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정신 빠진 자리… 논란만 남았다
평균대 황서현·태권도 정하은 등 활약에
종합 3위 마감… 경인지역 선수 ‘존재감’
금 39개… 목표했던 40~45개 달성 실패
2위 日과 격차 ‘역대 두번째 낮은’ 성적
목조 숙소 누수·분산 개최 등 환경 열악
태극기 게양 문제도… 경기 운영 ‘혼선’
지난 4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2026.10.4 /연합뉴스
16일간의 열전이 펼쳐진 제20회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 아시안게임이 지난 4일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대회 운영 등 경기장 안팎의 논란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본다
■ 태극전사 금빛 낭보… 경인 지역 선수단 활약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를 획득하며 종합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제19회인 지난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순위를 유지했다.
태극전사들의 활약 속 특히 경인 지역 선수단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기계체조 황서현(인천체고)은 평균대 종목에서 40년 만에 금맥을 이었다. 태권도 정하은(용인시청)은 품새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양궁 리커브 이우석(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역도의 박혜정(고양시청)은 은메달을 획득했고, 유도 이현지(용인대)도 은메달을 보탰다.
구기 종목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조병현(SSG 랜더스), 박영현(kt wiz) 등이 힘을 보탠 야구는 대회 5연패를 달성했고 김준홍(수원삼성), 박경섭(인천 유나이티드) 등이 포함된 축구는 4회 연속 금메달을 이어갔다.
남녀 농구도 12년 만에 나란히 정상에 올랐다. 이현중(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과 이해란(삼성생명)이 각각 남자와 여자 농구 금메달을 이끌었다.
■ 금메달 40개 무산… 2위와 격차 못 좁혔다
이번 대회 성적은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 금메달 39개를 기록하며 목표로 내세웠던 40~45개 달성에는 실패했다. 2위 일본과의 격차도 좁히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1위 중국은 금메달 169개, 개최국 일본은 83개를 획득했다.
앞서 항저우 대회(금 42개)와 비교하면 한국은 금메달 수가 3개 줄었다. 당시 일본은 52개의 금메달을 기록했다. 한국의 이번 성적은 1982년 뉴델리 대회(금 28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양궁과 수영, 사격, 태권도, 유도 등 전통 강세 종목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 대한체육회는 개막 전 양궁 5개, 수영·사격·펜싱·태권도 각 4개, 근대5종·탁구·유도 등에서 2개의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양궁은 사상 처음으로 리커브 여자부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며 전체 금메달 3개에 그쳤다. 수영에서는 3관왕 후보였던 김우민(강원도청)이 부상 여파로 금메달 1개에 머물렀다. 태권도와 사격은 각각 3개, 유도는 1개의 금메달에 그쳤다.
반면 예상을 깬 성과를 거둔 종목도 나왔다. 여자 핸드볼은 8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했고, 요트와 카누에서 각각 2개씩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테크볼에서도 이준석이 금메달 1개를 추가했다.
■ 경기장 안팎서 끊이지 않은 잡음
대회 운영 측면에서 미흡함이 드러났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선수촌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으면서 각국 선수단이 항구에 정박된 대형 크루즈와 목조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숙소에 머물렀다. 일부 목조 컨테이너 숙소에서는 누수 등 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수단 입촌 행사인 크루즈선 접안 행사에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아이치현 출신 도요토미 히데요시 분장 인물이 등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아이치현 내 나고야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 분산 개최되면서 불편도 컸다. 나고야 중심부에서 각 경기장까지 거리가 떨어져 있어 선수단과 관계자들의 이동 부담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 경기 운영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남자 축구는 경기장 이동 과정에서 버스가 다른 경기장으로 향하는 일이 발생하며 도착이 지연됐고, 남자 농구는 결승 당일 오전 훈련 버스가 배차되지 않아 훈련이 취소됐다. 야구 역시 경기 전 공식 훈련장 배정이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남자 하키 경기에서는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잘못 송출되는 사고도 있었다.
관람객을 위한 셔틀버스 운영 역시 원활하지 못했다. 나고야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야구 경기장에선 경기 종료 후 야구 팬들이 1시간 넘게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와 함께 축구 우승 이후 경기장 안팎에서 논란도 이어졌다. 시상식에서는 애국가가 끝날 때까지 태극기가 제대로 게양되지 못했다.
대표팀 주장 이기혁(강원)이 인터뷰에서 ‘군대 안 간다’는 발언을 한 데 이어, 박승수(뉴캐슬) 역시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역모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며 논란도 일었다.
32년 만에 일본에서 열린 하계 아시안게임은 각종 미비와 논란 속에 마무리됐다.
/백효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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