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서 'AI, 다시 남북의 봄을 말하다' 출간
분단 80년…"한세대인 30년 떨어지면 애틋, 90년 떨어지면 완전히 남남"
"더 늦기전 젊은 세대에 통일 필요성 전해야"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서 해외동포는 남북의 오작교"
남북관계 개선위한 '대답 없는 메아리 전략'
다섯 번째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노리는 트럼프에 '정주영式 소떼 퍼포먼스' 제안
이재명 정부엔 10개의 담대한 결단 제안
"통일의 언어가 막히면, 미래의 언어인 AI로 말해야"
로창현 뉴스로 대표는 3월17일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에서 김능구 대표와 진행한 스페셜 인터뷰에서 "통일의 언어가 막히면 미래의 언어인 AI로 말해야 한다"며 "AI가 남북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말했다. [사진=김윤혁 PD]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지난 17일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에서 로창현 뉴스로(Newsroh) 대표와 스페셜 인터뷰를 진행했다. 로 대표는 1988년 스포츠서울 기자로 시작해 뉴시스 뉴욕 특파원, 뉴욕 라디오코리아 보도국장 등을 역임한 40년 베테랑 언론인이다. 현재는 재외동포신문방송언론인협회 회장을 맡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동포 언론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다.
네 차례 방북해 북한을 단독 취재하기도 한 로 대표는 최근 저서 『해니에게 들려주는 통일이야기: AI, 다시 남북의 봄을 말하다』를 통해 분단 80년을 맞은 한반도에 파격적인 담론을 던졌다. 책에서 그는 한반도의 꽉 막힌 현실을 타개할 새로운 열쇠로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또 남과 북의 오작교로서 해외동포를 지목했다. 이재명 정부의 10가지 담대한 제안과 트럼프의 마지막 시나리오, 독도문제 등 역사문제도 짚었다. 이번 인터뷰는 로 대표의 저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인공지능, 막힌 남북 관계를 뚫을 미래의 언어
로창현 대표는 통일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청년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AI를 화두로 꺼내 들었다. 로 대표는 "해니는 상징적으로 썼지만 사실 저의 손자 이름"이라며 "요즘 통일이라는 명제를 젊은 세대들이 잊어가고 거추장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늦기 전에 그들의 눈높이에서 통일이 왜 필요하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 주기 위한 상징적인 제목으로 쓰게 됐다"라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그에게 AI는 단순한 기술적 수단이 아닌 민족 생존의 도구다. 로 대표는 "현재의 언어를 통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미래의 언어인 AI로 우리가 돌파구를 찾아야겠다"라며 "AI라는 것은 단지 하나의 신문명 도구, 그런 수단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존을 위해서 같이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통일 담론이 막혀 있다면 미래의 언어인 AI를 통해 청년들에게 남북 교류가 블루오션으로 다가올 것임을 설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남북 공동 AGI 윤리 프레임과 집단 지성
로 대표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 남북 공동 AGI(범용인공지능) 윤리 프레임을 제안한다. 체제가 달라도 가치 좌표를 맞출 수 있는 공동의 기준을 세우자는 취지다. 그는 "AI가 '우리 민족의 억눌린 상상력을 깨트리는 열린 집단 지성'이라는 표현을 쓴다"며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를 갖고 있지만, AI 시대에 기술보다 중요한 게 윤리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면 'AI가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지 않고, 거짓을 생산하지 않고, 전쟁을 촉진하지 않는다.' 이런 것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윤리 기준을 만들면 체제가 달라도 남북이 가치 좌표라는 게 맞아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AI가 필연적으로 남과 북이 생존을 위해서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왜냐하면 일단 남과 북이 물리적으로 땅이 붙어 있다"라며 과거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사태 당시의 정보 교환 사례를 언급했다. 로 대표는 비정치적인 언어인 AI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단계가 구축된다면 그것이 곧 AI에 기반한 평화 체제의 시작이라고 보았다.
