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매매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이 자진 사퇴하면서 수억원의 시민 혈세를 들여 다시 선거를 치르게 됐다.
공직선거법 277조는 지방의회의원 재·보궐선거의 관리와 실시에 필요한 경비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규모 등을 반영해 비용을 산출한 뒤 통보하면 해당 지자체가 이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내년 4월 예정인 재·보궐선거에서 만약 지역 내에서 시의원 선거만 치러야 한다면 관련 비용은 모두 층북 청주시 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아직 정확한 선거 비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장 최근 시가 단독으로 치른 보궐선거 사례를 보면 6억원이 넘는 예산이 쓰였다.
2023년 4월 고 한병수 의원의 사망으로 치러진 상당구 나 선거구 보궐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선거 관리경비 6억2617만5000원과 선거인명부 작성 등을 위한 자체 선거 관리경비 4347만8000원 등 모두 6억6965만3000원이 투입됐다.
이번 보궐선거 역시 수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용을 원인 제공자인 최 전 의원에게 부담시킬 수는 없다.
공직선거법상 재·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에게 선거 비용을 부담시키거나 지방자치단체가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서다.
이 때문에 선출직 공직자의 범죄나 당선무효 등으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선거 비용을 시민이 부담하는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됐다. 국회에서도 원인 제공자나 공천 정당에 선거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흐지부지됐다.
최 전 의원이 재직 기간 의정비를 수령하고 선거비까지 보전받게 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20일 최 전 의원에게 의정 활동비 77만원과 월정수당 153만원 등 세전 230만원을 지급했다. 임기 16일분을 날짜로 계산한 금액이다. 시의회는 지급 제한 여부를 검토했지만 '청주시의회 의원 의정 활동비 등의 지급에 관한 조례'상 지급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
최 전 의원이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선거에 출마했지만 선거비용 보전 제한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보전 제한 사유가 선거범죄나 정치자금법 위반 등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약 4000만원의 선거 비용을 보전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개인의 비위로 발생한 보궐선거 비용은 물론 의정비와 선거비까지 모두 시민 혈세로 충당되는 셈이다.
충북여성연대는 최 전 의원에게 의정비 반납과 선거비 보전 신청 철회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 “ 16일의 재직 기간 동안 발생한 약 230만 원의 의정비를 시민의 혈세로 고스란히 챙겨갔다”라며 “구속 상태가 아니라는 허술한 조례의 맹점을 악용해 일당을 챙긴 것은 시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당에서 제명되고 시민들에게 지울 수 없는 모욕감을 안겨준 자가 선거 비용까지 세금으로 돌려받겠다는 것은 염치없는 행위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공천 실패를 공식 사과하고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부적격 후보 부실검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라며 “ 향후 재·보궐선거로 인한 예산·행정력 낭비에 대한 책임을 시인하고 시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시의회에는 비위 의원에 대한 의정비 지급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할 것과 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에는 선거 비용 보전 제한 사유를 보완하는 등 제도적 허점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박장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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