플립 방법론 개요 스타트업 업계에서 플립은 이제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 △미국 △싱가포르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해외에 법인을 설립한 뒤 기존...

[안희철의 M&A 나침반]① 플립을 위한 9가지 방법론과 성공전략

스타트업 해외진출을 위한 플립 방법론 개요

스타트업 업계에서 플립은 이제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이 △미국 △싱가포르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해외에 법인을 설립한 뒤 기존 한국 법인을 그 해외 법인의 자회사로 편입하고 해외 법인을 모회사로 두는 구조를 일반적으로 플립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구조는 해외 벤처캐피털(VC)의 투자를 유치하거나, 글로벌 인재에게 익숙한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활용된다. 또한 장기적으로 해외 인수합병(M&A)이나 해외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플립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이미 플립을 진행한 기업이 다시 지배구조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해외 법인을 모회사로 두고 한국 법인을 자회사로 만들었다가, 이후 경영상 판단에 따라 이를 다시 뒤집어 한국 법인을 모회사로, 해외 법인을 자회사로 재편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 변경은 '역플립'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실무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플립이 무엇인가"

가 아니다.

"플립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

다.

플립은 하나의 정형화된 절차가 아니다. 단순히 해외법인을 하나 세우고 주주명부를 바꾸는 작업도 아니다. △한국법인의 주주 구성 △창업자의 지분 취득가액 △기존 투자자의 권리 △한국법인의 기업가치 △해외 투자자의 요구 △외국환거래신고 △세금 부담 △지식재산권(IP)와 인력의 배치에 따라 전혀 다른 구조가 요구된다.

플립을 실행하는 아홉 가지 방법

플립은 넓게 보면 스타트업의 지배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M&A다. 한국 법인의 주식을 해외 법인으로 바로 이전할 수도 있고,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나중에 교환하기로 약정하는 형태도 있다.

주식이 아니라 사업이나 지적재산권(IP)만 해외로 옮기는 방법도 가능하다. 해외 자회사부터 만들고 나중에 완전한 플립으로 넘어가는 방식도 있다. 또는 기존 한국법인을 그대로 둔 채 계약상 권리만으로 경제적 효과를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플립 방식을 대략 아홉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실제 거래에서는 이보다 더 다양한 구조가 쓰이지만 자주 활용되는 유형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첫째,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주식교환형 플립이다. 둘째, 주식교환 이연계약을 이용한 주식교환 이연형 플립이다. 이 방식에서는 매도청구권(콜옵션)과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이란 권리를 주식교환 계약에 포함해 계약 체결 당시 바로 주식을 이전하지 않고,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세 부담이 줄어드는 시점에 교환을 실행하는 구조다. 셋째, 해외 법인이 한국 법인 주식을 현금으로 인수한 뒤 기존 주주가 해외 법인에 다시 투자하는 현금매매·재투자형도 있다.

넷째, 해외 모회사가 한국에 합병용 자회사를 설립하고 기존 법인과 합병하는 삼각합병형도 활용된다. 다섯째, 한국법인의 주식 자체를 옮기지 않고 △핵심 지적재산권(IP) △영업 △고객계약 △데이터 △인력 등을 해외법인으로 이전하는 자산이전형 플립이다. 여섯째, 한국 법인의 영업을 해외 법인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해외 법인의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받는 영업양수형도 있다.

일곱째, 한국법인과 해외법인이 합자회사(JV)를 만들어 해외사업의 가치를 JV에 귀속시키는 JV형 플립이다. 여덟째, 당장 플립하지 않고 계약상 △콜옵션 △풋옵션 △기타 주식교환 청구권 △동반매도요구권(태그얼롱) △수익분배권 등을 통해 향후 M&A 등을 통한 주식 매각이나 IPO를 통한 회수 시점에 경제적 효과를 조정하는 지배구조 유지형 플립도 있다. 끝으로 한국 법인이 해외 자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자회사에 직접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도 자주 쓰인다.

위와 같은 아홉 가지 방법 등은 사실 서로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다. 실제 거래에서는 여러 방법이 함께 결합돼 이용된다.

예컨대 처음에는 주식교환 이연계약을 체결해 두고 해외법인이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투자를 받은 뒤 후속투자 시점에 주식교환형 플립을 실행할 수 있다. 또 창업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반 주주 지분만 해외 법인 주식으로 교환하고, 창업자 지분 일부는 제외한 뒤 △별도 매각 △감자 △소각 △현물배당 등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표준적인 플립 방법 - 주식교환형 플립

먼저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주식교환형 플립이다. 이 방법은 우선 해외에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미국 시장과 미국 VC를 목표로 하는 회사라면 델라웨어주법에 따른 C-법인을 많이 선택한다. △싱가포르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영국 △홍콩 등도 사업 목적과 투자자 성격에 따라 선택될 수 있다.

그 다음 기존 한국법인의 주주들이 보유한 한국법인 주식을 해외법인에 양도한다. 해외법인은 그 대가로 기존 주주들에게 해외법인의 신주를 발행한다.

결과적으로 기존 주주들은 한국법인의 주주가 아니라 해외법인의 주주가 되고, 해외 모회사는 한국법인의 100% 주주가 된다.

이렇게해 플립이 완성되면 해외 투자자는 모회사인 해외법인에 투자를 하고자 하고, 한국법인은 해외법인의 자회사로 남아 △연구개발(R&D) △한국 영업 △인력 고용 △정부과제 수행 △백오피스 기능을 담당한다.

해외법인은 △투자유치 △글로벌 세일즈 △해외 임직원 스톡옵션 △해외 M&A 또는 IPO의 주체가 된다.

