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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송민순 “중국, 이란전쟁 이후 북핵을 ‘부담 아닌 자산’으로 인식”

미국이 벌인 이란전쟁으로 강대국 간 세력권 다툼이 강해지고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세력권을 강화하기 위해 “북핵을 자산”으로 강조하면서 북한 비핵화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송민순 “중국, 이란전쟁 이후 북핵을 ‘부담 아닌 자산’으로 인식”

15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제8회 한반도미래포럼 심포지엄에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란전쟁이 바꿀 국가안보와 국제질서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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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벌인 이란전쟁으로 강대국 간 세력권 다툼이 강해지고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세력권을 강화하기 위해 “북핵을 자산”으로 강조하면서 북한 비핵화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5일 한반도미래포럼이 주최한 ‘이란전쟁이 바꿀 국가안보와 국제질서의 미래’ 심포지엄에서 미국이 과거 베트남 전쟁에서 철군한 뒤 그랬던 것처럼 이란전쟁 이후 해외 개입을 자제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영역에 간섭하지 않는 ‘세력권 질서’가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송 전 장관은 “중국은 미국이 이란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신뢰를 상실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전쟁 와중인 5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직설적으로 대만해협에 대한 결의를 보였고 곧바로 7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동북아에 대한 중국의 세력권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 그런 흐름 속의 중요한 움직임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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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송 전 장관은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의 군사 블록이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런 맥락에서 중국은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북한의 핵 능력을 “짐이 아닌 자산”으로 간주하면서 중국의 국가전략문서나 북-중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 비핵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전 장관은 이란전쟁이 한반도에서 대결적 정세를 더 굳히는 효과를 가져와 비핵화 문제는 논의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들어갔다면서, “의미 있는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더 희박해지고 미국도 이란 전쟁으로 인해 대화의 명분을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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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장관은 이런 상황에 대응할 한국의 전략에 대해 “한반도에서 군사적 안정을 제고하기 위한 긴장 완화와 위기관리 노력은 중요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교류협력을 전제로 하는 ‘평화 공존’을 내세우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위협과 도발을 억제하는 견고한 대응능력을 유지하면서, 불간섭과 불위협을 기조로 한 ‘소극적 평화(차가운 평화)’를 유지해야 하고, 북한 자체의 변화가 초래될 때 비로소 교류와 협력을 통한 ‘적극적 평화(따뜻한 평화)’를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송 전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은 가급적 조기에 전환하는 것이 맞다”면서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의 사기와 능력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시킬 것이고 한반도 정세관리에 있어 한국의 대외 위상도 그만큼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천하의 초강대국 미국도 힘만으로는 굴복시킬 수 없는 나라도 있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게 이란 전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란 전쟁의 여파가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패권을 강화시켜주고 중동의 전략적 지형을 재편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 미국의 동맹체제, 동아시아와 한반도, 나아가 세계 질서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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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웅엽 전 주이란대사는 “이란전쟁은 트럼프의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의 일방적 탈퇴 때문에 벌어진 불필요한 전쟁”이라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이기지 못한 전쟁, 이란 입장에서는 지지 않은 전쟁”이라고 했다. 송 전 대사는 그러면서 “미국은 수천년 페르시아 상인의 협상술과 부딪히면서 세계 역사상 가장 힘든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전 대사는 또 “스몰딜과 협상이 지속되는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에 비해 이란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고 짚었다. 다만 “호르무즈 통항료(수수료)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말라카해협 방식을 원용해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주변국의 주권을 인정하되 이용국들이 자발적 기여를 하는 방식으로 논의하면 포괄적 합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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