북한 과학기술의 재발견과 혁신 클러스터의 가능성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 단독 방북 취재를 진행했던 로 대표는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을 결코 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책공대와 과학기술전당 등을 방문했던 그는 "생각보다 우리가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을 저평가했구나" 느꼈다고 술회했다. 그는 북한의 기초 과학, 수학, 소수 정예 집중 교육 능력과 세계적 수준의 사이버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로 대표는 남북의 기술력이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에 주목했다. 그는 "우리 한국은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플랫폼 이런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AI, 반도체, 우주, 바이오 이런 분야에서 남북 공동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면 우리가 사는 한머리땅은 세계가 주목하는 혁신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이것이 상상이 아닌 가능한 미래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한 10가지 담대한 제안
로 대표는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이재명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남북문제에서 수동적인 태도로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것을 지적하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2019년 하노이 회담 전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적인 신년 연설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화답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대답 없는 메아리 전략'을 제시하며 진정성 있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우리가 어떠한 조치를 해도 북에서는 일단 남한하고는 상대 안 하겠다, 우리 민족도 아니다, 이런 식의 입장이기 때문에 응답은 안 할 수 있다"라고 전제하고 국가보안법 개정이나 철폐 선언 등이 북측에 진정성을 전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10개 열쇠에는 스포츠 교류, 해외동포권익옹호법 활용, 역사 문제 협업, DMZ 통일평화대학 설립, 철도 및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의 돈노주의와 마운트 러시모어 시나리오
인터뷰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활용한 대북 제안이었다. 로 대표는 트럼프의 돈노주의(Don't know-ism)와 실용주의적 속성을 이용해 북미 관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역사상 위대한 대통령으로 기억되어 마운트 러시모어(Mount Rushmore, 사우스다코타 블랙힐스 산에 새겨진 네 명의 미국 대통령 조각상)의 다섯 번째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열망을 자극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로 대표는 트럼프 스타일에 맞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제안했다. 1998년 정주영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북에 간 일화를 소환하며 트럼프가 북한 세포등판 축산 기지에 미국 소 1,000마리를 기증하고, 직접 카우보이모자를 쓴 채 목동 차림으로 말을 타고 가는 장면을 아이디어로 제시했다. 그는 "이게 바로 딱 트럼프가 원하는 스타일"이라며 여기에 푸에블로호 반환과 미군 유해 송환 문제를 결합한다면 트럼프가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재외동포, 남북을 잇는 유일한 오작교
로 대표는 현재 상황에서 재외동포가 남북을 잇는 유일한 출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남한에 대해서는 동포 개념을 지웠지만, 2022년 해외동포권익옹호법을 통해 재외동포들에게는 파격적인 특혜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재외동포가 우리를 대신해서 북과의 연결고리, 남북의 오작교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 정부 차원에서의 삼각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로 대표는 "남쪽의 도시와 북쪽의 도시, 재외동포가 삼각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동포들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가서 지금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남북 관계의 급변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 과실을 따먹을 수 있다며 지방 정부와 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정체성 복원의 역사: 대마도 전략과 한머리땅
로 대표는 통일 담론에 역사적 정체성 복원 문제도 포함했다. 그는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대마도 카드를 제시했다. "일본은 독도에 대해 영유권 분쟁 지역화가 제일 큰 목적이다"라며 독도를 응대하지 말고 잃어버린 우리 땅인 대마도를 한국 땅이라고 주장하며 분쟁 지역화하는 전략으로 일본과 똑같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이 재임 중 수백 차례 대마도가 우리 땅임을 강조했던 사례도 언급했다.
또한 일제 잔재인 '한반도'라는 명칭 대신 '한머리땅'이라는 용어를 쓰자고 제안했다. 로 대표는 "반도라는 말은 원래 영어 Peninsula를 일본이 번역한 한자어"라며, 일본이 의도적으로 한국을 폄하하기 위해 만든 '반쪽짜리 섬'이라는 뜻 대신, Peninsula의 동의어인 Headland를 우리말로 푼 '머리땅'에 크다는 뜻의 한을 붙인 한머리땅이 남북을 포괄하는 이름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시간에 맞춘 시간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계 문명 시대의 성찰과 통일의 미래
인터뷰 말미 로 대표는 헨리 소로우와 법정 스님의 철학을 AI 시대의 해법으로 연결했다. 그는 AI 시대일수록 기술과 인간의 조화, 그리고 윤리적 기반이 중요하다며 철학적 성찰을 주문했다. 로 대표는 "통일을 미래의 언어로 새롭게 생각하고, 무엇보다 우리 젊은이들한테 미래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현실 정치인들께서도 노력하시고 관심을 가져달라"며 말을 맺었다.
로창현 대표는 3월17일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에서 김능구 대표와 가진 스페셜 인터뷰에서 '미국의 다섯번째 위대한 대통령'을 꿈꾸는 트럼프에겐 정주영식 소떼 방북 퍼포먼스를, 이재명 정부엔 10개의 담대한 결단을 제안했다. [사진=김윤혁 PD]
다음은 로창현 대표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오늘 스페셜 인터뷰에서는 뉴스로 대표 로창현 대기자를 모셨다. 대표님은 한국에서 기자 생활을 오랫동안 하시다가 지금 미국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아까 명함 주신 걸 보니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도 맡고 계시다.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1988년 한국에서 스포츠서울 기자로 언론 생활을 시작했고, 2003년 스포츠서울 뉴욕지사 책임자로 발령되면서 저의 후반기 언론 인생은 동포 언론인처럼 생활했다. 2008년부터 뉴시스통신사 뉴욕 특파원 하고, 중간에 현지 뉴욕 라디오코리아 보도국장을 한 적도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한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 소개해 주신 재외동포신문방송은 언론인 협회로 최근 정관 개정을 했는데, 해외에 있는 한인 미디어들의 연합체다. 제가 작년부터 회장을 맡게 돼서 지금은 한국에서 절반 정도 생활하고, 뉴욕에 가끔 가고, 현재 40년 가까이 언론인으로 또 협회 일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나라의 미래는 청년한테 있는데, 이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해서 거부감이 굉장히 세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던 낭만주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 대차대조표 따져보고 통일은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데 엄청난 충격이다. 그런데 그것을 하루아침에 어쩔 수는 없는 것 같다. 저희도 2014년부터 상생과통일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역 갈등, 계급 갈등, 이념 갈등, 진영 갈등이 심한데 서로 윈윈, 상생해야만 우리의 꿈인 통일을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상생과 통일을 내걸고 여야 국회의원 한 50여 분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너무 좋다.
