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2026 보고서에 한국 상위권, 장단점은?

인공지능(AI) 경쟁이 단순 기술 성능을 넘어 투자·인프라·정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는 현지시간 13일 연례 보고서 'AI 인덱스 2026'을 발표하며 이같이...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2026 보고서에 한국 상위권, 장단점은?

[이코리아] 인공지능(AI) 경쟁이 단순 기술 성능을 넘어 투자·인프라·정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는 현지시간 13일 연례 보고서 ‘AI 인덱스 2026’을 발표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가 등장 이후 단기간에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며 산업과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됐지만, 이에 대응하는 정책·평가·인프라 구축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기술 발전 속도의 분야별 차이 역시 주요 특징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최신 AI 모델이 과학 연구와 복합 추론, 수학 문제 해결 등 일부 영역에서는 인간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상 이해, 장기 계획 수립, 실제 환경에서의 작업 수행 등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보이며 기술 격차가 영역별로 불균형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격차 축소를 핵심 변화로 제시했다. 양국의 최상위 AI 모델은 2025년 이후 성능 순위를 여러 차례 주고받았으며, 2026년 기준 격차도 3% 내외 수준으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쟁의 양상은 차이를 보인다. 미국은 최상위 모델과 민간 투자 규모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반면, 중국은 논문 수와 인용, 특허, 산업용 로봇 도입 등에서 앞서는 구조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AI 경쟁이 단순 성능 비교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격차가 뚜렷하다. 2025년 글로벌 기업의 AI 투자 규모는 58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130% 증가했으며, 이 중 미국의 투자 규모는 중국 대비 20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은 정부 주도의 펀드를 통해 장기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어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됐다. 대형 모델 학습에 필요한 전력과 자원이 급증하면서 환경 부담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모델의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수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역시 국가 단위 전력 소비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 영향도 현실화되고 있다. AI 도입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신입 개발자 등 초기 경력군을 중심으로 고용 감소가 나타나는 등 구조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됐다.

기술 투명성 문제도 주요 이슈로 제기됐다. 성능이 높은 최신 모델일수록 학습 데이터와 구조를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강화되며, 주요 AI 기업의 정보 공개 수준을 평가하는 ‘모델 투명성 지수’는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을 종합해 AI 경쟁이 기술 성능을 넘어 투자, 인프라, 인재, 정책 전반이 결합된 구조적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AI 휴머노이드 'KAPEX' 살펴보는 배경훈 부총리 = 뉴시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는 한국이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AI 인덱스 2026 주요 평가에서 한국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에서 한국은 5개로 미국(50개), 중국(30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4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결과다. 또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수는 14.31건으로 2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하며 기술 혁신 밀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산업용 로봇 도입 규모에서 세계 4위에 오르고, AI 도입률 상승 폭에서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산업 현장 전반에서 AI 확산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측면에서는 ‘인공지능 기본법’이 국가 차원의 산업 육성과 신뢰 기반 조성을 동시에 추진한 사례로 언급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조명됐다. 이는 AI 경쟁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와 인프라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미국 등 선도국과 비교할 때 민간 투자 규모가 부족하고, AI 인재 유출이 유입보다 많은 점은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꼽았다. 한국이 일부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경쟁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AI 관련 주요 국제 조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기술력과 인프라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 반면, 인재와 생태계 등 구조적 요소가 약점으로 지목되는 것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전년 대비 9계단 하락한 15위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지식’ 부문에서 8위를 유지하며 기술 기반은 견조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기술’과 ‘미래 대비’ 부문이 각각 크게 하락하며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가 나타났다. 특히 인재 분야는 49위, 해외 고급 인재 유입은 최하위권에 머무는 등 인적 자원 측면의 취약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영국 토터스미디어가 발표한 ‘글로벌 AI 인덱스 2025’에서도 한국은 종합 5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인재와 상업 생태계 부문에서는 각각 10위권 밖에 머무르며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인프라와 정부 전략, 연구 역량 등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화와 인력 기반 측면에서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탠퍼드대 HAI의 ‘글로벌 AI 활력 지표(Global AI Vibrancy Tool)’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여준다. 한국은 연구 성과와 정책 대응, 인프라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상위권에 올랐지만, 미국과 중국과의 점수 격차는 여전히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 투자 규모와 생태계 확장성 측면에서는 선두권과의 차이가 뚜렷했다.

정부 역량을 평가한 지표에서도 특징은 비슷하다. 영국 옥스퍼드 인사이트가 2026년 초 발표한 ‘정부 AI 준비도 지수’에서 한국은 세계 5위를 기록하며 정책 역량과 거버넌스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AI 기본법’ 등 제도적 기반 구축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결과다. 다만 산업 성숙도와 인적 자본을 포함한 ‘개발·확산’ 부문 점수는 상대적으로 낮아, 정책과 실제 산업 경쟁력 간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주요 지표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의 강점을 ‘기술력과 인프라’, 약점을 ‘인재와 생태계’로 지목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정책 대응 측면에서는 빠르게 상위권에 진입했지만, 이를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고속도로 구축 및 독자 인공지능 모델 확보, 인공지능 전환 확산 등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모자란 부분은 보완하면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더욱 강화하여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자리 잡고, 모든 국민이 일상에서 인공지능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