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의 진한 향기와 먹빛의 울림
운림회 제25회 회원전 ‘수묵법석’ 5일까지 광주미술관
2026년 11월 04일(수) 16:30
고재문 작 ‘봄의 향연’
일반적으로 ‘야단법석’(野壇法席)은 자리가 정돈되지 않아 어수선하고 시끌벅적한 상태를 말한다. 불교에서는 법당 안이 좁아 임시로 야외에 자리를 마련해 법회를 여는 것을 이른다. 오늘날 ‘야단법석’은 문화적, 예술적 관점에서 형식을 탈피해 개성적으로 구현된 장을 의미한다.
수묵의 진한 향기와 먹빛의 울림을 형식과 틀을 벗어나 펼치는 전시가 열린다.
운림회는 제25회 회원전 ‘수묵법석’(水墨法席)을 오는 5일까지 동구 예술의거리 광주미술관에서 진행한다.
고재문, 김성하, 김은자, 문연봉, 민병태, 선재순, 심강식, 양정숙, 양화숙, 임추택, 조정숙, 최일, 황여숙, 김재일, 김미란 등 모두 15명 작가가 작품을 걸었다.
김은자 작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
늦가을에 보는 고재문 작가의 ‘봄 향연’은 다가올 봄의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노랗게 물든 개나리꽃, 유채꽃밭에선 그윽한 향기가 물씬 배어나온다. 만추에 기대하는 새로운 봄은 묵은 것을 모두 털어낸 희망과 여유로 다가온다.
양정숙 작가의 ‘동백꽃 핀 하늘’은 붉은 꽃잎과 어두운 하늘빛을 배경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바람이 불면 푸른 동백나무가지에 탐스럽게 달린 동백꽃의 진한 향기가 밀려올 것만 같다. 추위 속에서도 붉고 선연한 꽃망울을 터트리는 동백은 보는 이에게 인고의 미학을 사유하게 한다.
김은자 회장은 “흰 한지를 붓과 먹으로 채우는 과정은 자신을 비우고 자연과 마주하는 치열한 과정이었다. 때로는 먹물의 농담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붓끝에서 피어나는 묵향에 마음이 정화되는 환희를 느끼기도 했다”며 “관람객들이 수묵법석의 마당에 잠시 머무르며 묵향의 은은한 향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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