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퍼진 ‘수원 펜타닐 마약좀비’ 영상. 한 남성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서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수원 도심 길거리에서 좀비처럼 비틀거리는 모습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30대 남성이 두 달여 만에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했다.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씨(30대)를 오는 18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함께 약물을 주고받은 지인 B씨(30대)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다.
사건은 지난 6월 2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원시 권선구의 한 버스정류장 부근에서 등이 심하게 굽고 양팔이 축 늘어진 채 갈지자로 걷는 A씨의 모습이 영상으로 찍혀 소셜미디어에 급속도로 퍼져 마약류 투약 의혹이 확산했다.
다음 날 실시된 간이 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이 나오자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지만, 뒤이은 소변 정밀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서 곧 풀려났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A씨의 모발을 정밀 감정한 결과 다시 양성으로 확인돼, 그는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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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이 7월 6일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은닉해 둔 소량의 필로폰을 찾아냈고, 이를 근거로 지난 9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그를 붙잡았다. 다만 이 시점까지는 A씨가 언제 어디서 필로폰을 투약했는지 특정하지 못해, 구속영장에는 ‘소지’ 혐의만 담겼다.
두 달 가까이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온 A씨는 구속된 뒤에야 태도를 바꿨다. 그는 경찰에 “올해 초 해외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있다”고 털어놨다. 다만 국내에서는 필로폰을 투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6월 영상 속에서 A씨가 보인 이상 행동은 필로폰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 때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디지털포렌식 분석 결과, A씨가 B씨의 처방약을 나눠 투약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B씨 역시 향정신성의약품 불법 투약 혐의로 함께 입건됐다.
경찰은 출입국 기록과 국과수 모발 감정 결과를 종합해 A씨 자백의 신빙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필로폰 투약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투약 혐의를 인정한 뒤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를 전반적으로 확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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