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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시장 반등 기다리지 마라”…블랙록이 제시한 부동산 수익 공식

금리 하락과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리던 투자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 반등을 기다리기보다 임대료 인상과 운영 효율화로 순영업소득(NOI)을 직접 끌어올리는 능력이 투자 성과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 반등 기다리지 마라”…블랙록이 제시한 부동산 수익 공식

28일 해미시 맥도널드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투자 부문 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가 서울 종로구 블랙록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투자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블랙록 제공

금리 하락과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리던 투자 방식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진단이 나왔다. 시장 반등을 기다리기보다 임대료 인상과 운영 효율화로 순영업소득(NOI)을 직접 끌어올리는 능력이 투자 성과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28일 해미시 맥도널드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투자 부문 대표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서울 종로구 블랙록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 방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과거에는 캡레이트(Cap Rate·투자금 대비 기대수익률) 압축이 수익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인컴을 크게 성장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금리 하락과 저렴한 자본, 풍부한 시장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임대수익이 크게 늘지 않아도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인 캡레이트가 낮아지면서 자산가격이 올랐다. 현재는 높은 자본비용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변동성, 공급망 분절로 매각 시점의 가격 상승만 기대해서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블랙록의 판단이다.

맥도널드 CIO는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통제 가능한 가치 창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임대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을 좋은 가격에 매입하고, 계약 임대료와 시장 임대료의 차이를 재계약 과정에서 현실화한 뒤 유동성이 풍부한 기관투자가 시장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매입가격은 자산을 새로 짓는 데 드는 재조달원가보다 충분히 낮아야 한다. 토지가격과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 기존 자산을 재조달원가 이하로 확보하면 신규 공급과의 경쟁에서 유리하고 하방 위험도 낮출 수 있다.

가격만 싸다고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맥도널드 CIO는 “수요가 없는 자산을 재조달원가보다 싸게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공실률이 낮고 수급이 우수한 강한 섹터라는 조건이 함께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현금흐름과 낮은 매입가격으로 위험을 줄이면서 임대료 인상과 운영 개선으로 밸류애드 수준의 수익을 내는 전략이다.

반대로 신규 개발과 인허가, 대규모 공사, 불확실한 수요 증가 등 투자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은 피한다. 그는 “시장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나 투기적인 수요 증가에 수익을 의존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위험은 시장에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셀프스토리지는 블랙록의 투자 공식을 적용한 대표 사례다. 호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인구 증가율이 높은 시장이지만 인구 대비 셀프스토리지 보급률은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블랙록은 셀프스토리지 업체 ‘스토어로컬’을 인수한 뒤 무인화와 디지털화를 추진해 NOI를 10% 이상 높였다. 인수 후 약 1년 만에 플랫폼 규모도 두 배로 확대해 약 10억호주달러로 키웠다.

일본에서는 멀티패밀리와 관광 수요를 결합한 리빙 자산에 집중하고 있다. 맥도널드 CIO는 “아태지역에서 대규모 기관형 멀티패밀리 시장이 형성된 곳은 사실상 일본뿐”이라며 “개발사로부터 신축 주택을 매입해 빠르게 임대를 채운 뒤 매각하고, 가구가 갖춰진 임대주택을 운영해 수익률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관광지에서는 대형 호텔보다 20~50실 규모의 부티크호텔과 주방·세탁시설을 갖춘 아파트호텔을 선호한다. 인기 음식점과 관광 명소가 있는 지역의 소형 자산을 사들여 빠르게 운영을 안정화한 뒤 국내외 기관에 매각하는 전략이다. 수요가 강한 데 비해 경쟁은 적고, 대규모 개발 위험 없이 운영 역량으로 가치를 높일 수 있어서다.

맥도널드 CIO는 “높은 수익을 내려면 강한 섹터를 찾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정보와 데이터, 운영 역량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 매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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