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87% 돌파…손보, 보험·투자 동반 부진
삼성생명 7518억·한화생명 1744억…투자손익이 실적 견인
올해 1분기 주요 상장 보험사 실적은 보험손익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금리 환경과 배당, 평가손 등 투자 요인에 따라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이미지=챗GPT
올해 1분기 주요 상장 보험사 실적은 겉으로는 좋았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 보험손익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금리 환경과 배당, 평가손 등 투자 요인에 따라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손해보험사는 보험과 투자 부문이 동시에 흔들리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반면, 생명보험사는 투자손익과 일회성 요인으로 실적을 방어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주요 상장 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삼성생명·한화생명) 실적은 업권별로 흐름이 뚜렷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여파로 합산 순이익이 약 1조원 수준에 그치며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사는 삼성전자 배당 등 투자손익 증가 영향으로 약 8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기록하며 8% 내외 증가가 전망된다.
손해보험사는 상황이 쉽지 않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2월 누적 기준 87.4%까지 올라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80%를 크게 넘겼다. 보험료를 올렸지만 손해율 상승 속도를 따라가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다.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자동차와 일반보험을 합친 이익은 1분기 128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9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보험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화재 같은 큰 사고까지 겹치면서 일반보험의 부담이 커졌다.
투자 부문도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3%대, 10년물은 3.6%대까지 올라 보험사들이 들고 있던 채권 가치가 낮아졌다. 이 영향으로 손해보험사들의 투자이익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회사는 배당수익으로 이를 방어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손익 변동성은 확대된 상태다.
회사별 차이도 뚜렷하다. 삼성화재는 1분기 순이익이 약 6000억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배당과 이자수익이 버팀목이 됐다. 반면 현대해상은 1500억원 안팎으로 20%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 영향이 컸다. DB손해보험도 30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약 500억원 규모 화재 사고가 반영된 영향이 크다.
보험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보험금이 더 많이 나가는 예실차 악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예실차는 -35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료를 올리고 계산 방식을 바꿔도 실제 지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 “신계약 확대, 오히려 수익성 부담”…보장성 경쟁 여파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장성보험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업비 부담이 커지고, 신계약 확대가 오히려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외형 성장을 위한 신계약 확대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보험이익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경쟁이 격화된 보장성보험 시장에서는 신계약이 늘더라도 손해율 가정, 사업비 투입, 유지율 저하, 특약 경쟁 심화 등이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수요가 높은 특약 중심으로 판매가 집중될 경우 초기에는 외형이 확대되지만, 시간이 지나 보험금 청구가 늘어나면 손해율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보험요율 인상 역시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자동차보험처럼 제도와 정책 영향이 큰 영역에서는 인상 폭 자체가 제한적인 데다, 장기보험 역시 경쟁이 치열할수록 보험료 인상분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보수적인 계리 가정이 반영될 경우 보험부채(BEL)가 증가하고 기존 보험서비스마진(CSM)이 축소될 가능성도 있어, 보험사의 이익 체력에는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손보업계는 수익과 비용, 규제 측면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CSM 규모 확대보다 계약의 질과 유지율, 손해율 관리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 생보사, 투자손익·배당으로 방어…업권 간 온도차
반면 생명보험사는 비교적 나은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75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배당이 늘면서 투자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즉시연금 관련 비용 환입이 언제 반영되느냐에 따라 실적은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한화생명도 1분기 순이익이 1744억원으로 43% 증가할 전망이다. 보험 부문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이자수익과 대체투자 평가이익이 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조정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보험금 증가 속도가 이를 상회하는 흐름인 것 같다”며 “단기적인 조정만으로는 수익성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의 실적이 더 이상 보험 판매 자체에서 결정되지 않고 투자손익과 일회성 요인에 좌우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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