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직원의 과반을 확보한 거대 노동조합이 탄생한 가운데, 내달 총파업으로 최대 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0조원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통해 인재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성과급 요구로 인해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17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이번 지위 확보와 동시에 내달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하며 사측을 상대로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섰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결기대회를 연 뒤,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액수가 20조원에서 최대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300조원대임을 고려할 때, 하루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다.
노조가 파업이라는 강수를 둔 배경에는 성과급 제도에 대한 불만과 인재 유출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노조 측은 삼성전자가 내년 글로벌 영업이익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에 걸맞은 투명하고 정당한 보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4개월간 200명이 넘는 직원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사례를 언급하며, 인재 확보를 위한 보상은 비용이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임을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와 주주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장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고, 과도한 보상 요구가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사측은 협상 과정에서 노조 측에 국내 1위 실적을 거두면 영업 이익의 10% 이상을 재원으로 사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 경쟁사 이상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받는 성과급은 기준 평균 연봉의 600% 해당하는 수준, 1인당 평균 5억4000만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노조 내부의 도덕성 논란도 과제로 남았다. 최근 사내에서 불거진 '노조 가입 여부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일부 조합원의 잘못을 인정하며 "회사가 수사 의뢰를 한 만큼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사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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