다만, 이 구조 하에서는 창업자에게 상당한 세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창업자는 보통 액면가 또는 매우 낮은 가격으로 한국법인 주식을 취득한다. 그런데 플립 시점에는 한국법인의 가치가 이미 상승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현금을 받지 않고 해외법인 주식만 받더라도 한국법인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당장 주식교환을 하지 않고 시점을 늦추는 주식교환 이연형 플립이 대안으로 검토된다. 특히 세금 부담이 너무 크거나 후속 투자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거나, 모든 주주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경우에 유용한 방식이다.

세금 절감을 위한 방법 – 주식교환 이연형 플립

주식교환 이연형 플립은 말 그대로 주식교환을 이연하는 구조다. 한국법인의 주주들과 해외법인이 먼저 주식교환 이연계약을 체결한다.

이 계약에서 각 주주는 장래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자신이 보유한 한국법인 주식을 해외법인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해외법인 주식을 받기로 약정한다.

그러나 계약 체결 즉시 주식이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주식 이전은 △후속투자 △옵션 행사 △가치평가 조건 충족 등 정해진 트리거가 발생한 시점에 실행된다.

이 구조의 핵심 장치는 콜옵션과 풋옵션이다. 한국법인의 주주에게는 풋옵션이 부여된다. 즉 주주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해외법인에게

"내가 가진 한국법인 주식을 가져가고, 그 대가로 해외법인 주식을 발행하라"

고 요구할 수 있다.

반대로 해외법인에게는 콜옵션이 부여된다. 해외법인은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한국법인 주주들에게

"당신들이 가진 한국법인 주식을 해외법인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해외법인 주식을 받아가라"

고 요구할 수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지금 합의하고, 나중에 실행할 수 있다"

는 데에 있다. 해외 투자자에게 향후 플립이 반드시 이뤄지게 된다는 계약상 근거를 확인시켜 줄 수 있다.

기존 주주에게는 당장 세금과 외국환신고 부담을 발생시키지 않고, 플립에 대한 기본 합의를 확보할 수 있으며 회사 입장에서는 후속투자 전까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와이콤비네이터 SAFE 투자처럼 한국법인이 아닌 해외법인 투자를 조건을 하는 경우에 이 방식이 유용할 수 있다. 주식교환 이연형 플립을 하는 주된 이유는 이러한 플립의 경우 창업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즉, 주식을 교환하는 시점을 창업자의 세금이 최소화 되는 시점으로 이연함으로써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부담을 추후로 미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액 역시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주식교환 이연형 플립에서는 주식교환 조건 설계가 중요하다. 예컨대, 해외법인이 SAFE 투자 외에 후속 지분투자를 받는 경우 주식교환을 실행하도록 할 수 있다. 또는 한국법인 주주 중 과반수 이상이 풋옵션 행사를 결의하면 모든 주주가 함께 풋옵션을 행사하도록 할 수 있다.

반대로 해외법인이 일정 기간 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기간 내 행사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행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개별 주주별로 옵션을 행사하면 지배구조가 불완전해질 수 있으므로 실무적으로는 전체 주주에 대해 일괄적으로 행사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또한 이 방식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주식교환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실제 교환은 나중에 일어난다. 따라서 계약 체결 시점의 가치가 아니라 옵션 행사 시점의 한국법인과 해외법인의 1주당 가치를 기준으로 교환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자금력 있는 해외법인이 별도로 있을 때의 방법 - 현금매매·재투자형 플립

세 번째 방법은 현금매매·재투자형 플립이다. 이 방식에서는 해외법인이 한국법인 주주들로부터 한국법인 주식을 현금으로 매수한다. 기존 주주들은 매각대금을 받고,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다시 해외법인에 출자한다. 최종 결과만 보면 해외법인이 한국법인의 지배주주가 되고, 기존 주주들이 해외법인의 주주가 된다는 점에서 주식교환형과 비슷하다. 그러나 중간에 실제 현금이 오간다는 점이 다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세금 납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교환형에서는 현금을 받지 않았는데도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현금매매·재투자형에서는 주주가 실제로 매각대금을 받기 때문에 그중 일부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 플립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소수 주주를 현금으로 정리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해외법인의 자금 조달이 선행돼야 한다. 신설 해외법인이 한국법인 주식을 매수할 현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해외 투자자가 먼저 해외법인에 투자하고, 그 자금으로 한국법인 주식을 매수하는 구조라면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금이 성장자금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구주매각대금으로 사용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합병용 자회사를 통한 삼각합병형 플립

네 번째 방법은 삼각합병형 플립이다. 해외법인을 별도로 설립한 후 이어서 한국에 합병용 자회사 법인을 설립한다. 이 합병용 자회사와 기존 한국법인을 합병 시키고, 기존 한국법인의 주주들에게 모회사인 해외법인의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M&A 구조에 가깝다. 개별 주주와 일일이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합병이라는 회사법상 절차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실무상 활용도는 높지 않다. 합병은 주주뿐 아니라 △채권자 △계약 상대방 △인허가 △정부지원사업 △고용관계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합병대가로 해외법인의 주식을 교부하는 구조가 △세무 △외국환거래신고 △등기 문제 △회계상 원활하게 처리되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돼야 한다.

또한, 사실 스타트업의 플립은 보통 빠른 투자 유치와도 큰 관계가 있는데, 삼각합병형 플립은 절차가 매우 무거워지고 느려질 수 있다. 따라서 주주 수가 많거나, 기존 한국법인의 권리·의무를 합병 절차를 통해 정리해야 하는 특수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