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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주 곳간 비었는데 교섭 요구만 산더미"···건설업계 '상반기 보릿고...

올해 최대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면서, 2조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 등 굵직한 사업들이 발주 계획에서 빠지거나 하반기로 밀리고 있다. 한 건설사...

"수주 곳간 비었는데 교섭 요구만 산더미"···건설업계 '상반기 보릿고...

공공 발주 70%가 ‘이월 물량’···수장 공백·지방선거 맞물려 일감 가뭄 심화

​​​​​​​노조, 100대 원청사 상대 ‘직접 교섭’ 파상공세···업계 “사업계획 조정 불가피”

건설업계가 연초부터 공공 공사 발주 중단이라는 ‘일감 절벽’과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노무 리스크’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공공 발주처의 수장 공백과 선거 일정으로 상반기 수주 곳간이 텅 빈 상황에서, 노동계는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교섭 압박에 나서며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규 발주 ‘실종’···조달청 공고 70%가 재탕·삼탕 ‘이월 물량’

지난 12일 조달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조기 집행 기조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최악 수준이다. 3월 예정된 100억원 이상 대형공사 공고분(4조1241억원) 중 무려 70%에 달하는 2조8678억원이 제때 발주되지 못하고 넘어온 ‘이월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주 지연은 주요 공공기관의 수장 공백과 6월 초 지방선거 일정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 최대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면서, 2조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 등 굵직한 사업들이 발주 계획에서 빠지거나 하반기로 밀리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달청에 계약 요청이 들어갔다는 소식만 들릴 뿐 실제 공고로 이어지지 않아 입찰할 공사가 아예 없다”며 “지역 업체들은 이미 ‘일이 없어 죽겠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벌써 올해 사업계획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일감 없는데 ‘노조 교섭’ 파고까지

건설사들이 일감 부족으로 인력을 현장에 전환 배치하며 버티는 사이, 노동계는 원청 건설사를 향해 강력한 ‘법적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건설노조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 GS건설 등 국내 100대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공세의 배경에는 지난 10일부터 시행된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있다. 개정법에 따라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원청 시공사를 사용자로 간주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하도급 업체와만 교섭해왔던 노조가 원청사로 직접 화살을 돌린 것이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노조 움직임에 우려가 크다. 원청사가 수많은 하도급 노조와 직접 교섭에 나설 경우, 사소한 쟁점 하나가 현장 전체의 셧다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공사 지연과 실행 원가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도 급격히 줄어드는 어려운 시점에 교섭권 확대를 주장하는 노조 사이에서 건설사만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라며 “상반기 내내 이어질 ‘수주 보릿고개’와 노무 리스크가 겹치며 올해 건설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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