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AI 수출 1호 프로젝트'
정용진 회장 "미래 성장 기반 토대"
러트닉 장관 "동맹국에 가장 우수한 AI 지원"
유통 거인
신세계그룹이 미래 성장전략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선택하고, 미국 AI업체와 제휴해 국내 최대 규모의 AI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미국 스타트업 리플렉션AI의 미샤 라스킨 최고경영자는 16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서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파트너인 리플렉션AI는 구글의 AI업체인 딥마인드 개발자 출신 라스킨 CEO와 알파고 개발 주역인 안톤글루 CTO가 2024년 창업했다.
오픈AI, 클로드, xAI 등 기존 미국 기업이 개발하는 AI는 폐쇄형 모델인데, 이 회사는 중국의 딥시크처럼 개방형 모델이라는 차이가 있다.
챗GPT나 제미나이처럼 누구나 바로 쓸 수 있는 구독서비스보다, 기업이나 정부를 대상으로 인프라에 설치해 사용하는 사업모델을 지향한다.
리플렉션AI는 지난해 80억 달러(약 1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 달러(약 3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엔비디아 투자를 받은 것은 AI 장비의 핵심인 GPU를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정용진 회장은 "AI 없는 미래 산업은 생존 불가능"하다며 "리플렉션AI와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는 신세계 미래 성장 토대는 물론 국내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킨 CEO는 "신세계와 함께 한국이 주체적으로 진화시킬 수 있는 AI 인프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올해 합작법인을 세워 한국에 전력용량 250MW 규모인 사상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사업은 전력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양사의 협약은 트럼프 행정부가 역점 과제로 추진하는 'AI 수출 1호'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러트닉 상무장관가 협약식에 참석한 것은 이 데이터센터가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AI가 경제와 안보에서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데이터 주권'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다른 나라 기업이 데이터 외부유출 두려움 없이 AI 모델을 도입하려면 사용자가 변경하고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오픈 모델이 적합하기 때문에, 리플렉션 AI를 수출 기업으로 선택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협약식에 참석해 "동맹국에 가장 우수한 AI가 구축되도록 사업의 성공적인 진행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리플렉션AI의 오픈 개방형 모델이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소버린 AI' 정책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샤 라스킨 CEO(좌측 2번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중간)과 AI팩토리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는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유통분야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노하우를 결합해 차별화한 'AI 커머스'를 구현하겠다는 목표이다.
'AI 에이전트' 시대에 고객에게 최적의 맞춤형 상품을 골라주고 결제 배송까지 책임지는 미래를 준비하려는 것이다.
유통사업 전반에 적용할 ‘AI 풀 스택’을 개발해 재고와 배송 등 운영 효율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이다.
신세계그룹이 부지 확보, 전력 공급, 인허가 등 인프라 구축을 맡으며 최종 투자규모는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
리플렉션AI는 AI데이터센터를 돌릴 시스템 개발을 담당한다. 언제 어느 곳에 AI데이터센터를 만들지는 미정이다. 신세계는 합작법인 설립 후 관련 기관 및 지자체 등과 협의해 사업을 추진한다.
리플렉션AI는 추론 모델과 함께 답변을 내놓기 전에 스스로 오류를 점검하고 수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대기업이 만드는 폐쇄적 AI에 대항하는 강력한 오픈 소스 대항마'이자 '데이터센터를 직접 돌릴 기업용 AI 전문기업'을 지향한다.
오픈AI보다 훨씬 작은 규모와 자원으로 놀라운 성능을 보여 미국 AI기업 주가를 한때 폭락시킨 딥시크 등 중국 AI 업체에 대항할 '미국산 오픈 AI 시스템'의 선두주자 격이다.
신세계I&C가 2019년 완공한 김포 데이터센터 (홈페이지)
신세계그룹이 추진할 AI데이터센터 사업의 주체는 그룹의 IT 자회사인 신세계I&C이다. 17일 주식시장에서 상한가에서 보일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신세계I&C는 2019년 경기도 김포시에 데이터센터를 열고 클라우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력 공급 이중화기술, 외부공기를 활용한 냉각 공조시설, 자체 발전기, 진도 8.0 강진에도 견딜수 있는 내진 구조 등 첨단 설비에 서버, 전력, 공조, 에너지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통합 서비스도 구축해 24시간 운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노하우를 쌓았다.
신세계 AI데이터센터는 아마존 클라우드 자회사인 AWS처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신세계의 행보는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등처럼 유통의 미래를 AI 투자로 보완하고 고도화시켜 AI 시대 커머스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방향과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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