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현금배당 아냐, 중기 수출 교두보 마련 위한 글로벌 재투자"
사진=쿠팡
쿠팡 한국 법인이 지난해 매출 4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처음으로 모회사 쿠팡Inc에 1조4600여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대만 로켓배송 등 글로벌 성장사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1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별도 기준)에서 지난해 매출이 41조8984억원으로 전년(36조1276억원) 대비 16%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조6368억원으로 전년보다 27.6% 늘었고, 순이익은 1조4868억원으로 89.4% 급증했다. 다만 이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한국 사업에 국한한 수치다.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 등 글로벌 성장사업을 포함한 모회사 쿠팡Inc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345억3400만달러(49조1197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4억7300만달러(6790억원)를 기록했다.
배당 재원은 과거 유치한 해외 투자금…주주 현금배당과 무관
이번 중간배당(1조4659억원, 보통주 1주당 502만원)의 재원은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이 아니다. 과거 쿠팡Inc가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해 한국 법인에 유상증자로 보낸 주식발행초과금(자본금 초과 투자금)의 이익잉여금 전환분이 재원으로 활용됐다. 쿠팡은 작년에 주식발행초과금(6조2159억원)으로 누적 적자(3조4650억원)를 해소하고 나머지 2조7509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바 있다.
쿠팡은 "이번 배당은 쿠팡Inc 주주(투자자 등)를 위한 현금배당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중간배당금은 글로벌 투자를 위해 쿠팡Inc 법인에 보낸 것으로, 개인·기관 주주에게 지급되는 게 아니라는 취지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Inc는 올 초 연례보고서에서 "과거부터 주주 배당을 선언하거나 지급한 적이 없고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과거 한국 법인에 사업 투자 목적으로 출자해 형성된 자본을 본사 차원에서 재배치하는 구조로, 기업의 자본 배분 방식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사진=쿠팡
대만 로켓배송 4분기 세자릿수 성장…한국 중기 1만곳 수출 확대
이번 중간배당금의 주요 용처는 대만이다. 인구 2300만명, 유통시장 규모 200조원에 달하는 대만에서 쿠팡은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 등 성장사업 투자 규모는 9억9500만달러(1조4137억원)로 전망치를 웃도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쿠팡Inc는 올해도 9억5000만달러~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고했다. 지난 4분기 대만 로켓배송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세자릿수(100% 이상) 성장을 기록했으며, 최근 타오위안에 네 번째 풀필먼트센터를 완공하고 중남부 지역으로 물류망을 확대해 대만 전체 지역의 70%까지 로켓배송을 확장할 예정이다.
대만 투자는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교두보 역할도 한다. 현재 K뷰티·식품 등 국내 중소상공인 1만곳 이상의 수출을 지원 중이며, 지난해 주요 K식품·뷰티 업체들의 현지 매출이 4~5배 이상 성장한 사례도 다수다. 대만 내 쿠팡 입점 업체의 거래액은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는 지난 8일 충청권 중소상공인들을 만나 "대만 수출 확대를 포함한 해외 판로 확장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도 확대…직고용 9만명, 삼성 이은 고용 2위
글로벌 투자와 함께 국내 투자도 지속 확대한다. 쿠팡은 창립 이후 한국 물류 인프라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추가 3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이행 중이며, 2027년 전국민 로켓배송을 목표로 경북 김천·충북 제천·경기 이천·부산·울산 등 5곳에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직고용 인력은 2017년 1만3450여명에서 올해 1월 9만768명으로 7배 가량 늘어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고용 2위 기업에 올라섰다. 지난달에는 경북 안동·전북 군산 등 전국 인구감소지역 30여개 시군구에 새벽배송을 추가 런칭했다.
쿠팡은 "국내 지역 물류 인프라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해 9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인구감소지역을 포함한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와 빠른 배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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