-먼저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 AI를 경제나 기술의 화두로 보고 있는데 대표님은 AI를 통일의 언어로 꺼내셨다.
'해니에게 들려주는 통일이야기'는 부제이고, 제목은 <AI, 다시 남북의 봄을 말하다>, 줄여서 'AI, 다시 봄' 이렇게 할 수 있는데 AI를 얘기한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실 지금 남북 관계가 꽉 막혀 있지 않은가? 현재의 언어를 통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미래의 언어인 AI로 우리가 돌파구를 찾아야겠다. AI라는 것은 단지 하나의 신문명 도구, 그런 수단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존을 위해서 같이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언어인 통일이 막히면 미래의 언어인 AI로 우리 청년들을 한번 설득해야겠다. 그래서 청년들한테 왜 AI가 필요하고, 남북의 교류와 통합적인 연구부터 또 우리의 미래가 블루오션으로 너희들한테 다가올 수 있는지, 그것을 얘기해 주기 위해서 AI 챕터를 파트 1에 6편의 글을 실었다.
그 밖에 파트 2, 3는 이재명 대통령이라든지 트럼프 대통령, 제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여러 가지 중대한 제안들, 역사 이야기 이런 것까지 종합적으로 (기록했다). 저는 이 책을 절박한 마음으로 썼다. 왜냐하면 남북 관계가 올해 마지막 기회를 놓친다면 정말 영영 회복 불능의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해서 늦기 전에 이 책을 써서 공론화하기 위해 정말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서 썼다.
-말씀하신 대로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게 '적대적 두 국가론'이다. 올해 뭔가 의미 있는 변화가 있지 않으면 정말 남북 관계가 파탄에 이를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이 책을 썼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통일에 대한 여러 가지 제안도 하시고, 그 부분을 AI 언어로서 우리 청년 세대들에게 설득해 보겠다. 그러면서 남북 공동 AGI 윤리 프레임을 제안했다. 이건 열린 집단 지성과도 관계가 있다고 보는데 설명 부탁한다.
저는 'AI가 우리 민족의 억눌린 상상력을 깨트리는 열린 집단 지성이다' 이런 표현을 쓴다. 남북이 서로 다른 체제를 갖고 있지만, 저는 AI 시대에 기술보다 중요한 게 윤리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AI가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지 않고, 거짓을 생산하지 않고, 전쟁을 촉진하지 않는다.' 이런 것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윤리 기준을 만들면 체제가 달라도 남북이 가치 좌표라는 게 맞아 떨어질 수 있는 거다.
그렇다면 현재로서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서 이걸 어떻게 돌파해서 이런 얘기를 하겠느냐. 그것은 AI가 필연적으로 남과 북이 생존을 위해서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왜냐하면 일단 남과 북이 물리적으로 땅이 붙어 있다. 협조 안 하려 해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생긴다. 예전에 구제역이라든지 조류독감이 육지를 통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신을 위해서라도 남과 북이 정보를 교환해야 되고 협력을 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워낙에 엄혹한 남북 관계 냉각이 돼 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지나면 우리가 비정치적인 언어, AI로 남과 북의 데이터를 같이 공유하고 정보 교류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단계가 조금씩 구축된다면 AI에 기반한 평화 체제가 구축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AI를 단지 그냥 우리 생활에 편리한 문명의 이기처럼 생각하지 말고, AI가 하나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정부나 학계 이런 데서도 선제적이고 아주 과감하게 남과 북이 협력할 수 있는 그런 대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현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내는 데 대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가 보겠다고 하고 계시다. 이분한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다. 현재 남북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고 하는데 AI가 어떤 돌파구를 줄 수 있다고 보는가?
역사를 보면 남북 관계는 늘 위기 뒤에 기회가 왔다. 그래서 정치적인 문제가 있을 때는 비정치적으로 오히려 더 영역이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AI를 통한 기후나 보건, 재난 대응 같은 공동 시스템이 어차피 불가피하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해서 우리가 통합형 AI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남한의 인구 소멸 위기, 저성장 그리고 북한의 제재와 고립, 봉쇄라는 굉장히 오래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동시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단순히 남과 북의 교류를 떠나서 우리 미래의 비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바란다.
