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덱스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대 그룹 상장사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269개사의 정기 주총 결과 전체 이사 수는 1733명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안]
[뉴시안= 이태영 기자]상법 개정 이후 처음 맞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이사회 규모를 줄이고 정관을 정비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9월 시행될 추가 개정안에 대비해 소수주주 및 외부 세력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사전에 낮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대 그룹 상장사 중 전년과 비교 가능한 269개사의 정기 주총 결과 전체 이사 수는 173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780명) 대비 47명(2.6%) 감소한 수치다.
이사 유형별로는 사내이사 감소가 두드러졌다. 사내이사는 843명에서 807명으로 4.3% 줄어든 반면, 사외이사는 937명에서 926명으로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리더스인덱스는 “사내이사를 줄이면 전체 이사 수가 감소하면서 법적으로 요구되는 사외이사 최소 선임 기준도 함께 낮아진다”며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 여지를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룹별로는 카카오가 10개 계열사에서 총 14명의 이사를 줄이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롯데(-13명), 삼성(-9명), LS(-7명), 한화(-6명), 영풍(-4명)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미래에셋, 효성, LX, 이랜드 등 일부 그룹은 사외이사 수를 유지한 채 사내이사만 줄이는 방식으로 이사회 구조를 재편했다.
정관 변경을 통한 대응도 활발했다.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 기업은 184곳에 달했으며, 이 중 15곳은 실제로 이사 수 상한을 낮췄다. 롯데케미칼, GS글로벌, 한진칼, LS 계열사, 셀트리온, 한국앤컴퍼니 등이 이에 포함됐다.
효성그룹은 특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등 주요 5개 계열사에서 이사 수 축소 안건을 상정했다. 다만 효성중공업의 경우 해당 안건이 부결되면서 일부 제동이 걸렸다.
이사 임기 조정도 병행됐다. 총 14개 기업이 이사 임기 관련 정관 변경을 추진했으며, 한화가 7개 계열사로 가장 많았고 효성(4개), 롯데와 카카오(각 1개)가 뒤를 이었다. 대부분 기존 2년이던 임기를 3년으로 연장하는 방향이다.
이 같은 변화는 연속적인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1차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됐고, 2차 개정안에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가 포함됐다. 여기에 2027년부터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3차 개정안 시행도 예정돼 있다.
리더스인덱스는 “개정안 시행으로 소수주주가 선호하는 인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 대주주 중심의 이사회 운영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기업들은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사전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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