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20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지능 네이티브 기반의 6G 미래 비전과 상용화 로드맵을 밝혔다. 차세대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의 지향점을 재정립하고 통신 인프라 자체를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현장에서 공개됐다.
행사에는 김상표 퀄컴코리아 사장과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 니틴 쿠마르 퀄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 돈 맥과이어 퀄컴 총괄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가 참석해 글로벌 통신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통신 업계는 2028년 사전 상용화 단계를 거쳐 2029년부터 본격적인 6G 상용 시스템을 시장에 도입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그리고 퀄컴은 60여개 파트너사와 연합해 기지국 기기 클라우드 서버가 하나의 표준화된 언어로 소통하는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 현장에서 주요 산업 파트너들과 함께 6G 연합회를 출범하며 기술 표준화의 주도권을 확보한 상태다.
김상표 퀄컴코리아 사장은 "MWC 2026에서 6G가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면서 "6G는 커넥티비티 컴퓨팅 센싱과 같은 기능 및 서비스를 통해 AI 네이티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로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에 초점을 맞췄던 5G 인프라와 구분하여 다가올 6G는 네트워크 인프라 자체가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거대한 유기체로 기능한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퀄컴은 전 세계 60여개 주요 산업 파트너들과 함께 6G 개발과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6G 연합회를 출범했다"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관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새로운 통신 세대의 도입은 특정 단말기 제조사나 통신 칩셋 설계 기업 하나의 힘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디바이스 네트워크 클라우드 인프라라는 세 가지 핵심 아키텍처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야 기지국 전파가 주변 환경의 움직임이나 기후 변화까지 정밀하게 감지하는 센서망으로 작동할 수 있다.
통신망 진화에 따른 시스템 전반의 대대적인 변화는 불가피하다. 돈 맥과이어 총괄 부사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통신 세대가 넘어갈 때마다 전체 시스템에 대대적인 변화가 수반된다"면서 "과거 우리가 이 기술들을 사용했던 방식과 지금의 트렌드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통신 환경의 근본적인 사용 패턴이 바뀔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맥과이어 부사장도 "다가올 미래 통신망의 핵심은 단연 인공지능이 될 것이며 그중에서도 업로드 대역폭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면서 "사용자가 스마트 안경을 통해 주변 환경을 클라우드로 스트리밍하고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다음 행동을 결정하려면 막대한 업로드 대역폭이 필요하다"고 했다. 6G 시대의 개인용 인공지능 기기는 스마트폰 피시 스마트워치 카메라가 장착된 핀 형태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하나의 조율된 클러스터로 작동하는 구조를 띠게 된다.
이런 가운데 통신 사업자들의 역할 전환 요구도 이어졌다.
맥과이어 부사장은 "기존 통신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벗어나 인공지능 네이티브 네트워크로 전환하려는 사고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면서 "일찍부터 제공 서비스를 인공지능 네이티브로 바라보고 준비하는 기업만이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연관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통신 시장의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끌었던 국가인 만큼 한국의 통신사들이 6G를 진보적인 관점으로 준비한다면 훌륭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통신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시장 전반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 주요 통신 장비 제조사와 SK텔레콤, 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통신사들도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 확산에 대비해 지능형 관제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화 플랫폼을 전면 도입 중이다.
사진=최진홍 기자
화웨이는 5G 진화 핵심 주파수 대역에 지능형 빔포밍 알고리즘을 적용했고 에릭슨은 인공지능 딥슬립 알고리즘으로 기지국 전력 소모를 40% 감축하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노키아 역시 광전송 네트워크에 최신 코히어런트 광학 엔진을 탑재해 트래픽을 지연 없이 처리하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인공지능이 네트워크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원을 할당하고 오류를 복구하는 네트워크 자율화가 글로벌 통신 시장의 핵심 기술 규격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퀄컴의 행보는 부품 공급사의 위치에서 벗어나 통신과 인공지능 컴퓨팅 융합 생태계의 거시적인 설계자로 도약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담고 있다.
기기와 기지국 데이터 센터가 연동하여 분산 처리와 자율 학습을 수행하는 지능형 통신 환경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플랫폼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방대한 데이터 흐름을 지능적으로 통제하여 인프라 효율을 극대화하고 이종 산업 전반에 걸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퀄컴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하며 2029년 6G 상용화라는 명확한 지향점을 향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통신 산업이 직면한 성장 정체 한계를 타개하고 지능형 유기체로 거듭나는 네트워크 아키텍처 중심에 퀄컴의 6G 비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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