-18~19년까지 네 차례 단독 방북 취재를 하셨다. 북한의 AI 기술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제가 사실 살짝 지켜본 정도로 북한의 과학 기술이라든지 이런 것을 평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가 김책공대라든지 방문 취재를 한 번 한 적이 있고, 또 대동강의 쑥섬에 보면 과학기술전당이라는 북한 과학기술을 집대성한 큰 시설이 있다. 그런 것을 봤을 때 생각보다 우리가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을 저평가했구나. 그리고 많은 자료를 통해서도 평가되고 있지만 북에서는 기초 과학이라든지 수학, 그다음에 소수 정예 중심의 집중 교육에 아주 강점이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예지만 북한 해커들을 얘기하지 않는가? 사이버 능력으로 따지면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고 있는데 어쨌든 북한은 그렇게 수준도 있고 또 바둑 프로그램 대회 같은 것도 드문드문 보도되는 걸로 봐서는 이 친구들이 여기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꽤 창의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우리 한국은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플랫폼 이런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 아닌가. 어떻게 보면 양극단에 있는 두 나라의 기술력이 합쳐진다면 과연 어떤 그림이 나올까 궁금하다. AI, 반도체, 우주, 바이오 이런 분야에서 남북 공동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면 우리가 사는 한머리땅은 세계가 주목하는 혁신 클러스터가 될 수 있다. 이건 제 상상이 아니라 가능한 미래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제가 방북 경험에서 조금 더 소개드리자면, 북한의 보통 사람들도 항상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고,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갈 때마다 느꼈다. 지금 남북 관계에서 가장 큰 난점이 서로 간에 악마화하고 상대를 모르는, 우리한테는 북맹 현상이요, 그쪽에서는 남맹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도 우리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남북문제를 이념의 대립보다는 그동안의 단절된 불통의 문제로. 그래서 저는 AI를 이 불통을 뚫어줄 하나의 통역사와 같은 그런 존재로 인식하게 됐다.
-88년도에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그즈음이 통일 운동이 상당히 거세게 전개될 때다. 문익환 목사님 방북, 임수경 뭐 이렇게 사건들이 있을 때인데 그때 제가 자료집을 내서 수도권에 엄청나게 배포를 했다. 그런데 그 제목이 뭐냐 하면 '거기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요'였다. 너무 모르니까. 우리가 빨갱이다, 이러면 뿔 달린 도깨비로 생각하고 북한 하면 아오지 탄광, 그런 상상만 하고 있었는데, 당시 안기부에서 만든 자료에 따르면 70년대까지 북한경제가 우리보다 앞섰더라.
그렇다고 하더라. 저도 몰랐다.
-'북을 제대로 알아야 된다' 굉장히 중요한 말씀이다.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 노동신문 이런 부분을 소수의 사람만 볼 수 있는 걸 이제 넓히자,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 부분들은 2004년 국가보안법 개정이 실패한 이후에 그 틀에 계속 묶여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 잘못하면 잡혀간다는 생각이 있다. 북에 대한 자료가 어느 정도 풀려 있는지 혹시 아는가?
일단은 제가 해외랑 왔다 갔다 하니까···
-국적이 뭔가?
국적은 대한민국이고 영주권자다. 국내에서 안 열리는 사이트들, 이른바 유해물 사이트로 차단되는 사이트들이 많은데 해외만 나가면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열린다. 그렇다고 그런 것들을 봐봐야 솔직히 재미가 없어서 읽지도 않는다. 어쩌면 이런 걸 보라고 그래도 사람들이 안 볼 것 같은데, 우리는 어쨌든 차단시켜 놓고, 지금 말씀하신 대로 노동신문조차 금단의 서적, 신문으로 돼 있다.
그런데 요즘은 거의 인터넷으로 접근을 하니까 유튜브나 구글 같은 데서 보면 오히려 더 많은 정보가 있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게 굉장히 비현실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통제 방식이다.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께서 이제는 이걸 금지해야 될 만큼 우리 국민들 수준이 낮지도 않은데 이거는 풀자고 말씀하신 걸로 제가 알고, 당연히 그렇게 돼야 되는 것이다. 아마도 북을 경계하는 분들이 있다면 오히려 북의 현실을 더 잘 알 수 있게 만드니까 그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책에서 보면 대표님께서 이재명 정부의 담대한 결단을 언급하셨다. 어떤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말씀드린 대로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해 오고 계신데, 사실은 저 작은 제스처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아시겠지만 문재인 정부도 취임 초기에 80%의 정말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남북 관계에 대한 기대와 희망 때문에 거기까지 올라갔던 거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 결단을 못 내렸다. 그래서 저는 이재명 정부가 그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단 못 내린 부분이 뭐라고 보는가?
나이브 했다고 할까. 미국하고 북한이 풀리기만 하면 우리는 자동으로 될 것이라는 굉장히 수동적인 구조였던 것 같다. 결정적으로 하노이 회담 때, 그 해 연초에 김정은 위원장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조건 없이 풀겠다는 신년 연설을 했었다. 그게 굉장히 중요했던 것이 북한은 계속 미국한테 끌려가는 남한을 보면서 남과 북이 주도해야 되는 일이 저렇게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사실 굉장히 엄청난 조건을 먼저 제시했다.
그런데 제가 알기로 당시 문재인 정부는 2월 말 하노이에서 북미 관계가 분명히 도장을 찍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우리가 괜히 앞서갈 필요 없다, 미국 눈밖에 나서 오버한다는 소리 들을까 봐 그랬던 건데 사실 그렇게 뒤집어질 줄 몰랐다. 북한 최선희 외상이 "미국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그런 얘기를 했지만, 사실 우리도 덩달아서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 연설을 했을 때 우리가 바로 받아서 일단 어차피 북미가 잘 나갈 테니까 선도적으로 개성공단_이건 어차피 미국의 대북 제재하고는 상관없이 박근혜 정부에서 닫았던 거였다. 그래서 그런 점이 너무 아쉬웠다.
