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다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10년 안에 인간 천재보다 만 배 더 똑똑한 인공지능이 나온다’는 글을 읽고 깜짝 놀랐다. 세상이 변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변하는 것일까? 갑자기 다급해진 마음으로 여러 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하는 독서포럼에서 <세계미래보고서 2026~2036>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고 하였다.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더욱 열심히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고 다음 모임에서도 AI와 관련 책을 선정하여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미래 학자가 쓴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앞으로 10년 안에 도대체 어떻게 변한다는 것인지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은 공장이나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이 아니라,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연구소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경쟁이다. 인공지능을 둘러싼 경쟁, 그중에서도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범용 인공지능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향한 경쟁이다.
AGI의 등장, 인간의 의사결정 구조가 바뀐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인간을 보조하는 도구였다. 번역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에 가까웠다. 이제는 우리 인간처럼 다양한 문제를 이해하고 여러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 (AGI) 시대가 곧 온다는 이야기이다.
인간을 보조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처리할 수 없는 수천, 수만 개의 시나리오를 동시에 생성하고 비교할 수 있다. 기업 경영에서는 AI가 전략 분석과 시장 예측에 활용되고 있다.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해 미래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중 가장 가능성이 큰 전략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점점 변화하고 있다. 전략을 직접 만드는 대신 AI가 제시한 전략을 검토하고 선택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의사결정 권한의 이동을 의미한다.
의료 부문과 교육의 재탄생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대가 되는 분야가 의료 분야이다. 이미 의료 분야에서는 로봇 수술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으며 AI 진단 기술은 특정 질병을 높은 정확도로 발견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로봇은 제조업뿐 아니라 돌봄 서비스, 교육,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것이다. 앞으로 3년 후에는 의사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의학이 발달한다면 우리의 삶도 훨씬 윤택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요새는 친구들 만날 때마다 5년만 잘 버티자고 농담도 한다. 5년 후 정도면 AI로 인해서 의료기술이 많이 좋아질 것 같다.
지금까지 교육의 핵심 목적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AI가 거의 모든 지식을 즉시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 교육의 의미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미래 보고서는 대학의 가치가 지식 자체가 아니라 신뢰와 네트워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이미 세계 여러 대학에서는 단기 집중 교육 프로그램과 산업 연계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평생 학습이 일반화되는 사회에서는 대학이 단순한 학위 기관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다.
직원 10명으로 10억 달러 기업이 가능한 시대
AI가 가장 먼저 바꾸는 영역은 기업 구조다. 이미 일부 스타트업에서는 소수의 인력만으로 거대한 기업을 운영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AI가 코드 작성, 디자인, 마케팅 전략 수립, 고객 대응까지 수행하면서 조직 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보고서는 앞으로 직원 10명 정도의 조직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업을 운영하는 시대가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변화는 기업 조직 구조 자체를 흔든다. 지금까지 기업은 대표와 임원, 중간관리자, 직원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였다. 그러나 AI가 전략 분석과 업무 관리 기능을 수행하게 되면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즉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조직 규모가 아니라 기술과 데이터, 그리고 AI 활용 능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AI가 삼키는 전력,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전쟁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예상치 못한 문제가 하나 등장하고 있다. 바로 전력이다.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며, 이는 곧 엄청난 전력 소비로 이어진다. 하나의 대형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들어가는 전력은 작은 도시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세계 주요 정보통신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전력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해 원자력 발전과 재생에너지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으며, 유럽 역시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AI 경쟁이 결국 에너지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AI 서버의 핵심 부품이며,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은 결국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AI 시대의 경쟁은 단순히 알고리즘을 누가 더 잘 만드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컴퓨팅 파워와 에너지 인프라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는가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결국 남는 질문은 인간이다
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인간사고 체계로 설명이 불가하고, 무엇이든 학습해 스스로 확장하는 지능을 가진 시대는 더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인간 문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다. AI가 인간보다 더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더 빠르게 판단하는 시대가 온다면 우리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창의성, 공감 능력, 도덕적 판단, 그리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처럼 미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다움일지도 모른다. AI로 인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 한동안은 쓸 돈이 없는 상황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길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이스라엘,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여파를 보면서, AI를 통한 변화는 우리의 삶을 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즉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선택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모여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는 기대를 해본다.
글 이코노미퀸 한태숙(한마콤 대표,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사진 픽사베이
슈가한(한태숙)은 한마콤 대표이며 세종대학교에서 호텔관광경영학박사.
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홍보부장,
2019 말레이시아 The Asia HRD에서 “Movers & Shakers” 수상,
아시아 경영대학원에서 MBA,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산업공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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