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 먹는 한식은 우리에겐 참 단순한 밥일 뿐이지만 그속에 숨은 저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한식에는 감칠맛이란 것이 있는데,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이것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단적인 예로 외국인 중에서 한식을 맛보고 한식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이 드물어요. 물론 세계 어느 나라 음식이나 다 고유의 매력이 있고, 한식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는 음식도 많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것으로 프랑스 요리나 중국 요리, 파스타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요리 등은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할 정도라 명성이 드높지요. 그러나 한식 맛을 본 사람은 한식의 독특한 매력에서 해어나오기 어렵기에 한식의 인기도 보통 수준이 아닙니다.
간단한 예로 가장 대표적인 현대 한식의 맛인 삼겹살을 들 수 있지요. 많은 나라가 돼지고기를 먹는데다 삼겹살은 영어로 베이컨(bacon)이란 말이 있듯이, 돼지의 한 부위로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삼겹살을 바로 숯불이나 하다못해 가스불에라도 얹어 구워버리면 그 자체로 스테이크는 명함도 못 내미는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단순한 고기구이일 뿐인데 왜 그럴까요?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먹는 부위이고 조금도 특별하지도 않은데 왜 특별한 맛을 가지게 되는 걸까요? 정답은 없고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한국인이 열광하는 맛이며 외국인도 다 좋아하는 맛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삽겹살은 구워서 소금에만 찍어 먹어도 그냥 엄청나게 맛있습니다. 왜 다른 나라 사람은 이렇게 단순한 시도를 이제까지 왜 안 했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렇게 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들이 왜 아직까지 이 맛을 찾지 못했는지, 그리고 왜 베이컨은 오만가지 가공을 다 했는데도 그 맛이 안나고 그냥 짜기만 한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아무 것도 넣지 않아도 그냥 맛있는 삼겹살을 시작으로 별 양념 하지 않아도 맛있는 닭백숙이나 수육 등도 놀랄 만한 맛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음식 맛의 조화로움에 우리가 늘 먹는 대수롭지 않은 반찬들과 무엇보다 숨은 공신인 김치가 숨어 있습니다. ‘김치 없인 못 살아’가 우리의 입버릇이듯, 삼겹살도 백숙도 된장찌개도 국밥도 김치가 곁들여졌을 때 화룡점정으로 조화로운 맛의 완성입니다. 그 맛을 우리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 우리의 자랑 K푸드의 세계화입니다.
김장 문화로 대표되는 김치도 알고 보면 정말 과학적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시사철 없는 채소가 없는 요즘에도 한국인은 여전히 김장을 합니다. 이제는 번거롭고 불편할 수도 있는 그 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겨울철에 배추와 무 등 김치의 재료가 가장 맛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겨울에 담그는 김장김치는 너무나 아삭하고 맛있으며, 시간이 지나 신선함이 줄어들고 발효된 맛이 깊어지면 그때는 김치찌개나 볶음, 찜, 전 등 다양한 요리가 되어 식탁을 빛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사시사철, 다양하게 먹는 김치의 본질입니다. 그리고 그런 다양한 맛을 가진 김치를 전세계인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기무치나 파오차이 등으로 김치를 자기 것이라고 우기려는 이유가 김치의 인기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게다가 이제는 우리의 일상 음식이 더더욱 세계로 뻗어나갑니다. 불고기, 비빔밥 등 1세대 K푸드 아이돌에 이어 이제는 떡볶이, 김밥, 잡채, 순대 등 부담 없는 음식과 더불어 치킨, 짜장면, 부대찌개, 돈까스 등 퓨전 한식에 라면, 만두, 핫도그, 완자 등 인스턴트 즉석식품까지 그 맛을 인정받았습니다. 모두가 다른 나라 음식에는 잘 없는 감칠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음식 자체도 괜찮고 한 상이 어우러지는 푸짐한 맛도 있는 한식은 빠지는 데가 없습니다.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면 한식을 그리워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외국에 태어나 살다가 한국에 와서 한식을 접한 외국인들이 고국에 가면 한식이 그리워져서 견디기 힘들다는 믿지 못할 에피소드를 자주 접합니다. 한식이 고국의 맛보다 더 낫다는 것입니다. 부대찌개에 빠진 미국인, 감자탕에 홀릭한 프랑스인 등이 흔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양의 식탁은 대부분 하나의 요리 중심으로 나눠 먹는 건조한 식탁인데 반해 우리의 밥상은 밥과 어우러진 많은 요리들을 한상 차려 먹고, 국밥 같은 한 그릇 음식을 먹을 때도 최소한 김치는 곁들이는 반찬 문화다보니 뭔가 푸짐하고 넉넉하고 든든한 느낌이 들어서 한번 겪어 보면 너무나 좋아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뭔가 제대로 먹었다는 기분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식사의 기분을 한식이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그 넉넉함과 감칠맛이 있는 한식은 앞으로도 더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누구나 한 번 맛보면 사람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맛있음이나 만족의 기분을 채울 수 있거든요. 한식은 그러기에 충분합니다. 어느 외국인인들 한식 맛보고 별로다, 마음에 안 든다 하는 사람을 거의 못봤습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영역은 있어도 뭐라도 하나는 맛있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수없이 봤습니다. 그런 한식을 우리는 매일 먹고 있으니 정말 ‘국뽕’이 차오를 수밖에 없겠죠?
퓨전한식도 참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인기를 얻고 있는 마라탕은 중국 요리이지만 원조와는 다르게 한국식으로 변형되어 원래 먹지 않는 국물까지 즐기는 요리 형태가 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국물이 너무 짜서 먹지 않고 건더기만 건져 먹는 형태였는데, 우리는 국밥 문화의 영향으로 국물에 밥이나 국수 등을 말아먹게 되니까, 국물을 너무 짜지 않게 만드는 식으로 변형되었습니다. 이렇게 한식은 형태도 방식도 열려 있는 개방적 문화입니다.
너무 먹는 이야기를 많이 해서 배가 고파지네요. 한국인은 밥심이고, 가장 한국적인 한식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니까 오늘도 김치로 대표되는 한식을 즐겨볼 준비 되었나요. 김치볶음밥에 김치찌개에 배추김치까지 야무지게 먹는 진짜 ‘김치스타일’ 한국인을 보여줄까요? 굳이 거창한 애국심 필요없습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상이 세계로 뻗어가는 것이 바로 애국입니다.
대구월배초등학교 교사 김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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