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럼에도 증시 활황에 힘입어 ‘빚투(빚 내서 투자)’ 열기는 식지 않아 금융당국이 경계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종가 기준)는 중동전쟁 여파로 4월 들어 3.31~3.47% 사이에서 움직인다. 이는 지난해 말(2.95%)에 비해 0.36~0.5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회사채(AA-) 3년물 금리 또한 4% 위에서 거래되며 작년 말(3.46%)에 비해 약 0.5%포인트 웃돌고 있다.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일 기준금리 동결(2.50%)을 결정하면서도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비용 측면에서 상방 압력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전망했지만 중동전쟁 발발의 여파로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도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반도체 경기 호조와 추경에도 불구하고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지난 2월의 GDP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일각에서는 성장 둔화 폭이 예상보다 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처럼 에너지 자급도가 취약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나틱시스는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0%로 0.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평가가 박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전망치(1.7%)보다도 0.7%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전년(1.9%)보다 큰 폭 오른 4.2%로 제시했다.
한국 경제는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수입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중동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고, 전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끝나더라도 에너지 공급 정상화는 시차를 두고 진행될 것이기에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 이슈와 관련해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란 사태가 종결된다면 (스테크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다만 에너지 인프라 파괴 등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간다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부인하긴 어렵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중동전쟁 발발 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은 분위기”라며 “대출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에게 1년 전에 비해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시장금리가 많이 올라 만기 연장시 이자 부담 경감이 어려운 점을 설명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도래할 경우 국내 증시의 우상향 흐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근 증시 활황에 편승해 큰 빚을 내 투자하는 ‘영끌’ 투자자들은 이자 부담 증가와 주가 하락의 이중고에 내몰릴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ETF(상장지수펀드) 판매는 지난해 하반기 15.6조원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2월에만 15.1조원 증가하는 등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보험권의 보험계약대출, 여전사의 자동차담보대출 및 신용대출 등도 동반 급증 추세다.
이에 최근 금감원은 ETF, 보험계약대출, 신용대출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금융권에 요청하는 등 ‘빚투’ 경계령을 발동한 상태다. 금감원은 중동상황 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판매동향 및 리스크 요인 등을 적극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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