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올 상반기 서울에서 준공된 아파트 물량은 반토막 나고, 월세가격은 5% 가까이 오르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당장 살 수 있는 집’이 계속 줄고, 실거주 의무는 강화되며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준공(입주) 물량은 1만2251가구로, 작년 상반기(2만9420가구)보다 5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준공 물량이 52.1%(3만1618→1만5160가구) 줄어든 것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준공은 바로 들어가 살 수 있는 물량을 의미하는 만큼 임대차 물량과도 직결되는 지표다.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이 1년 사이 반토막 나는 동안 실거주 의무 강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임대차 물량이 감소할 요인들도 추가되며 월세가격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99.31에서 올해 6월 103.90으로 4.59포인트 올랐다. 상반기에만 4.62% 상승한 것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하반기 이후 22개 반기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해 하반기 상승률(2.84%)보다도 1.78% 포인트 높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서는 광진구가 7.88%로 가장 많이 올랐고, 노원구(7.62%), 성동구(6.46%), 송파구(6.27%), 마포구(5.47%), 성북구(5.21%), 종로구(5.01%)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가격은 149만1000원에서 159만2000원으로 10만1000원(6.77%) 올랐다.
31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는 월세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준공 물량 감소와 전세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다.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누계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 비중은 52.0%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겼다. 지난해(43.9%)와 2024년(42.9%), 5년 평균(42.6%) 모두 40% 초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짧은 새에 월세 비중이 10% 포인트가량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전세보다 월세가 주거비 부담 확대에 더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월세는 매달 수십~수백만원이 순수하게 지출로 나가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고액 월세 거래가 증가하는 것도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신규 월세 계약 가운데 월 200만원 이상 계약은 7344건으로 전체의 21.2%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17.9%였던 것보다 3.3% 포인트 늘었다.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입주 물량 증가가 중요하다. 올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입주 물량이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연간 단위로 보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2만5281가구로, 지난해 3만7103가구보다 31.86% 줄어든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입주량이 늘어나지만, 평년보다는 적고, 물량도 일부 지역에 집중돼있다. 당장 전·월세 시장이 안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인허가-착공-분양-준공으로 이어지는 주택 공급의 선순환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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