-그 논란은 저도 기억난다. 개성공단이 그 제재에 포함되냐, 안 되냐. 그때 뜨거운 논쟁거리였는데 아마 결론적으로는 금방 설명하신 대로 그건 아니었다. 어쨌든 그 해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됐다?
최소한 환영하는 메시지라도 발표했어야 된다고 본다. 그러면 김 위원장이 '남쪽에서도 충분히 같이 할 용의가 있구나. 지금 미국 눈치를 보지만 충분히 의사가 있구나.'라고 해서 하노이가 결렬됐을 때 '그러면 우리 남북이 한
로창현 대표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 단독 방북 취재했다.
번 얘기한 대로 합시다.' 이렇게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당시에 우리가 아무 응답도 안 하고 하노이에서 일종의 뒤통수를 맞고 나니까 남쪽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접고, '미국은 올해까지만 기다려 보겠다.' 2019년 당시 그렇게 얘기했던 거다.
-그래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어떤 담대한 결정을 해야 하나.
이 책에 10개의 담대한 제안, 10개 열쇠를 제시했는데 사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대답 없는 메아리로 응답하라' 즉, 우리 정부가 대답 없는 메아리 전략으로 가라는 거다. 무슨 소리냐면 우리가 어떠한 조치를 해도 북에서는 일단 남한하고는 상종을 안 하겠다, 상대 안 하겠다, 우리 민족도 아니다, 이런 식의 입장이기 때문에 응답은 안 할 수 있다. 저는 그걸 대답 없는 메아리라고 한다.
그런데 지난번에 우리 과거 정권에서 드론 침투, 이러한 것을 우리가 굉장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발표를 했는데 사실 그때 굉장히 고무적이었던 게 저는 북에서 아무런 응답도 안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에 대해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는 응답이 나와서 저는 대답 없는 메아리로 생각했는데 이 정도라면...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이명박 정권 때 했던 5·24 조치라든지 이런 걸 철폐하고, 지금도 시대에 뒤떨어진 악법이라고 얘기되는 국가보안법_사실 국가보안법은 북한을 주적으로 한 것인데 북한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우리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 북한은 괴로운 게 하나도 없다. 국가보안법으로 북한을 잡아 넣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인권 유린에 해당되는 이런 법을 당장 철폐가 아니더라도 철폐하겠다고 선언만 하더라도 북에서는 그 진정성을 생각하게 될 거라는 거다. 그래서 이런 것이 하나씩 하나씩 쌓이면 같이 한번 자리해서 귀 기울일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간단하게 열 가지 제안, 열쇠라고 하셨다. 첫 번째, 국가보안법의 근본적 개정이나 철폐. 금방 말씀하신 대로 대북 적대 정책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거다. 두 번째, 스포츠로서 먼저 문을 열자. 세 번째, 북한은 해외동포권익옹호법을 제정했는데 우리도 이 부분을 전략적으로 우회로 활용하자. 네 번째, 역사 문제. 독도와 대마도, 위안부 강제징용 등 남북이 협업하자. 다섯 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남북 공동으로 등재하자. 여섯 번째, DMZ에 통일평화대학을 설립하자. 일곱 번째, 문화재 환수. 여덟 번째, 인권 문제. 아홉 번째,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 발굴. 열 번째, 철도와 에너지 평화 인프라를 깔아보자.
철도 이야기가 나오니까 18년도 그때는 경의선이 바로 복원되는 줄 알았다. 부산에서도 행사 시작하고, 뚫고, 가스관 이런 부분들도 다 가능한 일로 진행됐던 일이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에 전례가 다 있다, 계산이 아니라 연비다, 이런 말을 하셨다.
예전에 과거 독일의 비스마르크라는 재상이 이런 유명한 말을 했다. "정치가의 책무는 역사 속을 걸어가는 신의 옷소매를 낚아채는 것이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옷소매를 잡는 듯하다가 그걸 잡지 못했고, 저는 이재명 대통령한테 분명히 역사 속을 걸어가는 신의 옷소매를 낚아챌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고 본다.
지금 바늘구멍 하나 들어갈 여지가 없다고 말씀하시는데 사실은 많다. 우리가 안 해서 그렇지.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방금 말씀드린 우리가 자체적으로 행정명령처럼 내린 5·24 조치라든지 이런 것들, 적대적인 정책을 하나씩 풀어나가면 이게 바늘구멍이 생기고 어린아이 주먹만 한 구멍들이 계속 생길 거라 저는 확신을 하기 때문에 하늘이 준 기회를 우리 이재명 대통령께서 꼭 만드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다음에 책에서 트럼프의 마지막 시나리오도 언급하셨다.
그렇다. 사실은 그게 더 중요한데 지금 열 가지 제안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제안이고, 저의 애초의 계획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트럼프한테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주는 그림을 생각했던 거다. 사실 잘 아시다시피 트럼프가 완전히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돈노주의라는 것 때문에 세계가 난리가 났는데 정말 기존의 외교 문법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대책을 세울 수 없는 이런 지경이다.
