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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생존 환율]② 체질 개선 성공한 우리 기업, ‘현지 생산’이 방어막

‘현지 생산’으로 잡은 일석이조 2025년 초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현지 생산이 가져온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는 눈부시다. 이는 단순한 환율 대응을 넘어 전...

[생존 환율]② 체질 개선 성공한 우리 기업, ‘현지 생산’이 방어막

환율 ‘돌발 변수’에서 ‘경영 상수’로 인식 전환

주요업종 해외 생산 50%↑ ‘자연 위험 회피’ 달성

수출입 대금 맞추는 ‘통화 매칭’ 고도화 등 도입

[아시아타임즈=이하영 기자] 우리 기업이 환율을 대하는 태도는 이전과 달라졌다. 이전에 대개 기업들은 환율을 ‘통제 불가능한 외부 변수’로 인식했다. 수동적으로 대응해 위기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한 구조라는 의미다. 현재 기업들은 환율을 경영 전략의 ‘핵심 상수(常數)’로 두고 상시적인 위기 대응 계획을 운용한다. ‘환율은 원래 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본 전제로 두고 이를 통해 손실은 줄이고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능동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환율 중립적 포지션’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과거 우리 기업들은 국내에서 물건을 만들어 해외로 파는 구조 탓에 비용은 원화로, 매출은 외화로 발생하는 불일치가 심했다. 이는 환율 변동에 극도로 취약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전 세계 곳곳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는 현지 생산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현지 생산’으로 잡은 일석이조

2025년 초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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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생산이 가져온 일석이조(一石二鳥) 효과는 눈부시다. 이는 단순한 환율 대응을 넘어 전 세계 공급망 재편과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춘 복합적인 전략의 산물이다. 시기별로 △2000년대 이후 우리 기업의 해외 생산은 비용 절감을 위한 초기 △시장 현지화를 꾀한 중기 △지정학적 위험 관리와 보호무역주의 회피에 집중하는 현재의 3단계로 나눈다. 현재는 핵심 자원 보유국과의 협력이 해외 생산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환율 측면에서는 ‘자연적 위험 회피(Natural Hedging)’ 효과가 핵심이다. 매출이 발생하는 통화와 인건비, 임대료 등 생산 비용을 지출하는 통화를 일치시켜 수익 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환율이 급등락하더라도 전체 수익성에 미치는 타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방어막을 친 셈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여 매출과 비용의 통화를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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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지능형 단말기를 생산하는 무선 사업부의 해외 생산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베트남과 인도 등의 전 세계 생산 체계가 원화 가치 변동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역시 해외 공장 생산 물량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으며, 이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상쇄하고 있다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명시했다.

환율 대응 고도화…통화 매칭과 외화 자산↑

현재 기업들은 환율을 경영 전략의 ‘핵심 상수(常數)’로 두고 상시적인 위기 대응 계획을 운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에는 환율 대응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며 ‘통화 매칭 기법’이 각광 받고 있다. 이는 수출로 벌어들인 대금으로 수입 결제 대금을 바로 충당하는 방식이다. 유입과 유출 모두 기축통화인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의 틈새를 주지 않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대응법이다.

기업들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쌓아두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예를 들어 A대기업이 과거에는 대다수 부품사가 국내에 위치해 본사 외에 협력사 등에 비용 지급을 위해 환전이 필수였다. 반면 해외 투자가 늘면서 현지 법인에서 직접 사용할 달러 수요가 급증하며 사정이 달라졌다. 굳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현지에서 사용할 비용으로 남겨두는 상황이 증가한 것이다.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해외 공장 설립이 늘어난 점도 달러 보유를 부추겼다.

주요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보유 현황을 보면 이는 보다 뚜렷이 드러난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체 현금성 자산은 2015년 약 67조원에서 2025년 약 126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정작 국내 본사가 보유한 현금은 매출 대비 비중이 오히려 16.9%에서 10.5%로 급감했다. 이는 해외 현지 법인이 번 달러를 국내로 송금하지 않고 현지 재투자나 설비 운영 자금으로 바로 사용하는 ‘현지 완결형’ 경영이 정착됐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로 풀이된다.

정부도 이러한 기업들의 경향성을 파악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2년 ‘국내기업 해외현지생산 확대의 영향 및 시사점’ 리포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기반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이후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제조업체의 해외현지생산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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