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리밸런싱·보장성 보험 확대로 7523억... 생보 업황 역풍 속 나홀로 성장
AX 컨트롤타워 신설·3세 경영 본격화... 지주사 전환 속도전 가시화
디자인=김승종기자/이미지=교보생명, 게티이미지뱅크
교보생명이 생명보험업계 전반의 실적 하락세를 거스르며 2025년 7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투자손익의 안정적 관리와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가 동시에 기여한 결과다. 여기에 올 4월 업계 1위 저축은행 SBI저축은행 인수를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 완료하면서, 교보생명의 종합금융그룹 전환 전략이 구체적인 외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생보업계 역풍 속 나홀로 성장... 순익 12.4%↑
27일 업계에 따르면 2025년 교보생명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7523억원으로 전년(6693억원) 대비 12.4% 증가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7632억원으로 9.2%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생명보험사 22곳의 합산 순이익이 4조9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실적의 핵심은 투자손익이다. 2025년 별도 기준 투자손익은 6700억원으로 전년(6714억원)과 사실상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교보생명은 금리 변동 주기에 맞춘 장·단기 채권 교체매매를 단행하고, 금리 상단에서 우량 자산을 선제적으로 편입하면서 투자이익의 질적 구조를 바꿔나갔다. 주식·대체투자 비중도 시장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했다.
보험손익은 3916억원으로 전년(4736억원) 대비 17.3%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을 합한 영업이익은 1조61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 줄었다.
그러나 영업외손익 개선이 전체 순익 성장을 이끌었다. 영업외비용이 2024년 2923억원에서 2025년 1410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영업외손익 적자 폭이 2642억원에서 995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K-ICS(신지급여력비율)는 경과조치 이전 165.66%, 경과조치 이후 225.95%로 금융당국 권고치를 상회하며 건전성 기반도 유지했다.
CSM 6.5조 확보... 건강보험·치매 신상품으로 기반 확립
미래 이익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025년 신계약 CSM은 별도 기준 1조2781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고, 누적 CSM은 2024년 말 6조4381억원에서 2025년 말 6조5110억원으로 729억원 늘었다.
한 해 동안 5880억원이 수익으로 상각됐지만 신계약 유입으로 누적 잔액을 순증 유지한 것이다.
교보생명은 CSM 확보를 위해 보장성 신상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치매간병보험 '교보더안심치매·간병보험'과 3040세대를 겨냥한 건강보험 '교보밸런스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신창재 의장은 2026년 경영 방향으로 안정적인 신계약 CSM 창출, 유지율 개선, AX(AI 기반 디지털 전환) 추진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속대면채널의 질적·양적 성장을 통해 시장 내 지위를 확대하겠다는 방향도 함께 밝혔다.
전사AX지원담당 신설·신중하 상무 총괄... AX 컨트롤타워 체계화
보험 본업 강화와 함께 AX(AI-DX)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교보생명은 연말 정기 인사에서 신창재 의장의 장남 신중하 상무를 전사AX지원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으로 선임하고, 산하에 AX전략·현업AI지원·AI테크·AI인프라담당 등 임원급 조직 4곳을 편제했다.
전사 AX 전략 수립과 AI 추진과제 실행력을 강화하는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구조다.
신중하 상무는 데이터 분석 전문 계열사 디플래닉스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이 현실화될 경우 보험·증권·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핵심 과제로 꼽히는 만큼, AX 역량이 지주사 전환의 실행력과도 직결된다는 평가다.
SBI저축은행 인수 완료...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전환점
이달 초 교보생명은 일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 금액은 약 9000억원이며, 당초 예정한 10월보다 6개월가량 앞당겨 완료됐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5월 지분 8.5%를 선제 취득한 데 이어 41.5%+1주를 추가 확보해 의결권 기준 58.7% 수준의 지배력을 갖추게 됐다.
SBI저축은행은 2025년 3분기 기준 총자산 14조5854억원의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5개 영업구역을 보유해 사실상 전국 단위 영업이 가능한 구조다. 업황이 어려웠던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를 유지한 곳이다.
교보생명은 인수 직후부터 보험금 지급계좌로 SBI저축은행 계좌 활용, 보험계약대출 거절 고객의 저축은행 대출 연계, 퇴직연금 운용상품에 SBI 상품 편입 등의 시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보생명 앱 이용자 298만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이용자 162만명을 합쳐 약 460만명 규모의 디지털 고객 기반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인수의 또 다른 의미는 지주사 전환의 핵심 요건인 수신 기능 확보에 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SBI저축은행 편입으로 이 조건이 충족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자산 5조원 이상 저축은행 5개사를 전국 단위 서민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자산 20조원 초과 시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전환 후보군으로 분류했다. 자산 규모와 영업 기반 면에서 SBI저축은행이 가장 근접한 후보로 평가된다.
신창재 의장의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은 SBI저축은행 경영전략본부 직속 시너지팀 초대 팀장으로 선임돼 양사의 협업 모델 발굴과 디지털·AI 기반 신사업 추진을 맡게 됐다. 교보생명은 당분간 김문석 현 SBI저축은행 대표의 독립 경영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2025년 실적의 질적 개선, AX 전환 컨트롤타워 체계화, SBI저축은행 편입이라는 변화가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 로드맵을 뒷받침하고 있다. 남아 있는 일부 재무적 투자자와의 분쟁 해소, 상장 시기 조율이 이 전환의 속도를 결정할 변수로 남아 있다. [프레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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