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순교자 하메네이’…이란, 장례식 앞두고 ‘내부 결속 다지기’

이란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 준비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순교자 하메네이’…이란, 장례식 앞두고 ‘내부 결속 다지기’

오는 4일 추모 행사에 국가 역량 집중…최대 25만명 수용 준비

‘중재국’ 파키스탄 총리 등 참석 유력…미국과 ‘신경전’은 계속

모즈타바, 아버지 장례식엔 나타날까

이란 시민 수천명이 지난 3월9일(현지시간) 테헤란 엔겔라브 광장에서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 준비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이란 종전 양해각서(MOU)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전쟁으로 숨진 하메네이의 ‘순교 서사’를 부각해 체제 정통성을 강화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이란 IRNA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이란 정부와 각 주는 7월4일로 예정된 하메네이 장례식을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 국가 총동원 수준의 장례 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모스크 중앙 뜰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 대비해 구체적인 인파·교통 통제 방안, 추모 동선, 유의 사항 등을 발표했다. 장례 준비본부장인 하산 하산자데 IRGC 사령관은 이날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몰려오는 대규모 인파를 고려해 전례 없는 역사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를 중심으로 반경 1.5㎞ 이내는 차량 통행이 통제되며, 모스크 인근에 마련된 순례자 센터에서 숙박과 휴식, 예배 등 종교 활동과 의료 서비스가 지원된다. IRGC는 최대 25만명의 인파를 수용할 수 있게 시설을 구성하고 있다.

이란 와나통신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등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참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이란 전쟁에서 숨진 하메네이의 죽음을 순교로 규정하면서 전후 이란 내부의 통합과 결속을 꾀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전 이란 대통령은 IRNA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는 그가 원했던 길, 패권에 맞서 싸우고 국가를 지키는 길에서 순교했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 방송 IRIB 등은 ‘순교한 지도자’라는 오케스트라 연주곡을 장례곡으로 제작해 장례 기간 이란 텔레비전·라디오 방송에서 송출한다.

미국과의 군사적 긴장 상황 등을 고려해 이란은 하메네이 장례식에서 최고 수준의 안전 조치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1989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전 최고지도자와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IRGC 쿠드스군 사령관 장례식에서는 밀집한 인파로 압사와 부상이 속출했다. 전쟁 이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장례 행사에 등장할지도 주목된다.

이 가운데 이란은 종전 MOU 체결 이후 후속 협상을 둘러싸고 회담 날짜와 협상 의제 등에 대해 미국과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향후 며칠간 미국과의 후속 협상 계획은 없다며 도하 회담 일정을 부인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이란 협상팀이 7월1일 카타르와 파키스탄 중재자들을 각각 따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고위급 회담’을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시사한 것과 달리, 이란은 동결자산 해제 문제에 협상 의제를 국한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 전문가 대표단이 이번주 도하에 파견될 예정”이라며 “이번 방문은 MOU 제11조를 포함한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