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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소부장 레이더] 보복소송 vs 기술탈취···한미·한화, 날선 법정공방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법정 격돌이 마침내 시작됐다. 양측은 첫 공판부터 특허 침해 여부와 소송 정당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한미반도체 "적반하장식 보복 소송" 한미반도체는 2024년 12월...

[소부장 레이더] 보복소송 vs 기술탈취···한미·한화, 날선 법정공방

/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핵심 장비인 TC본더 시장을 둘러싼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법정 격돌이 마침내 시작됐다. 양측은 첫 공판부터 특허 침해 여부와 소송 정당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한미반도체 "적반하장식 보복 소송"

한미반도체는 2024년 12월 한화세미텍이 TC본더 특허 기술을 도용해 제품을 설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이 재판은 한화세미텍 측의 자료 미제출 등으로 1년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첫 공판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9일 오전 제63민사부 심리로 열린 재판은 한화세미텍이 한미반도체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이다.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10월 한미반도체 TC본더에 탑재된 부품 중 일부가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문제 삼았다.

한미반도체가 제기한 사건과 달리 한화세미텍이 원고인 이 소송은 빠른 속도로 진행돼 이날 첫 공판이 열린 것이다.

한미반도체 측 변호인단인 법무법인 세종은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소송은 한미반도체가 먼저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적반하장식 보복 소송"이라며 "한화 측이 제기한 특허 침해 주장은 비침해가 명백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미반도체 듀얼TC본더 '그리핀' / 사진 제공=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TC본더 특허 3종 침해 주장

원고 한화세미텍의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한미반도체가 TC본더 핵심 특허 3종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미반도체의 듀얼 TC본더 장비인 그리핀·드래곤이 플럭스 도포 검사 및 평탄화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손해배상금 10억원과 해당 설비의 폐기를 요구했다.

HBM은 많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구조로 칩과 칩 사이를 열과 압력으로 정밀하게 연결해야 한다. 이 공정을 수행하는 장비가 TC본더다. 연결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플럭스(Flux)는 산화물을 제거하고 접착력을 높이는 보조제다.

플럭스 도포가 잘됐는지 확인하는 '조명광'에 대한 특허 침해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한화세미텍은 한미반도체가 검사 과정에서 400~500nm(나노미터)에 해당하는 청색광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홍보 영상 등을 보면 청색광을 검사 장비에 활용하고 있음이 명백하게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한미반도체는 청색이 아닌 백색광만 사용 중이라고 반박했다.

한화세미텍 측 변호인단은 "400~500nm 구간에서 청색광을 제외하고 백색이 나오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구체적인 소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화세미텍 TC본더 /사진 제공=한화세미텍

글로벌 TC본더 점유율 변화 분수령

시장에서는 이번 소송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기싸움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최대 격전지인 HBM 공급망을 변화시킬 변수로 해석한다. 현재 TC본더 시장은 한미반도체가 독보적인 점유율로 선도자 지위를 유지 중이다. 후발 주자인 한화세미텍이 맹렬하게 추격하는 양상이지만 큰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TC본더 소송전 결과에 따라 한미 및 한화는 제조 및 판매 금지라는 치명적 리스크를 안는다. 한미반도체가 승소할 경우 TC본더 독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계기가 된다. 반면 한화세미텍이 앞선다면 기술 정당성 및 신뢰성을 입증해 한미반도체의 시장 지배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 향후 수주 및 일감 확보에 재판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한미반도체 측은 "한화세미텍 주장은 기술적 실체 없이 추측에 의존한 주장을 펴고 있다"며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한 사안인 만큼 진실을 밝혀 시장 혼란을 잠재우겠다"고 승소를 자신했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우리의 기술력은 오랜 연구개발로 확보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시장을 교란하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기술 침해 행위에 대해선 법적 절차를 통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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