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57조2328억원…전년비 756.1% 급증
AI 특수로 반도체 호황기…전체 94% 실적 견인
원가 상승·비수기에 고전한 DX…수익성 감소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으로의 확정실적을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2%, 영업이익은 756.1% 증가했다.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DS) 부문이 전사 이익의 90% 이상을 견인하며 실적 ‘퀀텀점프’를 이끌었다. 반도체 사업으로만 3개월간 54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률도 66%에 달하며 엔비디아(65%)를 소폭 넘어섰다.
하지만 가전과 모바일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원가 상승과 비수기 영향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DS 부문의 나홀로 독주가 이끌어 낸 사상 최대 실적이란 점에서 삼성전자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제품 생산에 사활을 걸어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DX은 플래그십 중심 판매 확대와 갤럭시 A 시리즈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8734억원, 영업이익 57조2328억원의 확정 실적을 30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69.2%, 영업이익은 756.1%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85% 급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실적 개선을 이끈 핵심은 DS 부문이다. DS 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에 불과했던 전년 동기 대비 약 49배 폭증했다. AI 메모리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전사 이익의 약 94%가 반도체에서 발생했다. 영업이익률도 66%에 달했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SoC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는 비수기 영향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고성능 컴퓨팅(HPC) 중심 수주를 이어갔다. 광통신 모듈 대형 고객사 수주에도 성공하며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
HBM 경쟁력 강화도 실적 개선의 또 다른 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엔비디아에 6세대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공급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2분기부터는 차세대 HBM 제품인 7세대 HBM(HBM4E) 시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HBM3 우위를 앞세워왔던 시장 구도에 균열이 생기는 지점이다. 현재 SK하이닉스 측은 HBM4E는 내부적으로 하반기 샘플 공급을 준비 중이고 내년 양산 목표를 세웠다. HBM4의 공급 가격은 전작인 5세대 HBM3E보다 30% 비싼 700달러(약 100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물량을 팔더라도 전작보다 훨씬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를 동시에 양산하고 PCIe Gen6 SSD를 적기에 출시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글로벌 빅테크인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주요 고객사를 기반으로 한 HBM4의 공급 물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메모리 다년 공급계약(LTA) 체결 여부와 관련해선 “주요 고객사들은 AI 관련 미래 수요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중장기 물량 확보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당사도 공급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년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사와는 이미 계약을 체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생산 확대도 가속화한다. 평택 캠퍼스 4공장(P4) D램 라인을 늘리고, 신규 5공장(P5) 핵심 설비 공사에도 착수했다. 올 한 해 HBM용 10나노급 6세대(1c) D램을 월 10만~12만장 생산할 수 있는 신규 라인을 확보할 예정이다.
환율 상승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요 통화 강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약 1조8000억원 수준의 증가 효과가 반영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1분기에만 연구개발(R&D) 비용 11조3000억원을 투입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냈다. 부문별로는 DS가 10조2000억원, 디스플레이는 6000억원이다. 올해 연간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은 “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케펙스) 규모를 전년 대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노태문 사장이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행사 직후 국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그러나 DX 부문은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은 신제품 ‘갤럭시 S26’ 출시 효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33% 증가했지만, 원재료비 상승과 시장 경쟁 심화 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2조8000억원에 머물렀다.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은 매출 14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50% 줄었다. VD는 프리미엄 TV 중심 판매와 운영 효율화로 일부 개선됐지만, 생활가전은 원가 상승과 관세 부담으로 개선 폭이 제한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DS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세에 대응해 차세대 GPU·CPU 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3분기부터 당사 전체 HBM 매출의 절반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과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다만 파운드리는 2분기에 계절적 요인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 감소가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비용 상승 압박으로 전반적인 수요 둔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선단 공정 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며 “HBM4 베이스 다이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고, 하반기에는 모바일용 2나노 칩 위탁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DX 부문은 신모델 효과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플래그십 중심 판매 확대와 갤럭시 A 시리즈를 통해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원가 개선과 구조적 효율화, 중장기 조직 경쟁력 강화 등으로 근본적인 사업 체계 개선 추진하겠다”며 “인수합병(M&A)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는 해외 시장 확대, VD는 신규 TV 라인업과 스포츠 이벤트 수요 대응을 통해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과 성수기 대응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변수로 꼽으면서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로 안정적 경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와 IT 제품 원가 상승이 상충하는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며 “차세대 공정 양산과 AI 기반 기술 수주를 통해 사업 구조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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