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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키타입(Archetype) 사자성어 경제학](71)상전벽해(桑田碧海)-AI와 자동...

─기술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마지막 8부는 AI, 플랫폼, 데이터, 환경 전환, 기술 윤리까지 미래 경제의... 구글 AI 제미나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뽕나무밭이 바다로─기술 전환의 속도와 충격 '상전벽해...

[아키타입(Archetype) 사자성어 경제학](71)상전벽해(桑田碧海)-AI와 자동...

─기술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마지막 8부는 AI, 플랫폼, 데이터, 환경 전환, 기술 윤리까지 미래 경제의 쟁점을 다룬다. 상전벽해와 전무후무, 허장성세와 종심소욕 불유구는 기술의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비춘다. 8부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으며, 어떤 제도와 가치 위에 놓이느냐에 따라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온고지신으로 마무리되는 8부는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과거의 지혜를 잊지 않는 것임을 강조한다.

구글 마니쉬 굽타 딥마인드 시니어 디렉터가 지난해 7월 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에서 구글 AI 제미나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뽕나무밭이 바다로─기술 전환의 속도와 충격

‘상전벽해’는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뜻으로,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비유한다.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확산은 노동의 세계에서 바로 이 상전벽해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사람의 몫이던 업무가 알고리즘으로 대체되고, 숙련의 기준은 경험에서 데이터 활용 능력으로 이동한다.

기술 혁신은 언제나 일자리를 바꿔왔다. 그러나 이번 변화의 특징은 속도와 범위다. 자동화는 단순 노동을 넘어 사무, 분석, 창작 영역까지 파고든다. 한 직무의 일부가 대체되면서 직무 자체가 재구성된다. 사라지는 일과 생겨나는 일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전환의 간극은 개인에게 큰 불안을 남긴다.

경제학적으로 이는 기술 충격의 문제다.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분배는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상전벽해의 시대에 가장 큰 위험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전환을 관리하지 못하는 사회다.

동양의 지혜는 변화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 바다가 된 밭을 탓하기보다, 배를 만드는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체와 보완─일자리는 사라질까, 변할까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앗아갈 것이라는 공포는 과거 역사 속에서도 수차례 반복되어 왔다.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가 처음 등장할 때마다 인류는 매번 같은 질문을 던지며 우려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기술은 일자리를 단순히 없애기보다 새로운 형태로 재편해 왔다. 문제는 ‘누구의 일이 대체되고, 누가 기술에 의해 보완되는가’ 하는 구체적인 분화의 양상이다.

자동화는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해 나간다. 반면 인간 특유의 창의성, 깊은 공감,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영역은 기술을 통해 오히려 그 가치가 보완되고 강화된다. 그러나 이러한 구분 또한 고정적이지 않다. 기술이 진보할수록 대체와 보완의 경계선은 끊임없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특정 기술을 익히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학습 능력 그 자체를 키우는 일에 있다.

동양 사상은 이를 ‘변즉통(變則通)’, 즉 변하면 비로소 통한다는 말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닥쳐온 변화를 거부하면 막다른 길에 다다르지만, 유연하게 적응하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법이다. 상전벽해의 시대에 진정한 생존 능력은 하나의 고정된 직업이 아니라, 변화에 발맞춰 자신을 바꾸는 전환 능력에서 나온다.

전환의 설계─일의 미래를 준비하는 법

상전벽해의 충격을 기회로 바꾸려면 제도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첫째, 전환 교육의 상시화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 생애 전반에 걸친 재교육과 업스킬링(Upskilling)이 필요하다. 둘째, 전환기 안전망이다. 일자리를 잃는 순간이 아니라, 바꾸는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기술의 사회적 방향 설정이다. 자동화의 목적이 비용 절감에만 머물면 불평등은 확대된다. 생산성의 과실이 임금, 노동 시간 단축, 복지로 연결될 때 기술은 사회적 진보가 된다. 동양의 지혜는 이를 ‘이기이용후생(利器以用厚生)’, 즉 좋은 도구는 백성의 삶을 두텁게 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요약한다.

8부의 첫 장에서 상전벽해는 공포가 아니라 경고다.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방향은 선택할 수 있다. 일자리의 미래는 기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상전벽해의 경제학은 이렇게 말한다. 변화는 막을 수 없지만, 전환은 설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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