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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과급 전쟁 나선 노동자들…'로봇 대체' 고용 불안 자초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선보이면서 연간 3만대를 양산할 수 있는 생산 거점을 미국에 마련하고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는...

성과급 전쟁 나선 노동자들…'로봇 대체' 고용 불안 자초

2024년 삼성전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 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성훈 기자 |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성과급 갈등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후조정이 결렬되며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카카오, LG유플러스, 현대차 등 산업계 전반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카카오·LG…노사 갈등 전선 확대

20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이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노위는 “중노위는 20일 삼성전자 노사에게 조정안을 제시했다”며 “조정안에 대해 노측은 수락했고, 사측은 수락 여부에 대해 유보라고 말하며 서명하지 않아 2차 사후조정은 불성립됐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로부터 시작된 성과급 갈등은 삼성전자를 거쳐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창사 14년 만에 첫 전면 파업을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달 28일부터 4주째 쟁의행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 5곳의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됐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와 HD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그룹 등 노조들이 영업이익의 10~3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전 산업계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1인당 격려급 3000만원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6.2% 임금 인상안을 고수해 지난 3월까지 13차례 진행된 교섭 끝에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지난 8일에도 노동부 중재로 3자 대화가 열렸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준법 투쟁에 돌입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임금 8% 인상과 생산성격려금(PI)·성과금(PS) 평균임금 산입, 호칭 하한 연봉제 신설, 성과급 영업이익 30% 지급이다. 사측은 평가등급분을 포함한 3.0% 인상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노사는 오는 21일 4차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과 현대차그룹, 카카오 노조 등도 각각 영업이익의 30%, 30%, 13~15%씩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면서 산업계 전반이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되며 카카오 그룹 내 도미노 파업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오는 2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어 아직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계열사 4곳이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본사의 조정이 결렬되고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면 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노사간 동의하에 조정기일이 연장됐으며 회사는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사진=한국금융경제신문

◆‘더 달라’는 노조, 기업이 로봇으로 눈 돌리는 이유

이처럼 산업계 노조 전반으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번지면서 일각에서는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 인건비화에 따른 기업 재무 부담 급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올해 예상 성과급 재원은 약 45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37조7000억원을 뛰어넘는 액수이자, 올해 R&D·시설투자에 투자하기로 한 110조원의 41%에 달하는 수치다. 지나친 성과급 요구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현재의 분배로 잠식하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과도한 요구가 인공지능(AI)의 도입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선보이면서 연간 3만대를 양산할 수 있는 생산 거점을 미국에 마련하고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한 바 있다.

아틀라스의 대당 가격은 자동차 제조 근로자 약 2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13만달러(약 2억원)다. 2년만 운영하면 구입비를 회수할 수 있는 데다 갈수록 생산비용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임금 인상 요구나 파업 요구도 없는 만큼 추가적인 비용 상승 우려도 덜 수 있다.

생산 현장 인력 대비 월등한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 만큼 고용 불안을 우려한 현대차그룹의 발표 당시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도 들여올 수 없다’고 반발한 바 있다.

결국 성과를 나누려는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가 결과적으로 고용 불안을 자초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임급협상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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