그런데 저는 역으로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기존 외교 문법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뜻밖의 활로가 열릴 수도 있다. 그래서 트럼프의 미치광이 전략이라든지 실용주의적 속성을 활용한 아이디어를 한번 줄 수 있지 않느냐. 그게 뭐냐 하면 트럼프의 마지막 시나리오, 마지막 꿈에 이런 게 있다. 미국의 사우스다코타주에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새겨진 마운트 러시모어 사진을 한 번쯤 보신 적 있을 거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부터 에이브러햄 링컨까지 4명의 대통령 얼굴상이 있는데 마지막 다섯 번째 자리가 비어있다는 거 아는가?
-그건 몰랐다.
자리 하나가 있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 중에 이 다섯 번째 자리, 한 사람은 나올 텐데 누구냐, 그래서 과거에 오바마 대통령이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이 됐을 때 잠깐 설이 나왔다.
-그런데 안 된 건가?
안 됐다. 왜냐하면 뭐 한 게 없다, 솔직히. 재선은 했지만 큰 업적이.
-특히 남북 관계는 전략적 인내만 했지 한 게 없는 것 같다.
그냥 팽개치고 방관만 했다. 그 당시에 핵무기 줄인다고 해서 노벨 평화상까지 탔지만 핵 감축이 제대로 된 것도 아니고. 어쨌든 5명의 자리에 들어가려면 정말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트럼프가 이 다섯 번째 자리를 노리고 있다. 자기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벨 평화상이 아니라 그걸 노리고 있는가?
그렇다. 평화상은 부수적인 선물이고, 진짜 원하는 건 마운트 러시모어. 사진을 자기 집무실 쪽에 걸어놓은 적도 있고, 그 사람은 내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거다. 그런데 아이디어를 우리가 줄 수 있다는 거다. 이게 바로 북미관계다. 북미관계를 개선하면서 트럼프가 얻을 수 있는 몇 가지만 받아도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남북이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인가?
그렇다.
-이 사람이 피스메이커라고 이야기해 주면 그리 좋아한다더라.
피스메이커가 이란을 공격해서··· 물론 트럼프는 이걸 전쟁이라고 안 하고 작전이라고 한다더라. 자기는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 작전을 할 뿐이다. 이렇게 우기고 있는데 어쨌든 트럼프가 지금 이란 사태가 예상대로 안 끝나기 때문에 출구 전략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이걸 확 전환할 수 있는 요소가 바로 북미 관계이고, 저는 올봄을 주목하고 있다. 일단 트럼프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 방금 들어온 뉴스를 보니까 이란 사태 때문에 한 달 정도 연기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중국이 군함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나오니까.
어쨌든 3월 말이나 4월 열리긴 할 텐데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대북 카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일단 중국까지 오기 때문에 예전처럼 판문점에서 깜짝 만남을 한다든지 뭔가 이런 걸 하고 싶어 하는데 그것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이재명 대통령이 줄 수 있다. 한 가지만 제가 소개해 드리면, 트럼프 스타일에 딱 맞는 아주 기가 막힌 퍼포먼스의 찬스가 있다.
1998년 정주영 회장이 소 떼를 몰고 북에 간 거 기억하는가? 정주영 회장이 과거 젊었을 때 북강원도, 자기 고향집에서 소 한 마리 값을 훔쳐서 남쪽에서 그걸 종잣돈 삼아 성공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내가 고향에 진 빚을 갚겠다 해서 98년에 소 1,000마리랑 자기가 훔친 소 값 해서 1,001마리를 몰고 갔는데, 북한에 '세포등판'이라는 세계 최대의 축산 기지가 있다. 목축장인데 여기에 트럼프가 북미 관계 개선을 하면서 이런 퍼포먼스를 하는 거다.
축산기지를 위해서 미국 소 1,000마리를 기증하는 거다. 그러면서 미국 소 1,000마리를 끌고 트럼프가 직접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목동 차림으로 그 넓은 목축장을 말 타고 가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 봐라. 이게 바로 트럼프가 너무나 원하는 딱 트럼프에 맞는 스타일이다. 트럼프는 안 그래도 북이랑 관계 개선을 하고 싶고, 특히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중의 하나다, 이러면서 꿈을 꾸고 있는데 그런 퍼포먼스를 한다면 아마도 세계적으로 엄청난 전위 예술과도 같은 그런 장면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북미 관계 개선으로 인해서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벤트가 있다면 낙후된 미국 해군의 치욕적인 역사가 담긴 그런 푸에블로호를 북에서 과거에도 북미 관계가 개선되면 돌려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이걸 기정사실화 할 수 있다.
