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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쏘는 로켓’ 넘어 ‘위성 배달’…누리호, 상업발사 문턱 넘어

7일 누리호 5차 발사의 의미는 단순히 ‘한 번 더 성공했다’는 데 있지 않다.

‘쏘는 로켓’ 넘어 ‘위성 배달’…누리호, 상업발사 문턱 넘어

‘쏘는 로켓’ 넘어 ‘위성 배달’…누리호, 상업발사 문턱 넘어

군집위성 5기 첫 정밀 배치

복수 위성 운송 능력 증명

민간 제작·발사 운용 확대

2026년 10월 07일(수) 19:50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7일 누리호 5차 발사의 의미는 단순히 ‘한 번 더 성공했다’는 데 있지 않다.

지금까지 발사체 개발의 핵심 과제가 로켓을 안정적으로 우주에 올리는 것이었다면, 이번 발사부터는 ‘고객이 원하는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얼마나 정확하게 배치하느냐’로 시험대가 옮겨갔다.

누리호가 이날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차례로 목표 궤도에 투입한 것은 국내 우주수송산업이 발사체 개발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발사서비스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된다.

우리나라가 주탑재위성 5기를 한 차례 발사로 동시에 우주에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임무는 여러 위성을 단순히 싣는 데 그치지 않았다. 위성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분리 시점과 절차를 정밀하게 설계하고, 군집위성을 위한 저충격 분리장치까지 적용했다.

실제 누리호는 고도 576여㎞에서 150초 동안 초소형군집위성 2~6호를 순차적으로 분리했다.

고객 위성을 한 발사체에 싣고 각각 계획된 시점에 궤도에 내려놓는 상업 발사의 핵심 능력을 실전에서 보여준 셈이다.

누리호의 성격 자체도 달라지고 있다. 정부 연구기관이 개발을 주도하던 ‘국가 프로젝트’에서 민간기업이 제작과 운용 경험을 축적하는 ‘산업 프로젝트’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어서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의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차 발사부터 제작·조립·발사 운영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5차 발사에서는 발사운용 참여 범위가 더 넓어졌다. 정부가 누리호 반복 발사를 추진하는 이유도 발사 성공 횟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민간기업이 실제 발사 경험을 축적해 스스로 상업 발사서비스를 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는 전남광주시 고흥을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 우주산업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발사가 일회성 국가 행사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산업활동으로 정착하면 발사체 조립과 시험, 위성 탑재, 발사운용, 안전통제, 추적·관제 등 관련 기업과 인력이 발사장 주변에 모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누리호 6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6차 발사 역시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우주에 올리는 임무가 예정돼 있다.

전남광주시도 6차 누리호의 단 조립을 순천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지금까지 나로우주센터 안팎에 집중됐던 발사체 산업 기능이 고흥뿐 아니라 전남 동부권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역 대학과 기업이 우주로 진입할 통로가 넓어진 점도 중요하다. 이번 누리호에는 조선대와 부산대가 공동 개발한 큐브위성 ‘CPSat’도 실렸다. CPSat은 우주 광통신과 멀티 RF 통신 기술 실증을 목표로 한다. 대형 국가위성뿐 아니라 대학과 스타트업 등이 개발한 소형위성을 정기적으로 우주에 보낼 수 있는 발사 체계가 갖춰질 경우 지역에서 개발한 기술이 실제 우주환경에서 검증되는 기회 역시 늘어나게 된다.

다만 5차 발사가 ‘완벽한 성공’만을 남긴 것은 아니다.

10기의 큐브위성 가운데 퍼샛 1기가 사출되지 않은 만큼 위성 분리장치와 탑재체 인터페이스에 대한 원인 규명은 남은 과제다.

이제 누리호의 다음 목표는 ‘성공하는 발사체’에서 ‘언제든 고객의 위성을 실어 나를 수 있는 발사체’로 넘어가는 것이다.

우주선진국의 경쟁력도 로켓 한 기의 성능보다는 얼마나 자주, 안정적으로, 다양한 위성을 우주에 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고흥에서 이어지고 있는 누리호 반복 발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사 성공이 쌓일수록 발사체 신뢰도는 높아지고, 민간은 제작과 운용 경험을 축적한다. 이 과정이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집적까지 이어질 경우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단순한 국가 발사장을 넘어 국내 민간 우주수송산업의 출발점으로 역할을 넓힐 수 있다.

/김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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