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을 헤엄치는 상어.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북항에서 발견된 개체와는 무관하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부산 북항에 나타난 상어를 향한 시민들의 관심을 생물다양성 교육과 야생동물 보호제도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야생동물에 대한 말초적인 흥미에 머물지 말고 생태계 보호 정책 확대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녹색연합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논평에서 상어의 안전한 바다 복귀를 우선하면서 시민들에게 생태와 관찰 수칙을 알리고, 보호가 필요한 상어를 국내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항 상어는 지난달 18일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뒤 열흘 넘게 수로에 머물며 화제를 모았다. 부산시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북항친수공원 전체 방문객은 약 57만 명으로 집계됐다.
녹색연합은 상어의 출현을 신기해하고 반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어를 위험한 존재로만 인식하지 않고 관심을 보인 것이 생물다양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그 관심을 어디로 이끌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관광자원화보다 안전한 복귀가 우선"
녹색연합은 현장 대응의 첫 목표가 상어의 안전한 바다 복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황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는 2일 <뉴스펭귄>과의 통화에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와 얼룩말이 도심에 나타났던 사례를 언급하며 "대형 야생생물이 도시 공간에 등장했을 때는 안전하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도록 돕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활동가는 상어가 수로에 머무는 동안 캐릭터화와 관광자원화가 먼저 추진된 점을 비판하며, 종과 건강 상태, 진입·체류 원인을 면밀히 확인하고 안전한 복귀를 돕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로 구조 때문에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조사에서는 상어의 먹이활동과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부산시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국립수산과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어의 전반적인 상태는 안정적이었지만, 수로의 폭과 수심, 바깥바다로 연결되는 이동경로 등을 고려하면 장기 체류 시 체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부산시는 상어가 바깥바다로 돌아가도록 유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선박과 워터펌프를 활용한 첫 작업에서 상어가 수로를 벗어나지 않자, 이달 2일 대형 차단 그물을 추가로 활용하는 후속 구조 계획을 마련했다. 시는 구조 과정에서 상어의 안전과 건강을 우선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상어 생태·관찰 수칙 안내도 필요
녹색연합은 살아 있는 상어를 직접 보는 경험이 생태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어린이들이 상어가 헤엄치는 모습을 보는 경험이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만큼, 어떤 동물인지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조건을 함께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는 별명과 관광 효과만이 아니라 상어가 왜 인공수로에 머무는지, 그곳에서 먹이를 구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장에서 지킬 관찰 수칙을 안내하는 것도 관심을 보호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최 활동가는 "안내 팻말을 설치해 상어에게 가까이 접근하거나 함부로 먹이를 던지지 않도록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의 안전을 지키면서 상어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관찰 방법을 안내해야 한다는 취지다.
최 활동가는 상어의 멸종 위험과 보호 필요성을 알리는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의 관심이 커진 만큼 행정기관이 관련 정보를 신속히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관계기관이 상어의 행동과 바깥바다로 이동할 가능성을 계속 확인하고, 상태와 대응 과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 멸종위기종인데 국내 보호 대상은 아니다"
녹색연합은 국제적으로 멸종 위험이 있다고 평가된 상어가 국내 보호 대상에서는 빠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단체는 북항 상어를 외형상 흑상어나 무태상어로 추정했다. 두 종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의 멸종위기 범주에 속하지만, 국내 해양보호생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단체가 제시한 추정으로, 북항 상어의 종이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국제적인 멸종 위험 평가가 국내 법적 보호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IUCN 적색목록은 종이 사라질 위험을 평가하는 자료일 뿐, 국내에서 법적 보호를 받으려면 별도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야 포획·채취·유통 등의 제한이 적용된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국내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된 상어는 고래상어와 흉살귀상어 두 종뿐이다. 해양환경정보포털도 해양보호생물 가운데 어류를 이들 상어 두 종과 해마류 4종 등 총 6종으로 안내하고 있다. 최 활동가는 멸종 위험에 놓인 상어가 나타났을 때 적절히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보호가 필요한 상어를 국내 지정 목록에 포함하도록 관련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대형 해양생물이 항만이나 인공 친수공간에 장기간 머물 때 적용할 관찰·구조·보호 원칙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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