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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소아전문병원-대학병원 결합…"가치 기반 교류협력"

소아청소년 필수의료 위기 속에서 지역 소아전문병원과 대학병원이 단순 의뢰·회송 관계를 넘어 교육·연구·행정·IT 인프라까지 공유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에 나섰다. 기존 진료협력병원이 환자 의뢰와 회송 중심의...

소아전문병원-대학병원 결합…"가치 기반 교류협력"

성북우리아이들병원 김민상 원장,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소아청소년 필수의료 위기 속에서 지역 소아전문병원과 대학병원이 단순 의뢰·회송 관계를 넘어 교육·연구·행정·IT 인프라까지 공유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에 나섰다.

기존 진료협력병원이 환자 의뢰와 회송 중심의 연계였다면, 이번 협력은 브랜드 정체성(CI), 교수 위촉, 수련·연구 참여, 패스트트랙, 인증평가·QI·전산 지원, AI 활용 가능성까지 병원 운영 전반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지난달 28일 고려대학교의료원과 전략적 교류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서울권에서 대학병원과 교류협력병원 협약을 맺은 첫 사례이자, 종합병원이 아닌 소아청소년과 단일과 병원이 대학병원과 연계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협약은 단순히 대학병원 브랜드를 공유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지역 소아전문병원이 현장에서 축적한 임상 경험과 대학병원의 교육·연구·운영 역량을 결합해 소아청소년 전달체계를 다시 설계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 김민상 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진료협력병원은 여러 대학병원과 맺고 있었지만, 교류협력병원은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며 "브랜드 CI부터 패스트트랙, 행정, AI까지 병원 운영 전반을 공유하는 것이 교류협력"이라고 말했다.

우리아이들병원-고려대학교의료원 교류협력 CI. 제공=우리아이들의료재단

상징적 변화 중 하나는 브랜드 CI 적용이다. 우리아이들병원은 고려대학교의료원 교류협력 CI를 병원 브랜드에 반영하기로 했다.

김민상 원장은 "고려대학교를 상징하는 색상과 디자인 요소를 병원 브랜드에 반영했고, 저작권이 등록된 색상과 폰트도 고대의료원 허락 아래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단순 로고 사용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의료진 교수 위촉 역시 이번 협약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우리아이들병원 의료진은 고대의료원 교류협력 교수로 참여하게 된다.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정성관 이사장은 "병원 추천만으로 모두 위촉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전문의 취득 이후 경력과 임상 경험 등을 기준으로 교수·부교수·조교수·임상조교수 직급이 부여된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 위촉은 단순 직함 부여가 아니라 교육과 연구를 함께 수행하는 개념"이라며 "논문 작성과 공동연구, 국책과제 참여까지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교육 분야에서는 의대생 실습을 넘어 인턴·레지던트 수련 연계도 추진된다. 우리아이들병원은 현재 의과대학생과 간호대학생 대상 임상실습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수련의·전공의를 포함한 다기관 교육 네트워크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2차 전문병원 중심의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향후 소아 필수의료 인력 기반 확대에도 힘을 보탠다는 구상이다.

연구 분야에서는 대학병원과 지역 소아전문병원이 서로 다른 강점을 결합하는 방식이 추진된다. 대학병원은 연구 인프라와 전문 연구체계를 제공하고, 우리아이들병원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축적한 임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조다.

정성관 이사장은 "대학병원은 실험적 데이터와 고난도 임상연구가 강점이라면, 우리 병원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축적된 임상 데이터와 다양한 증례 경험이 강점"이라며 "서로 다른 장점을 결합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차 병원에서 본 특이 사례가 이후 대학병원에서 어떤 진단으로 이어졌는지, 해외 유사 사례는 있었는지 등을 연구할 때 대학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반대로 대학 입장에서도 우리 병원이 축적한 방대한 임상 경험과 진료 사례를 통해 실제 현장 기반 연구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우리아이들병원은 고려대학교의료원과 다양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과 함께 '연속적인 소아청소년 질환 통합 관리를 위한 실증 기반 디지털 홈스피탈 플랫폼 구축' 연구를 수행했고, 독감백신과 수두백신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진료 연계에서는 패스트트랙 고도화가 추진된다. 기존에도 양 기관 간 의뢰·회송 체계는 운영돼 왔지만, 앞으로는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의뢰한 환자를 보다 신속하게 연결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양 기관은 진료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의뢰·회송을 이어왔다. 우리아이들병원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 진료의뢰·회송 건수는 2025년 약 300건, 2026년 현재 약 100건 수준이다. 성북우리아이들병원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간에도 2025년 약 120건, 2026년 현재 약 60건의 진료의뢰·회송이 이뤄졌다.

행정 분야 교류도 포함된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전문병원 지정과 인증평가 과정에서 행정 역량을 축적해 왔지만, 대학의료원 차원의 규정, QI, 감염관리, 환자안전, 전산, 행정교육 등을 접목해 운영 체계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의 중심에는 '가치 기반'이라는 방향성도 놓여 있다. 정성관 이사장은 고대의료원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우리아이들병원이 지역사회에서 이어온 소아청소년 진료·사회공헌 활동이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시설 확충이나 의료진 충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실제 환자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라며 "병원 신축이나 시스템 정비 역시 결국 환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아이들의료재단은 이번 협약이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 편입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진료 분야에서는 기존 대학병원들과의 협력도 그대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이번 사례가 소아청소년 필수의료 분야에서 지역 소아전문병원의 역할을 다시 설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전문병원이 역할을 나누고 환자를 다시 연결하는 구조가 의료현장에서 작동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정성관 이사장은 "의료진들도 교수 위촉에 따른 책임감을 갖고 환자를 더욱 안정적으로 진료하려는 분위기"라며 "앞으로는 우리 병원에서도 보다 많은 환자를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원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양측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라며 "가치 기반 교류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이번 협약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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