그다음 미국민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전쟁에서 죽은 군인들의 유해를 송환하는 거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금 북한 전역에 아직도 5,000구가 넘는 미군의 유해가 있다. 물론 다 수습은 안 됐지만 지금까지도 북한에서 계속 찾는 대로 수습하고 있다. 그래서 선물처럼 돌려주기도 했다. 지난번 싱가포르 회담 전에도 250구를 조건 없이 돌려줬다. 미국민들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그런 유해들이 돌아오는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인정한다.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해결했을 때 트럼프는 가만히 있어도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까 말씀드린 마운트 러시모어의 다섯 번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기왕이면 우리 이재명 대통령이 귀띔을 해 주셔서 빨리빨리 북미 관계 개선을 하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벌써 그 밑바닥을 깔아놨다. 지난번 피스메이커, 그리고 APEC 왔을 때도 신라 금관을 그렇게 좋아했다더라. 이번에 김민석 총리한테도, 아마 김정은 위원장은 자기하고의 만남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려고 그것 때문에 시간을 할애한 것 같다.
자기 자랑, 자기 과시를 위해서도 자꾸 얘기하는 거다.
2006년 11월 워싱턴에서 소수민족 퓰리처상을 받은 후 힐러리 클린턴에게 축하받는 로창현 대표
-남과 북의 오작교는 해외동포라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이재명 대통령 10대 제안 중에도 해외동포 부분이 있던데, 이건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가?
지금으로서는 거의 유일한 출구라고 할 수 있다. 적대적 두 국가 관계에서 북한이 일종의 상충되는 딜레마에 빠진 게 뭐냐 하면 우리 남쪽에 대해서는 동포라는 개념을 지워버렸다. 그런데 남쪽과 북쪽 동시에 동포인 해외 재외동포. 이 동포들은 과연 같이 무시되는 거냐. 왜냐하면 남쪽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남쪽은 동포도 아니고 우리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게 돼버렸지만 재외동포, 해외동포에 대해서는 2022년 2월 북에서 해외동포권익옹호법이라는 엄청난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의 내용을 읽어보면, 이건 얼마든지 공개된 것이라 읽을 수 있는데 깜짝 놀랄 정도로 해외동포들한테 특권과 특혜를 부여하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에서 내가 무슨 짓을 하든지 다 밀어주는 거다. 사는 집도 만들어주고, 학교도 다니게 하고, 사업을 할 때면 절대적으로. 만약에 이걸 제대로 협조 못하면 북한의 담당 기관, 직원들을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구체적인 조항까지 있다. 이런 정도로 엄청난 특혜를 주기 때문에 사실 재외동포들 입장에서 보면 가만히 있던 사람도 '내가 북한 가서 돈을 벌 수도 있겠는데? 굉장한 대접을 받겠는데?' 이렇게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그해 12월에 북에서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을 해버리면서 이게 내부적으로 굉장히 딜레마에 빠진 거다.
그게 2026년 올해 9차 노동당 대회가 열리면서 거의 정리는 됐다. 저는 사실 9차 당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어떻게든 이재명 정부가 풀어서 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평화적 두 국가 관계로 개선시켜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으로서는 그쪽에서 조만간 헌법에 명문화할 수도 있는 이런 상황이 됐다. 그런데 설사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선언이 되더라도 이 해외동포들에 대한 권익옹호법은 계속 유지할 거다. 그래서 아마도 남한 국민들에 대해서만 차별적으로 동포에서 제외한다든지, 이런 식의 단서가 걸릴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재외동포가 우리를 대신해서 북과의 연결고리, 남북의 오작교를 할 수 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제안들을 책에 넣는 거다.
우리가 남쪽에서도 할 수 있다.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지자체에서도. "그게 가능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은 동포가 그 지역 출신이든, 아니면 그 지역을 대행하든 대신하는 거다. 남쪽에서는 직접적으로 못 가도 남쪽의 도시와 북쪽의 도시, 재외동포가 삼각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어 일단은 북에 들어가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동포들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가서 지금부터 진행한다는 거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모른다. 어느 날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뀔 수도 있는 거다. 그때 가서 갑자기 허둥지둥하지 말고 미리 준비해야 과실도 따먹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건 단지 이재명 대통령과 중앙정부만의 일이 아니라 지방 정부, 나아가 우리 개개인들도 '내가 북한에 연고도 없는데 뭘?' 그런데 대구 출신, 전주 출신, 광주 출신의 사업가 동포들이 북에 가서 뭔가를 할 때 우리 고향과 연관한 사업을 그 지역별 특성에 맞는 이런 것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뭐든지 관심을 갖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새가 모이를 많이 찾는 것처럼 지금부터 준비해야 된다. 그냥 하늘에서 과일이 떨어지기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바늘구멍이 안 보이는 것 같아도 찾아보면 의외로 구멍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생각에서 제가 그런 아이디어를 제시한 거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는 얘기다.
-한편으로 통일의 담론 속에 대마도 반환, 한국해 표기, 시간 주권 등 역사 주제를 넣으셨다. 지금 일본 총리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걸 널리 알려야 된다고 해서 논란이 있고 한데 이게 혹시 민족주의적 감정론으로 비치지는 않겠는가?
그건 민족주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체성 복원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독도와 대마도는 이거하고 경우가 아주 다르다. 독도는 부인할 수 없는, 일본이 절대 찝쩍댈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영토고, 대마도는 적어도 1870년 메이지 유신 전까지는 우리가 더 영향력을 많이 미쳤고, 12세기 일본의 승려가 쓴 책에도 대마도는 조선 땅이다. 그리고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제일 먼저 정벌할 영토를 대마도로 지목하고 거기부터 침략했다. 그래서 사실상 대마도는 잃어버린 우리의 땅이다.
