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평택아트센터 ‘대형 유치’
음향 강점… 세계적 음악가 무대
‘파질 사이’ 등 굵직한 공연 앞둬
클래식 애호가·입문자 방문 권해
송하백 칼럼니스트
최근 몇 년 사이 경기도의 공연장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충하면서 서울과의 인프라 격차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 및 관련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내 문예회관 52곳 가운데 6곳이 최근 5년 안에 개관했다. 지난 1월에는 평택아트센터와 화성예술의전당이 문을 열었고, 내달 13일에는 시흥아트센터가 첫선을 보인다. 이 가운데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이나 롯데콘서트홀 못지않은 음향을 갖춘 곳도, 지역 공연장의 한계를 넘어 대형 공연을 유치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부천아트센터와 평택아트센터다.
부천아트센터는 2023년 5월 개관한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1천445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304석의 소공연장을 갖췄다. 파이프 오르간을 소장한 만큼 개관 이후 국내외 오르가니스트들을 꾸준히 초청해 오르간 리사이틀을 열고 있으며, 조수미·조성진·다닐 트리포노프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도 이 무대에 섰다. 부천아트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음향이다. 국내에서 음향이 가장 뛰어난 클래식 공연장으로는 통영국제음악당이 꼽히는데, 그곳에서 음반을 녹음하던 연주자들이 부천아트센터 개관 이후 부천을 찾을 정도다. 한 음반사 관계자는 “부천아트센터는 수도권에 있는데다 음향도 뛰어나 연주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최근 유명 소프라노와 첼리스트의 음반도 이곳에서 녹음했다”고 귀띔했다. 부천아트센터의 음향 설계는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구조 설계를 맡았던 영국의 애럽(ARUP)사가 담당했다. 콘서트홀의 경우 소리를 측면 벽에 반사해 풍부한 울림을 만드는 슈박스(ShoeBox·구두상자)형과, 객석이 무대를 감싸 관객과 연주자의 거리를 좁히는 빈야드(Vineyard, 포도밭) 스타일이 혼합되어 전 객석에 소리가 고르게 전달된다.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국내 클래식 전용 공연장 가운데 파이프 오르간을 갖춘 곳은 서울 롯데콘서트홀, 부산콘서트홀, 그리고 부천아트센터 세 곳뿐이다. 부천아트센터의 파이프 오르간은 캐나다의 ‘카사방 프레르(Casavant Freres)’사가 제작했으며, 2년8개월의 제작 기간과 28억원의 설치 비용이 소요되었다. 카사방 오르간의 밝고 부드러운 음색은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의 섬세한 음향과 우아한 조화를 이루며 특히 고음역대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평택아트센터는 서울과 멀리 떨어진 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다. 1천318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305석의 소공연장이 있는 이곳은 클래식 음악 공연을 중심으로 뮤지컬과 대중음악 공연까지 소화하는 다목적 공연장으로 설계되었다. 부천아트센터처럼 잔향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클래식 공연을 하기에 무리 없는 수준의 음향을 구현한다. 특히 대공연장은 피아노와 관악기 소리 전달력이 뛰어나고 맑은 음색을 가진 연주자나 쇼팽 작품처럼 명징한 소리가 핵심인 레퍼토리와 잘 어울린다. 더 큰 강점은 지역 공연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대형 공연을 유치한다는 데 있다. 지난 1월 개관 공연에서 정상급 악단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지휘자 정명훈,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한 무대에 세운 데 이어 조성진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공연을 잇따라 올렸다. 클래식뿐 아니라 한국 뮤지컬 최초로 토니상 6관왕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국립발레단의 ‘지젤’, 가수 최백호의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공연 장르의 폭도 넓다. 개관 당시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로얄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내한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평택아트센터는 해마다 두 차례 대형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열 계획이다.
그동안 서울에 집중된 클래식 공연에 아쉬움을 느꼈던 음악 애호가나 이제 막 클래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입문자라면 한번쯤 두 공연장을 찾아보길 권한다. 부천아트센터의 올해 남은 주요 공연으로는 ‘괴짜’로 불리는 천재 피아니스트 파질 사이의 리사이틀과 헨델 ‘메시아’, 베토벤 ‘합창’ 공연이 있다. 평택아트센터 역시 베토벤 ‘합창’ 공연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손민수의 리사이틀,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국립무용단 ‘향연’ 등 굵직한 공연을 앞두고 있다.
/송하백 칼럼니스트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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