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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날로그 흑백 빈티지 사진으로 진안 용담댐을 만나다

김혜원 사진전 '용담댐 시리즈-풍경'이 31일까지 대전 갤러리 탄에서 열린다.

아날로그 흑백 빈티지 사진으로 진안 용담댐을 만나다

아날로그 흑백 빈티지 사진으로 진안 용담댐을 만나다

대전 갤러리 탄에서 김혜원 사진전 ‘용담댐 시리즈-풍경’

이종근

2026년 05월 26일 15:42

승인

2026년 05월 26일 19:29

김혜원 사진전 '용담댐 시리즈-풍경'이 31일까지 대전 갤러리 탄에서 열린다.

다목적댐이 들어서면서 고향 땅을 떠나 타향으로 이주해야만 했던 수몰민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용담댐이 건설 중이던 1997년 9월부터 1999년 9월까지 2년 동안 진안군 용담마을의 모습과 1999년 10월부터 2000년 3월까지 5개월 동안 댐 건설 현장에서 촬영했다.

용담댐은 전주를 포함한 서해안 지역에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다목적댐이다. 카메라 앵글은 댐 건설 이면에 물에 잠긴 마을 때문에 고향을 잃어야만 했던 수몰민들의 견디기 힘든 삶의 현장에 주목했다.

작가는 과거 용담댐 수몰 이전의 모습을 통해 수몰 이후 시대가 당면한 자연과 생존에 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작가는 국토 개발을 기치로 수몰과 실향의 아픔이란 극한 상황 속에 마지막까지 고향 땅을 지키고 있던 용담마을 50여 가구의 수몰민들이 내보인 강인한 생존 본능과 생태적 가치를 인물과 풍경에 포커스를 맞추고 35㎜ 카메라로 촬영해 기록으로 남겼다.

강제 이주 정책으로 살림살이를 모두 비우고 떠난 텅 빈 방, 살아온 흔적만 남기고 떠난 철거 전 폐가를 촬영한 사진들은 물론 주인의 체취가 묻어나는 적막한 폐가를 골라 적막한 분위기가 최대한 살아나도록 자연광을 이용해 카메라 광각 렌즈로 생생하게 나타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용담댐 시리즈-풍경'이다.

이는 과학기술, 산업문명의 패권적 지배 상황과 서구적 자본주의적 일직선적인 진보주의가 근대화라는 미명 아래 국토 개발의 깃발을 올려온 상황에서, 인간의 손에 의해 훼손되는 자연 환경과 문명에 의해 변화되는 지형을 기록한 개발 현장에서의 풍경 사진이다.

모래나 자갈이 쌓인 건설 현장 속에서 회색빛 흙먼지에 뒤덮인 채 파괴되어 가는 풀, 나무, 산, 물 등 자연 풍경의 리얼리티를 젤라틴 실버 프린트의 하이키 톤이나 중간 톤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의 깎이고 파헤쳐진 참혹함을 정적(靜寂)의 미와 정밀(靜謐)의 미라는 반어적 어법으로 역설(逆說)화하여, 소멸되어 가는 존재에 대한 애상적 정서를 드러내었다.

2001년 5월 첫 개인전으로 선보였던 '용담댐 시리즈-풍경'을 2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펼친다. 이번 전시가 디지털과 AI 시대에 보기 힘든 27점의 아날로그 흑백 빈티지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작가는 “농촌생활에 기반하고 있는 전통문화가 파괴돼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한 종말론적 상황을 포착했다”면서 “우리의 고향이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임을 강조하고자 폐허의 황량한 분위기를 목가적인 분위기로 전환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다.

김혜원은 사진과 문학을 전공한 사진가이자 문학연구자이다. 전북대 국문과와 우석대 대학원 문창과에서 현대시와 시창작을, 백제예술대와 중앙대 일반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였다. 산업자본주의 소비문화 시대를 맞아 인간의 손에 의해 변화된 지형과 환경을 소재로 에코토피아(Ecotopia)를 지향하는 작업을 일관되게 추구해 왔다.

《용담댐 시리즈-풍경》(2001), 《Commercial Landscapes》(2006), 《34개의 야외 주차장》(2009),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2015), 《팔복동 공단 파노라마》(2024) 등으로 17회의 개인전과 50여 회의 단체전을 국내외에서 개최하였다. 사진의 담론화를 위해 <사진인문연구회 백인백색>을 이끌며 전시 기획을 진행하고 있고, 계간 예술·사진 화보 신문 『AP-9』 편집장으로 저널을 발행하고 있다.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詩) 「먼지」가 당선된 이후 문학과 사진의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인문교양서 『시와 사진과 인문학의 카르텔』(눈빛, 2022)을 펴냈다.

사진집으론 『용담댐 시리즈-수몰 이전』(눈빛, 2023), 『여가의 지형학』(눈빛, 2024)이 있다. 백제예술대 사진과에서 사진 이론을, 전북대 국문과에서 현대시인론과 글쓰기 등을 가르쳤다. 현재는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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