그런데 제가 여기서 대마도를 당장 우리의 영토로 얘기해서 분란을 일으키자는 얘기가 아니라 독도의 대응 전략으로서 저는 '대마도는 한국 땅'이라고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무슨 소리냐면 일본은 독도에 대해 영유권 분쟁 지역화가 제일 큰 목적이다. 그런데 우리는 독도만 건드리면 감정적으로 나온다. 흥분한다. 그런데 제가 미국에서 미국 기자를 만났는데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퍼포먼스 비슷한 걸 야구장에서 보고 저게 무슨 뜻이냐고 해서 제가 설명해 줬더니 그럼 지금 독도는 일본이 갖고 있냐더라. 제가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다 그랬더니 이 친구가 그러더라. "아니, 독도는 너네가 실효 지배하는데 왜 독도를 너네 땅이라고 그러냐. 일본이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가는데 니네가 갖고 있는데 왜 그런 소리를 하냐." 그때 정신이 번쩍 깨더라. 우리가 왜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그렇게 목 놓아 외치지?
이 얘기는 뭐냐, 일본은 독도에 대해서 의도적으로 분쟁 지역화 하기 때문에 독도를 응대하지 말고, 우리는 잃어버린 우리의 땅 대마도를 한국 땅이라고 분쟁 지역화 하는 전략으로 일본과 똑같이 나가는 거다. 그래서 일본이 독도를 떠들면 우리는 두 배 이상 대마도를 떠드는 거다. 그런데 이게 최근까지 근거가 있다. 이승만 대통령이 정말 잘한 것 중의 하나가 대마도가 우리 땅이라고 정부 수립 후에 공식적으로 두 번을 얘기했고, 무려 재임 기간 중 600번을 떠들었다. 그런데 일본이 당시에 어떤 전략으로 나왔냐, 굉장히 긴장했는데 '만약 우리가 같이 맞대응을 하면 이것이 잘못하면 UN에 문제가 돼서 정말 대마도가 조선 땅, 한국 땅이고, 그런 역사적인 기록들이 많이 노출되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절대 대응하지 말자.' 철저히 무시 전략으로 나왔다. 그걸 바로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된다.
우리 독도도 일본의 총리가 또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데 절대 독도는 독도로 얘기하지 말고 대마도, 대마도의 날. 이미 마산창원 조례에 선포가 돼 있다. 6월 19일이 대마도의 날인데 우리는 대마도에 관심이 없다. '독도는 우리 땅, 대마도는 일본 땅'이라고 얘기하는 건 사실 굉장히 착각이다. 노래도 잘못된 거다. 대마도는 잃어버린 우리의 땅이기 때문에 이것을 하나의 대응 전략으로 삼아야 된다. 그래서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 복원의 문제로 제가 설명드렸다.
-시간 주권은 또 뭔가?
시간 주권은 사실 우리가 지금 일본의 시간 속에 살고 있다는 것 아는가? 동경 135도 기준인데 우리는 127.5도다. 정확히 일본하고 30분 차이가 난다. 그런데 대한제국 시절에는 우리가 일본보다 30분 늦었다. 그런데 일제에 강제 합병이 되면서 일본이 일본 시간으로 편입 시켜버린 거다. 그것을 이승만 대통령이 다시 환원했는데 1961년 5·16 쿠데타 이후에 박정희 정권이 이걸 또 일본 시간하고 같이 맞춰버렸다.
-왜 그런 건가?
그건 제가 모르겠다. 미국이 "주일미군, 주한미군이 같은 작전을 하기에 시간이 다르고 불편하다. 작전을 위해서라도 통일이 돼야 된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 그렇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건 우리의 민족적인 자존심이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야 되는 게 정상 아닌가? 그러면 이런 얘기를 한다. 나라들이 다 1시간 단위로 바뀌는데 30분이면 너무 불편한 거 아니냐. 그런데 불편할 게 사실 하나도 없고, 30분이 아니라 45분, 15분 단위로 바꾸는 나라들도 있다. 인도가 그렇고 네팔이 그렇다.
원래 네팔이 인도랑 같은 시간대였는데 사이가 안 좋아서 민족적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일부러 15분을 늦췄다. 이런 나라들이 있다. 그러니까 옛날에는 우리가 점심밥을 12시 반에 먹었다. 그게 사실은 정확한 배꼽시계다. 실제로는 그게 우리한테 12시인 거다. 지금 12시에 먹는 건 11시 반에 먹는 거다. 일본 시간 맞춰서. 기분 나쁘지 않은가? 그래서 언젠가 통일 코리아가 될 때는 이 시간 주권 문제도 (해결)해야 되겠다.
-아까 이야기를 들었는데 한머리땅이 뭔가?
오늘 새로운 용어를 많이 말씀드리는데 저는 '한머리땅'이라는 용어를 쓴다. 눈치채셨을 거다. 한반도라는 말을 쓰는 분들이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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