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주장 ‘저작권 침해’는 인정 안 돼
대법원 “게임 산업 이직 활발해 분쟁 잦아…
영업비밀 침해 행위 판단 기준 제시”
다크앤다커(Dark and Darker).
넥슨 전 직원이 설립한 게임사 ‘아이언메이스’가 출시한 게임 ‘다크앤다커’가 넥슨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인정됐다. 아이언메이스는 넥슨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넥슨은 이 게임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30일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와 대표 최주현씨 등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아이언메이스와 최 대표 등은 넥슨에 손해배상액 57억6464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최 대표는 과거 넥슨 신규개발보부에서 ‘프로젝트 P3’ 개발 팀장으로 근무했다. 최 대표는 게임 개발자료를 유출하고 팀원들에게 전직(轉職)을 권유해 넥슨에서 해고됐다. 이후 최 대표는 같은 팀 파트장으로 일하던 A씨와 함께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하고, 다크앤다커를 개발해 출시했다.
넥슨은 최 대표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게임 소스코드와 데이터를 유출하고, 빼돌린 자료를 이용해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며 2021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P3 구성 요소와 조합 등 정보를 유출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85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다크앤다커가 2021년 6월까지 만들어진 넥슨 P3 게임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다는 이유로 저작권 침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2심도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했다. 다만 배상액은 실제 피해 규모를 고려해 57억6000만원으로 줄었다. 넥슨의 저작권 침해 주장은 1심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최 대표의 퇴사 시점을 기준으로 구현된 ‘2021년 6월 30일자 P3 게임’과 다크앤다커는 개별 구성은 물론 게임 장르의 차이로 인한 구성 요소의 유기적 결합에 차이가 있어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넥슨의 저작권 침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2심 재판부는 최 대표 등이 취득한 P3 게임의 소스 코드, 그래픽 리소스, 게임 기획 자료들이 하나의 게임을 위해 유기적으로 결합된 일체로서의 영업비밀로 특정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 대표 등의 비밀유지 의무, 아이언메이스 설립 준비까지 시간 간격, 게임 개발 기간 등을 고려해 영업비밀 침해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저작권 침해 주장과 관련해 2심 재판부는 게임 장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P3 게임은 하나의 게임 내에서 여러 플레이어 중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계속해서 싸우는 ‘배틀로얄 장르’로, 게임 종료 전 중간에 탈출한다는 개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 중 습득한 아이템은 종료 후 모두 소멸한다.
반면 다크앤다커는 여러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서로 싸우지만 중간에 탈출할 수 있어 P3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봤다. 또 게임의 목적은 아이템 습득으로, 게임 내에서 사망하지 않고 무사히 탈출하면 아이템이 플레이어에게 그대로 유지된다.
2심 재판부는 “이 같은 장르의 차이로 게임의 지형지물 및 몬스터 배치, 레벨 디자인 등이 달라져 게임 구성 요소의 유기적 결합 관계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모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게임 장르를 비롯한 구성 요소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를 기초로 게임 간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한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게임 산업은 이직이 활발하고, 퇴사 직후 스타트업 설립 역시 드물지 않아 영업비밀 관련 분쟁이 빈번하다”며 “이번 판결은 게임 산업 내 유사한 사건에서 영업비밀의 특정, 영어비밀성, 영업비밀 침해 행위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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