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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존 환율]③ “고환율 시대, AI가 미리 가보고 답을 낸다”

예측 불가 환율, 인공지능 ‘지능형 방어 체계’로 정면 돌파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고환율 시대 생존 시나리오 가동 현지 조달 80%↑ 무적 공급망 구축…결제 통화 다변화 추진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앞으로의...

[생존 환율]③ “고환율 시대, AI가 미리 가보고 답을 낸다”

예측 불가 환율, 인공지능 ‘지능형 방어 체계’로 정면 돌파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고환율 시대 생존 시나리오 가동

현지 조달 80%↑ 무적 공급망 구축…결제 통화 다변화 추진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앞으로의 환율 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질 전망이다. 공급망 분절화와 지정학적 위험이 일상이 된 ‘뉴 노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제적 대응 체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환율은 사람이 감으로 대응하는 영역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고도화된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방어하는 영역으로 진화했다.

도박 예측 기법까지 동원

우리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가상 세계 기술을 활용해 환율 변동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진=플로우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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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계에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대표적 모델은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Monte Carlo Simulation)’이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은 본래 모나코 도박장에서 사용하던 기법이다. 무작위 추출을 통해 발생 가능한 수만 가지의 미래를 정교하게 추정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판매 예측, 프로젝트 관리, 가격 책정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환율 변동이 미칠 위험의 크기를 사전에 평가한다.

인공지능을 통해 기업은 수많은 경우의 수를 미리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이 전 세계 거시 경제 지표, 금리 추이, 지정학적 뉴스 등을 실시간으로 학습해 수천가지의 환율 경로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베트남, 인도, 미국 등 각 생산 거점별 원자재 구매 비용과 인건비가 환율 변동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미리’ 계산해 낸다.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을 인공지능이 사전에 포착해 결제 시점을 조절하거나 환헤지(위험 회피) 규모를 결정하는 ‘지능형 위험 관리’가 현실화된 셈이다.

이러한 기술은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를 통해 더욱 구체화 된다. 우리 기업들은 이제 실제 공급망과 똑같은 가상 세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환율이 1500원이 되었을 때 공장 가동률을 어떻게 조정하고 물류 경로를 어디로 바꿔야 할지 가상 실험을 반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가 도출한 최적의 답은 실제 경영 현장에 즉각 반영돼 비용을 최소화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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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재편, 선택 아닌 ‘필수’

한국은행이 조사한 국내 외환보유액. (출처=ECOS 경제통계시스템)

공급망 재편을 통한 환헤지는 고도화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단순히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단계를 지나, 부품 공급사까지 현지화하는 ‘권역별 가치 사슬(RVC)’ 구축이 핵심이다. 생산 비용의 80% 이상을 매출 통화와 같은 달러나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구조다. 이렇게 되면 원화 환율이 아무리 요동쳐도 기업의 실질 마진율은 변하지 않는 ‘무적의 구조’가 완성된다.

기업들이 공급망 재편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글로벌 정세에 따른 환율 변동폭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이란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 3월말에서 4월초 1500원대를 위협하던 환율은 16일 오전 11시 현재 1473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최고치인 1510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도 안 돼 2.5%나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변동성을 이겨내기 위해선 고부가가치 상품 전략으로 원자재 비용 상승분을 상쇄하는 능력이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결제 통화의 다변화와 디지털 화폐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달러 일변도에서 벗어나 현지 통화 결제 비중을 높이고, 향후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등을 활용해 환전 수수료와 시간 지연에 따른 환차손을 0에 수렴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환율이라는 파고를 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시계는 이미 인공지능과 디지털 영토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국내 환경을 둘러싼 어려움도 있다. 기업들이 달러 환전 정체 현상과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 급증으로 인해 국내 외환보유고가 줄어 정부가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어서다. 지난해 정부는 국내 대기업들이 수출로 번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과도하게 보유할 경우 정책자금 지원 중단 등 페널티 부과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개입이 단기적인 환율 안정 효과를 거둘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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