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 연합뉴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예언자’로 불리는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스페이스X의 가격 거품을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헤지펀드 사이언자산운용을 이끄는 마이클 버리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소식지에서 “나는 현재 스페이스X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 숏(공매도)도 아니고, 롱(매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버리는 스페이스X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다양한 옵션 전략을 검토했지만 결국 실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2028년 12월 만기 풋옵션의 경우 행사가격 100달러 기준 계약당 약 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며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옵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버리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3조달러(약 4537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현 상황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실제 사업 규모와 비교하면 현재 몸값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페이스X는 연 매출이 200억달러(약 30조252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우주기업”이라며 “틈새 통신기업이자 골치 아픈 사회관계망서비스 기업이고, 결국 ‘코어위브의 마이너 버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와 비교하며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은 비상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상장 후 사흘 만에 버크셔 해서웨이의 2.5배가 됐다”며 “버크셔는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두 명의 투자자가 수십 년 동안 고통스럽게 쌓아 올린 기업”이라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그윈 샷웰(앞줄 오른쪽 두번째) 스페이스X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브렛 존슨(앞줄 가운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전략인수부문 사장이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기념하며 회사 경영진과 함께 개장 벨을 울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버리의 경고와 달리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와 토스증권을 포함한 11개 증권사를 집계한 결과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한 지난 12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1조2346억원(8억851만달러·환율 1527원)을 순매수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같은 날 개인투자자들은 스페이스X 주식 8억3462만달러어치를 사들이고 3869만달러어치를 매도했다. 순매수 규모는 약 7억9593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스페이스X 상장 첫날 하루 동안 국내 투자자들이 1조원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셈이다. 같은 날 해외주식 순매수 2위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2493만달러)의 30배를 웃도는 규모다.
한편 버리는 최근 기술주 전반의 과열 양상에 대해 경고음을 내고 있다. 지난주 구독형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에 올린 글에서 근래 시장 상황을 “끔찍한 교통사고가 발생하기 몇 분 전의 현장”에 비유하며 “시장에서 가장 과열된 종목들을 매도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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