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공동 개발…기존 공정 활용 가능
국내 대학 연구진이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를 그릴 때 필요한 빛의 양을 최대 23% 줄이면서도 회로 모양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아주대학교는 박성준 전자공학과·지능형반도체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극자외선(EUV)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새로운 감광 소재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EUV 공정은 매우 짧은 파장의 빛을 이용해 반도체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기술이다. 이때 빛에 반응해 회로 모양을 만드는 소재가 ‘포토레지스트’다.
반도체 회로가 점점 작아지면서 포토레지스트도 얇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소재는 얇아질수록 빛을 충분히 흡수하기 어려워 더 많은 EUV 빛이 필요하고, 이후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과정에서 회로 모양이 손상될 가능성도 커진다.
연구팀은 기존 포토레지스트에 주석 성분을 섞는 방식으로 새로운 소재를 만들었다.
이 소재는 EUV 빛을 받은 부분에서 주석과 기존 소재의 결합이 강해지면서 구조가 단단해진다. 이 때문에 회로 모양이 쉽게 무너지지 않고, 이후 깎아내는 공정에서도 형태를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제조 방식도 비교적 간단하다. 새로운 소재를 처음부터 합성하는 대신 기존 포토레지스트 용액에 주석 성분을 섞는 방식이어서 현재 반도체 제조공정에 적용하기 쉽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삼성전자와 함께 실제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12인치 웨이퍼 공정에서 성능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기존 소재와 같은 크기의 회로 패턴을 만들면서도 필요한 EUV 빛의 양을 약 16~23% 줄일 수 있었다. 회로 모양이 깎이거나 변형되는 현상도 줄었다.
EUV 빛을 덜 사용하면 회로를 만드는 시간이 단축돼 고가의 EUV 장비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고 제조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 교수는 “삼성전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반도체 공정에서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반도체 생산성과 소재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대 이승현씨와 백석현 석박사통합과정생, 삼성전자 이홍준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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