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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 병역특례 변화보다 급한 것은 국가관 교육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세계 최고 또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대회이지만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선다.

[수요광장] 병역특례 변화보다 급한 것은 국가관 교육

AG 金딴 축구선수 발언 논란

특례법 제도 손질 필요하지만

개인 성공에 몰입된 선수발탁

국가 가치 가르칠 시스템 부족

이현서 아주대 스포츠레저학과 대우교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은 세계 최고 또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대회이지만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선다. 전 세계 수십억 사람들이 국가대표팀 간의 경기를 시청하고 열광하면서 메가 스포츠이벤트는 그 어떤 것보다 국가관과 국민 정체성을 재형성하게 만드는 문화 학습의 장(場)으로 기능한다.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10월3일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한국팀이 일본팀에게 1대 0으로 이기면서 금메달을 획득하였다.

그런데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중시한 발언과 행동이 도화선이 되어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국내 54개 언론사 기사를 수집하는 빅카인즈 플랫폼에서 ‘병역 특례’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9월 한 달 동안 관련 기사가 20건에 불과했으나, 10월의 열하루 동안 450건의 기사가 쏟아졌다.

‘예술·체육요원 제도(제도)’는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가 현역 대신 자기 분야에서 병역을 이행하도록 하는 보충역 제도로, 1973년 ‘병역의무의 특례규제에 관한 법률(특례법)’에 근거해 도입되었다.

특례법이 1993년에 폐지되고 병역법 체계로 편입되었는데 현재 편입 대상은 체육 분야는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이고 예술 분야는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이다. 입상자가 편입되면 3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 동안 해당 분야에 종사하며 544시간의 공익복무를 이행한다.

그런데 편입 기준이 법령이 아니라 시행령이라서 여러 차례 바뀌었다. 예를 들어 2002년 월드컵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이 대회가 추가되었다가 형평성 논란 끝에 삭제되었다.

최근에 제도에 관해 논란이 가장 컸던 시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였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미필인 특정 선수가 야구대표팀에 선발되자, 그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려고 공정하지 않게 선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 논란으로 선동열씨가 현역 국가대표 감독으로는 처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고, 정부는 관계부처 TF를 꾸려 제도의 폐지까지 검토했지만 결국 제도를 유지하고 공익복무 관리를 강화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2018년과 달리 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장관은 특례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예술·체육요원의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하였다. 국회의원은 법의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를 시대 변화에 맞추어 변화를 주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병역 혜택에 들떠서 몇 명 선수들이 보인 행동 때문에, 이들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거나 이들의 개인 SNS뿐만 아니라 소속팀 게시판에 가서 악플을 쓰며 ‘온라인 괴롭힘’까지 하는 사람들 행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개인 역량을 성장시켜 성공하라고 매 순간 강조하고 있다. 축구선수들은 세계 최고 리그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것을 최상위 목표로 삼고 유소년 때부터 자신을 담금질해 왔다. 이들에게 ‘국가’가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개인적 최상위 목표를 생각하는 것처럼 자주 있었을까?

지도자들은 이런 선수들을 데리고 원팀(one team)을 만드는 동력으로 국가대표라는 자긍심보다 병역 혜택 보상을 훨씬 더 강조했을 것이다. 개인 성공에 몰입된 선수를 국가대표로 발탁한다고 해서 이들이 저절로 자긍심을 갖고 국가에 헌신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선수를 비난하기보다 국가대표 선수단 운영에서 국가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는 교육 시스템이 갖추어졌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에 신경 쓰는 만큼 국가관 교육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현서 아주대 스포츠레저학과 대우교수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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