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하드웨어 칩셋 공급사를 탈피해 인공지능과 고성능 컴퓨팅을 아우르는 융합 생태계의 설계자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과의 긴밀한 협력을 특히 강조했으며, 파운드리 협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퀄컴은 20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의 모바일 플랫폼 비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먼저 스냅드래곤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의 최신 기술 동향과 함께 삼성전자와의 공고한 파트너십 역사가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실제로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은 삼성과의 파트너십은 변함없이 지속되는 중이라 밝혔다.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 사진=최진홍 기자
패트릭 부사장은 "삼성과 함께 카메라가 내장된 최초의 CDMA 폰은 물론 최초의 카메라 폰 기술, 듀얼 픽셀 카메라 폰 100배 줌 등 수많은 혁신을 함께 이뤄냈다"면서 "퀄컴과 삼성은 GPU 내 차세대 게이밍 API인 벌칸 API라는 새로운 기술을 위해 협력했고 AI 분야에서도 일련의 혁신을 함께 모색하면서 최초의 온디바이스 AI와 실시간 번역 기능 등 다양한 성과를 내는 중"이라 말했다.
두 회사의 오랜 협력은 개별 기업의 성과 창출이 아니라 전 세계 통신 산업과 스마트폰 생태계의 기술적 표준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패트릭 부사장은 "단지 퀄컴, 혹은 삼성이나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해야하는 일을 하는 중"이라며 "두 회사가 함께 공유하는 혁신의 정신은 모바일 산업과 미래 기술, 그리고 인류를 진일보시켰으며 우리가 함께 해온 일들과 앞으로 함께 해나갈 일들을 통해 더욱 많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부품 공급 단계를 벗어나 플랫폼 단위의 공동 설계로 그 차원을 높였다는 설명도 나왔다.
패트릭 부사장은 "퀄컴의 깊이 있는 기술 파이프라인과 기술적 유산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그 기술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려면 올바른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삼성과 맺어온 파트너십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다만 협력의 유연함은 더욱 키워갈 생각이다. 실제로 삼성과 퀄컴은 현대의 첨단 스마트폰이 너무나 복잡해졌기에 삼성이 폰을 설계하고 퀄컴이 칩을 설계한 다음, 마지막에 단순히 합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우리는 매 세대의 기술마다 수년에 걸쳐 깊이 있게 협력해야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FOR 갤럭시 브랜딩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단말기의 유기적인 결합은 소비자의 모바일 체감 경험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패트릭 부사장은 "칩셋이 출시될 때 삼성의 혁신적인 기기에 맞춰 기기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삼성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이를 미세 조정하며 갤럭시 플랫폼에 특화된 추가적인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운드리 협력에 대해서는 방대한 칩셋의 스펙트럼을 살피는 한편,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는 선에서 갈음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런 가운데 패트릭 부사장은 지난해 스냅드래곤 서밋을 통해 공개한 차세대 프로세서를 언급하며 하드웨어 기술의 장점도 특히 강조했다.
먼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두고 현대 반도체 기술의 최고봉을 보여주는 것이라 강조했다. 구현해야 할 최고 수준의 최첨단 스마트폰을 위한 기술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퀄컴이 독자적으로 설계한 중앙처리장치에 집중되어 있다. 패트릭 부사장은 "우리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진정으로 맞춤형 CPU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라면서 "단순히 아키텍처 사양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사항에 맞춰 기초부터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CPU"라고 강조했다.
벤치마크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며, SoC 내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퀄컴이 완전히 맞춤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표준적인 기성품 CPU 설계를 따르는 대신 역사상 그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 주파수를 이끌어내고,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성능을 발휘하는 진정한 맞춤형 설계를 채택했다고 역설했다.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맞물려 그래픽처리장치를 통한 게이밍 성능의 혁신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패트릭 부사장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게이밍 시장 중 하나라면서, 초기 단계부터 우리가 사내에 보유한 모든 기술을 가장 훌륭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게이밍 사용자 경험에 적용해 왔다고 했다.
게이밍에 있어 CPU도 매우 중요하지만 GPU가 핵심이고, 이를 위해 내부의 혁신적인 구조 변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5세대에 들어가는 GPU 내에 고성능 메모리 HPM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HPM은 GPU에 18메가바이트의 자체 고속 메모리 캐시를 제공해 대역폭을 높이고 지연 시간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연산을 전담하는 헥사곤 신경망처리장치의 진화는 모바일 기기의 일상적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중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패트릭 부사장은 "퀄컴은 오랫동안 온디바이스 AI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면서 "온디바이스 AI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수많은 순간들이 이미 퀄컴의 시연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헥사곤 NPU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업계 최고의 전력 효율성을 갖추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 등에도 특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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