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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서울 의석 반토막 날라” 정부안에 제동…20억 이상 한강벨트 민심 겨냥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에 제동을 건 것은 한강벨트 등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서울 격전지의 민심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안에 제동을 건 것은 한강벨트 등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서울 격전지의 민심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정부안이 시행될 경우 내년부터 본격화할 차기 총선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여당이 정부의 핵심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제동을 걸면서 당정 간 정책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영배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4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을 현행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높이되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은 이를 수정해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동일한 공제 혜택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사유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에서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이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상향되면 시가 20억 원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들이 세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가격대 아파트가 밀집한 마포·성동·동작 등 한강벨트는 차기 총선의 주요 격전지로 꼽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한강벨트 7개 구청장 선거에서 성동·영등포·마포·동작 4곳 승리에 그쳤다. 용산구와 광진구·강동구는 국민의힘에 내줬다.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한강벨트에 걸린 13석 중 10석을 차지한 것과 비교해보면 2년 사이 민주당에 대한 여론 지형이 크게 불리해진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안 쟁점

서울 지역 의원들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도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 혜택을 최대 20%까지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현행 최대 40%인 보유 기간 공제율을 2028년 20%로 축소한 뒤 2029년부터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김 위원장은 “전체 공제 액수를 10억 원으로 제한해놓았기 때문에 기간과 퍼센티지는 조금 조정해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서울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정부안 수정을 요구하는 데는 차기 총선에서 의석을 대거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서울에서 지금 37석인데 반 토막 나지 않겠냐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상당한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서울 지역 의원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의원들은 서울 의원들뿐”이라며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정부에 끌려가다 보면 서울 민심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가운데 19%가 그 이유로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경제·민생(17%)보다 높은 비율로, 부정 평가 이유 중 가장 많았다.

서울 지역 정당 지지율에서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서울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39.4%, 민주당은 32.2%로 집계됐다. 전국 지지율은 국민의힘 37.7%, 민주당 37.6%로 비슷했지만 서울에서는 국민의힘이 7.2%포인트 앞섰다.

이날 국회에 모인 서울 지역 의원들은 세제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해 당 지도부와 정부에 전달하고 국회 세법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수정안을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의도하지 않은 부담을 시민들한테 줄여 없애야 한다”며 “국토교통부와 예산 당국, 청와대 등과 함께 당정청 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세제 차등을 완화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정 간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집권 내내 실거주 유도를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정책을 추진했는데, 막상 세제에서 차등을 두지 않으면 정부의 신뢰도에 금이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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